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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2017년 10월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2017년 10월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소중한

1990년대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에 의해 '호남 최대 조폭조직 국제 PJ파 두목'으로 구속 기소됐던 여운환(73)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신청한 두 번째 재심청구가 기각됐다.

광주고등법원(재판장 이의영)은 지난 1월 13일 "이 사건 추가증거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새로운 발견된 증거'나 '맹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라며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결정했다.

이에 여운환 대표는 "공소장에 범죄시점으로 특정된 1986년 말경에 호텔 오락실이 없었기 때문에 범죄조직으로부터 영업보호를 받을 수도, 자금을 지원할 수도 없었다"라는 취지로 항고했다.

'국제PJ파 두목' 기소 여운환, 2017년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 재심 청구

 2025년 4월 29일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5년 4월 29일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1990년대 검찰과 법원은 여운환 대표가 1986년 말 국제PJ파의 '자금책 및 두목의 고문급 간부'로 활동하면서 국제PJ파에 자금을 대주고 그 대가로 국제관광호텔 오락실(파친코) 영업을 보호받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의 판결에서는 검찰에서 기소했던 '조폭 두목'이 "자금책 겸 두목의 고문급 간부"로만 바뀌었을 뿐이다. 당시 여 대표를 기소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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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대표는 국제PJ파 사건 수사(1991~1992년)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에 재입성했고, 이후 카지노 대부인 정덕진 형제와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의원 등을 수사하며 명성을 쌓았다. 특히 당시 인기 드라마 '모래시계'에 나오는 '강우석 검사'의 모델로 알려지면서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고, 이는 지난 1996년 정치권 진출(신한국당 국회의원)의 발판이 됐다.

하지만 성광기업 소유의 국제관광호텔의 폐쇄등기부 증명서와 영업의 경력 사실증명원에 따르면, 국제관광호텔은 지난 1988년 12월 28일 영업허가를 받고 다음 해인 1989년 1월 24일 소유권보전등기를 마쳤으며, 지난 2003년 12월 22일 폐업했다. 여운환 대표가 운영했다는 오락실은 홍준표 검사가 범죄 시점으로 특정한 '1986년 말경'에는 개업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시 그는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에서 '신라당'이라는 대형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었다(1986년 4월~1989년 7월).

이에 여운환 대표는 국제관광호텔 폐쇄등기부 증명서, 국제관광호텔 영업의 경력 사실증명원, 신라당 폐업사실 증명 등을 '새로운 증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재심을 청구했다. 지난 2017년 "한 검사의 비뚤어진 영웅심에 아직도 폭력조직의 두목이라는 억울한 누명 속에 살고 있다"라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이후 두 번째 재심청구였다.

광주고법 "'새로 발견된 증거'도 '명백한 증거'도 아니다"… 재심청구 기각

하지만 광주고등법원은 "피고인은 이 사건 추가증거가 확정된 재심 대상 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다가 새로 발견되었다거나 발견되었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다가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것임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다"라며 "이 사건 추가증거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새로 발견된 증거'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다"라고 판단했다.

또한 법원은 "나아가 이 사건 추가증거를 재심대상판결이 사실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과 함께 평가해 보더라도 재심 대상 판결의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고도의 개연성은 인정되지 않는다"라며 "이 사건 추가증거가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라고 판단했다.

광주고등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재심 대상 판결에 형소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결정하며 여운환 대표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는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또는 면소를,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형의 면제 또는 원판결이 인정한 죄보다 경한 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를 재심 이유로 규정하고 있다.

광주지검 "1986년 오락실 영업 안 했어도 고문 역할 등 부정 안돼"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정성모는 여운환을 묘사했다.
SBS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정성모는 여운환을 묘사했다. ⓒ SBS 드라마 화면 캡처

이러한 법원의 판결은 검찰의 의견서 내용을 거의 그대로 준용한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검 제2형사부(검사 엄희준)는 지난해 12월 광주고등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피고인이 재심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새로 발견된 증거'가 아닐 뿐만 아니라,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 근거로 "피고인이 재심을 청구한 경우 재심 대상이 되는 확정 판결의 소송 절차 중에 그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데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증거는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재심 대상이 되는 확정 판결을 선고한 법원이 사실 인정의 기초로 삼은 증거들 가운데 새로 발견된 증거와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관련되고 모순되는 것들은 함께 고려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유죄의 확정 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2009년 7월 16일자 대법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라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검찰은 "재심 대상 판결 당시 피고인은 다수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었는 바, 위 폐업사실증명서, 등기부증명서 등을 손쉽게 입수하여 증거로 제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럼에도 (피고인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피고인 측에서 위 증거들을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당시 피고인 측도 위 증거들이 무죄 주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 사료된다"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재심 대상 판결은 '피고인이 국제PJ파의 자금책 겸 두목의 고문급 간부로서 폭력단체를 구성하였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들(여운환 및 공범 현아무개)이 경영하는 유흥업소인 호텔 오락실, 나이트클럽 등의 영업 활동을 보호받는 대가로 위 단체의 유지를 위한 자금 지원과 위 단체가 관련된 폭력 사건의 수습 대책 등을 의논하는 업무를 하였다'고 인정하였다"라고 당시 법원 판결내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백번 양보하여 설령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1986년 당시 국제호텔 오락실 영업을 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피고인의 자금지원' 및 '폭력사건 수습대책 의논' 등 폭력조직 고문으로서의 역할 및 공범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따라서 피고인이 주장하고 있는 재심사유는 '재심 대상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볼 수 없다"라고 재심 청구 기각을 주장했다.

이러한 검찰의견서를 제출한 엄희준 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과 대검 반부패기획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을 지내는 등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된다. 특히 부천지청장 재임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불기소(무혐의 처분)하라고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광주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여운환 즉각 항고… "오락실이 없었는데 어떻게 영업보호 받나?"

 국제관광호텔의 폐쇄등기부 증명서. 국제관광호텔은 1988년 영업을 시작해 2003년 문을 닫았다.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국제PJ파에서 활동하며 국제관광호텔 오락실 영업을 보호받고 있었다는 1986년에는 국제관광호텔이 없었던 것이다.
국제관광호텔의 폐쇄등기부 증명서. 국제관광호텔은 1988년 영업을 시작해 2003년 문을 닫았다.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국제PJ파에서 활동하며 국제관광호텔 오락실 영업을 보호받고 있었다는 1986년에는 국제관광호텔이 없었던 것이다. ⓒ 오마이뉴스

광주고등법원의 재심 청구 기각에 여운환 대표는 지난 1월 22일 항고했다. 여 대표의 변호인은 항고이유서에서 "새롭게 발견된 증거에 따르면, 국제호텔은 1988년경에야 영업 허가를 받았고, 1989년에 소유권 보존 등기를 마쳤다, 당연히 국제호텔 지하 3층 오락실은 1986년 말경에는 개업하지 않았다"라며 "결국 영업보호 목적이라는 사실 관계가 붕괴했으므로 피고인이 국제PJ파의 조직원으로 활동할 이유도 없고, 자금을 지원할 필요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재심 대상 재판 당시 방어의 중심은 '범죄단체 가담 부인' 즉 영업을 보호받은 사실 부인, 활동비 상납 부인, 조직 의사결정 관여 부인 등이어서 호텔 오락실 영업 시기는 쟁점 밖이었다"라며 "(따라서) 이에 대한 증거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했고, 제출해도 큰 의미가 없었던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이를 놓친 것은 '과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 시점에 오락실을 경영하며 보호받았다는 것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심 대상 판결 당시 다툰 주된 쟁점은 범죄 단체 가담 사실 부인이었기 때문에 '1986년 말경 오락실 영업개시 존재' 사실은 방어전략상 중심으로 부각하지 않아 피고인이 이를 누락했다고 하더라도 과실로 보기 어렵다"라고 검찰의 '과실' 주장을 반박했다.

변호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범죄 시점인 '1986년 말경'에 국제호텔과 오락실 등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각하면서 "존재하지 않은 오락실의 영업 보호를 대가로 자금을 지원했다는 것은 유죄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들의 신빙성을 통째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영업 보호라는 대가 자체가 성립할 수 없으므로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되는 '자금 지원의 동기'와 '고문급 간부로서의 활동'이라는 사실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여운환 대표도 최근 기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러한(피고인의 과실이라는) 의견서로 광주고등법원 형사제2부 재판부는 당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한 이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엉뚱한 논리로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라며 "수없이 내려졌던 대법원의 판례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을 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저희가 마지막으로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1월 2일과 12일이었는데 재판부는 13일 결정문을 확정해서 우리에게 보냈으니 (우리의 의견서를) 검토하지도 않은 것이 분명하다"라며 "너무나도 성의없고 무책임한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여 대표는 "이번에 33년 만에 찾아낸 증거는 '알리바이 증거'다, 형사 사건에서 알리바이 증거 이상 새롭고 명백한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그런데 재판부가 이제 와서 찾아낸 증거는 새로운 증거라고 할 수 없고, 이제서야 찾게 된 것은 과실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못 찾았으니까 제출할 수 없었던 것인데 이것이 피고인의 과실이라면 모든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검사는 물론이고 법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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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환#국제PJ파#홍준표#모래시계검사#엄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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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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