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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시 송악골 어린이집 마당이 39번 국도 확장 공사로 공사현장으로 변했다.
충남 아산시 송악골 어린이집 마당이 39번 국도 확장 공사로 공사현장으로 변했다. ⓒ 이재환

국도 확장공사로 어린이집이 공사현장에 둘러싸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원아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학부모들은 안전시설이 확보될 때까지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나섰다.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송악골 어린이집은 4세부터 7세 사이의 원아가 10명인 작은 어린이집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39번 국도의 확장공사로 어린이집 마당이 사라졌다. 어린이집 마당 일부까지 국도에 편입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전에 공사가 시작돼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4일 오전 기자는 송악골 어린이집을 찾았다. 인근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소음이 어린이집을 뒤덮고 있었다. 어린이집 앞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방호벽이 설치됐지만 높이가 낮아 보였다. 아이들이 방호벽 사이로 등원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송악골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지역 시민사회 단체들은 이날 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이들의 안전 앞에서 타협은 있을 수 없다"며 "안전시설이 설치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전 울타리 설치될 때까지만이라도 공사중단을..."

 충남 아산 송악골어린이집 학부모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4일 송악골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충남 아산 송악골어린이집 학부모와 시민사회 단체들이 4일 송악골어린이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학부모 A씨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마당에서 보낸다. 소꿉놀이도 하고 모래놀이도 한다. 함박눈이 오면 눈을 가지고 논다. 아이들은 하루아침에 평화로운 놀이터인 마당을 잃어 버렸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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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우리 학부들의 요구는) 안전하게 공사를 해 달라는 것이다. 안전 울타리를 높게 설치하고, 안전 울타리가 설치될 때까지 만이라도 도로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기가 아이들이 생활하는 어린이집인지 공사판인지 구분이 안된다. (공사 관계자들은) 당신의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이라고해도 공사를 이렇게 진행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정현순 어린이집 원장은 "무엇 보다도 아이들 안전에 대한 대책이 최우선이다. 방호벽을 더 높여야 한다. 가림막이 설치되기 전까지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공사장에 견학 온 것인가'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에서 본 송악골어린이집 모습.
항공에서 본 송악골어린이집 모습. ⓒ 반딧불뉴스 제공

현장에서 만난 이두규(금속노조법률원) 변호사는 "어린이집이 공사장에 포위된 듯한 형국이다. 아이들의 통행로 안전이 미흡해 보인다. 공사 현장이 어린이집 인근인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안전에 있어서 만큼은 어떤 조치도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어린이집 인접지역의 공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의 안전대책이 우선 고려되어야 한다. 법률적으로도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석 아산YMCA 사무총장은 "제대로 된 안전 울타리 없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산은 민식이법(2019년)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곳이다. 어른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아이가 희생되었다. 아이들의 안전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공사 업체 측은 안전 조치로 가설 방음벽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장 소장이라고 밝힌 최아무개씨는 "가설방음벽을 설치하려고 한다. 높이가 7미터 정도이다. (방음벽 설치를 위해선) 콘크리트 작업이 필요하다"라며 "레미콘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콘크리트는 주중에만 생산을 한다. 휴일에는 콘크리트 작업을 할 수가 없다. (가설 방음벽을 세우는데는) 3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덧붙이는 글 | 민식이법은 지난 2019년 스쿨존에서 사망한 김민식 군 사고를 계기로 2020년 3월 시행됐다. 해당 법에는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과속단속 카메라, 신호등 설치 의무화와 함께, 13세 미만 어린이 사망·상해 사고 발생 시 운전자를가중 처벌하는 내용이 담겼다.


#어린이집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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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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