
▲픽사베이 이미지. ⓒ 충북인뉴스
제자의 자살로 심각한 정신질환을 겪게 된 사립중학교 교사의 직무상 재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교조 충북지부(아래 충북지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담임교사가 담당 학생의 죽음이라는 중대한 직무상 사건을 겪고 정신건강이 급격히 악화됐음에도,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아래 공단)이 직무상요양승인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충북지부에 따르면 충북의 한 사립중학교에 근무하는 A교사는 2023년 담임을 맡고 있던 학급 학생이 세상을 떠나는 사건을 경험했다. 이후 A교사는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불면 등의 증상을 겪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부터 2023년 '중증도 우울에피소드', 2025년에는 '재발성 우울성 장애(중증)' 진단을 받았다.
A교사는 지난해 10월 자필 일기장과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확인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서 및 진료기록, 동료 교사 진술서, 법률자문 회신서 등을 첨부해 공단에 직무상요양승인을 신청했지만 지난 1월 26일 해당 신청 부결 결정을 받았다.
A교사가 제출한 자필 일기장에는 담임교사로서의 책임감, 학생과의 정서적 유대, 사건 이후의 극심한 죄책감과 우울 증상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었고, 충북지부 법률자문 회신서에는 "현재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직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돼 공무상 질병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담았지만 공단은 이를 외면했다.
공단은 그 이유로 사건이 발생한 시점(2023년 6월)과 A교사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방문한 시점(2023년 10월)의 기간이 너무 길다고 해명했다. 공단은 "학생 자살 사건으로 인해서만 정신과에 내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직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학생의 죽음이 원인이라면 왜 바로 병원에 가지 않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A교사는 "사건 직후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으나, 정신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두려움으로 즉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악화돼 결국 병원을 찾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지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정신질환의 특성과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정신건강 문제는 증상이 심각해도 사회적 낙인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부결은 교사의 고통을 외면한 기계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A교사는 현재 재심 청구를 준비 중이며 "재심에서는 상식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사학연금은 5일 <충북인뉴스>와의 통화에서 "직무와 관련된 재해에 대해서는 급여심의회를 통해 심사한다"며 "변호사·의사 등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급여심의회의 결정이라는 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