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대전공동체운동연합, 대전마을활동가포럼, 대전시민의회포럼은 4일 대전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발의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1대 수정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이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특별시장에게 과도한 권한을 집중시킨 반면, 이를 견제할 민주적 장치는 부족하다며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통합에 반대하겠다는 취지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대전공동체운동연합, 대전마을활동가포럼, 대전시민의회포럼은 4일 대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발의 법안의 '독소 조항'과 '견제 부재'를 문제 삼으며 시민사회 16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전충남 통합은 행정 효율을 위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권리와 공동체 질서를 재구성하는 헌정적·사회적 전환이어야 한다며 따라서 속도보다는 방향과 숙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의 정당성은 '경쟁력'이나 '성장'의 구호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주민 자기결정권, 공공성, 균형발전, 분권 원칙을 충족할 때 성립한다고 강조하면서 "주민투표, 숙의공론화 같은 민주적 절차가 미비하고, 특별시장에게 개발사업 승인권 등 과도한 권한을 집중시키면서도 내부 민주주의 기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민주당 법안을 문제 삼았다.
이들이 내놓은 16대 요구안은 내용상 크게 ▲민주적 정당성의 보강 ▲권한 집중의 분산과 견제 ▲공공서비스·교육자치의 후퇴 방지 ▲환경·산림 개발 특례의 제한 ▲주민참여제도의 상설화로 분류할 수 있다.
"주민투표 의무화 또는 공론화위원회, 법률 명시 해야"
먼저 이들은 통합특별시 설치와 함께 청사 소재지, 재정조정, 광역생활권 지정·변경, 행정서비스 공급체계 변경처럼 시민의 권리·의무·생활권에 중대한 변동을 가져오는 사안에 대해 주민투표를 의무화하거나, 최소한 공론화위원회와 시민참여단(무작위추출·숙의)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통합특별시와 기초자치단체의 실질적 자치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법안은 매우 미흡하다며 보충성 원칙에 따른 사무 배분 기준을 법률에 분명히 적시하라고 촉구했다. 주민에게 가까운 기초단위가 우선 처리해야 할 사무를 광역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은 분권의 취지에 반하며, 광역정부는 조정과 연대, 초광역 사무에 한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총리의 조정 기능은 상시 개입이 아니라 분쟁 해결의 '최후 수단'으로 한정하고, 통합특별시 설치 조항에서 '정부의 직할'로 읽힐 수 있는 표현은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가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까지 사실상 주도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기본계획 수립·시행은 통합특별시의 기능으로 돌리고 지원위원회는 조정·지원으로 역할을 축소하라는 요구도 함께 내놨다.
권력 구조 측면에서는 '강시장 약의회' 구조를 더 강화할 수 있는 설계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특별시장에게 집중되는 인사·재정·정책 수립 권한을 분산하고, 의회가 행정부를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를 시장 소속이 아니라 의회 소속으로 변경하고, 감사위원장 임명도 추천위원회 심의와 본회의 동의 같은 절차를 거쳐 의회가 행사하도록 법을 고치라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부시장 4인 체계와 임면 구조 역시 권한 집중의 통로가 될 수 있다며, 단체장이 임면할 수 있는 부시장 수를 축소하고, 부시장을 단체장과 동반출마하도록 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특별시장 개발 권한, 난개발 근거 될 수 있어"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대전공동체운동연합, 대전마을활동가포럼, 대전시민의회포럼은 4일 대전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발의 ‘충남대전통합특별법안’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1대 수정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특별시장에게 쏠린 개발 권한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이들은 특별시장의 개발사업 시행승인을 관련 인허가 절차를 취한 것으로 간주하는 조항(안 제78·79조)이 자칫 시장 의지만으로 난개발을 밀어붙일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보완 조건부 시행'에서 보완이 이행되지 않을 때의 패널티가 없는 조항은 삭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개발기본계획 심의위원회의 위원장이 시장으로 돼 있는 구조도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민간위원장으로 바꾸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주장하고, 개발용 토지 취득·처분에서 의회 의결을 면제하는 조항 역시 견제책으로서 의회 승인 절차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수정을 요구했다.
환경·산림 분야에서는 '산림이용진흥지구'를 통한 과도한 개발 특례를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지목했고, 교육자치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자율권을 침해한다면서 교육 관련 조문에서 특별시장의 권한을 삭제하고 교육사무는 교육감에게 귀속시키는 방향을 요구했다.
아울러 영재학교·외국인학교·국제학교·특목고와 관련해 시장 또는 교육감이 함께 권한을 갖는 구조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며 교육자치의 독립성을 총칙에 명시해 시장이 교육사무를 지휘·감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이들은 감사위원회를 의회 소속으로 하여 의회 권한을 강화할 것과 정치적 다양성 확보와 갈등 완화를 위해 선거 제도 개선(기초의회 3인 이상 선거구·광역의회 비례대표 비율 30%이상), 주민참여제도 강화, 상설 시민의회 설치와 운영 법적 권한 부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대한 법안을 시민들이 조항별로 살펴보고 의견을 남길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
https://cham-monimap.com/feedback)도 구축했다면서 "300개 조항, 시민의 눈으로 뜯어봐야 한다는 취지로, 민주당 법안뿐 아니라 다른 지역 특별법안과 비교 검토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작성할 수 있고, 이를 취합해 국회에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의 이러한 요구안이 국회 상임위 법안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기를 기대하며, 국회가 이를 외면한 채 추진되는 통합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어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