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성 중인 율촌 송도 주민들여수지방해양수산청 정문 앞에서 매일 6시간씩 50일째 농성 중인 율촌 송도 주민들 ⓒ 정병진
여수 율촌면 송도 주민들이 생존권과 재산권 보장을 요구하며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정문 앞에서 50일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고령의 어촌계원과 새마을회원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여수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생존권 보장"을 외치고 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광양항 광역 준설토 투기장 조성 공사' 때문이다. 이 사업으로 어장과 마을 터전이 사라지고, 수십 년 이어온 어업과 거주 기반이 동시에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는 것이다.
송도 주민들은 '호소의 글'에서 "1970년대 행정구역 개편 이후 토지가 자연 녹지로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어장 면허 연장과 재계약도 취소되면서 생계가 막혔다"며 "이제는 항만 뱃길 조성을 이유로 강제 이주까지 요구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 허가·무허가 어선 및 부속시설(빠지) 보상 △ 송도 어촌계 지선 816ha 어업피해 보상 △ 이주택지 저가 분양 △ 호안도로·물량장·선착장·마을도로 100% 보상 △ 가구당 3억 원 어업손실 보상 △ 이주택지 공급 △매립공사 중단 및 선보상 원칙 △ 해수부 재조사 △ 공동어장 간척지 보상 9개 항목을 요구하고 있다.

▲율촌 송도멀리 보이는 섬이 여수 율촌 송도이다. 지금은 공사를 위해 연륙교가 건설돼 골재를 가득 실은 덤프 트럭이 끊임 없이 오가기에 섬 주민조차 자유로이 드나들지 못한다. ⓒ 정병진
문명철 전 이주대책위원장은 현장 인터뷰에서 "우리가 돌을 지게로 져 나르며 직접 만든 호안도로가 어느 날 국가 명의로 바뀌었다"며 "땅값도 못 받고 인건비 정도만 '지장물(支障物: 토지 위나 지하에 설치돼 있어 공사·개발을 할 때 철거하거나 이전해야 하는 시설물)'로 계산하겠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어업손실 보상은 처음 10억 원을 요구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3억 원까지 낮췄다. 그 이하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양수산청은 일부 항목에 대해 '보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나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특히 가구당 3억 원 손실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선을 긋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윤섭 여수지방해양수산청 계장은 "무허가 어선 및 부속시설, 호안도로 등은 '보상한다'가 아니라 법률 자문 결과에 따라 보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변호사 자문 의견이 엇갈려 여수시가 감사원에 사전 컨설팅을 요청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는 3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 가구당 3억 원 보상 요구에 대해서는 "법에 정해지지 않은 금액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며 "어업피해는 용역 조사와 감정평가를 거쳐 개별 보상액이 산정된다. 2월 중 통보 예정"이라고 말했다.
눈과 한파가 이어지는 겨울에도 고령 주민들이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며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협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문 전 위원장은 "우리가 원하는 건 특혜가 아니라 정당한 보상"이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