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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04 09:16최종 업데이트 26.02.04 09:16

잠깐 쓰던 차는 왜 도시에서 밀려났나

차 공유 서비스 ' 집카' 영국에서 철수하기로

나는 영국에서 차없이 지내며 차 공유 서비스인 집카(Zipcar)를 종종 이용했던 사용자다. 차를 매일 쓰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필요할 때만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어서 비용도 매우 만족스러웠던 플랫폼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이케아에서 큰 가구를 구매할 때나 이삿짐을 옮겨야 하는 날에 렌터카 업체를 따로 알아볼 필요 없이 앱으로 근처 밴을 쉽게 예약해 몇 시간만 쓰고 반납하면 되는 간편한 구조였다.

이처럼 집카는 영국에서 도심형 차 공유의 대표적인 사례였고, 집카라는 단어 자체가 렌터카의 대명사처럼 쓰이기도 했다. 짧은 시간 단위 대여, 보험과 연료가 포함된 단순한 요금 그리고 도시 곳곳에 배치된 차,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하지만 주차 비용 상승, 전기차 충전 비용 증가, 보험료 상승, 유지비 부담이 겹치면서 손실이 커져 결국 집카 UK는 영국 시장에서 철수를 선택했다.

 영국에서 철수를 결정한집카
영국에서 철수를 결정한집카 ⓒ Zipcar UK 홈페이지

집카의 영국 시장 철수 결정 이후, 일부 개인 간 차 공유(P2P) 업체들은 '집카 없어도 괜찮아'(No zipcar No worries)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자신들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차를 소유한 개인이 자기 차를 개인에게 빌려주는 에어비엔비 형태의 운영 방식은 몇 시간 단위, 부담 없는 가격에 차를 빌릴 수 있었던 집카와 동일한 경험이라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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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차 공유 시장의 변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한국의 차 공유 시장이 떠올랐다. 한국에서는 쏘카나 그린카가 이미 일상적인 이동 수단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플랫폼 기업이 차를 직접 소유·관리하고, 보험과 정비 책임을 떠안는 구조가 사용자들에게 부담을 줄여주기도 한다. 구조적으로는 집카와 동일하겠지만 도심의 유지 비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처럼 집카의 영국 철수는 단순히 하나의 서비스 종료가 아니라, 도심형 차 공유 모델이 비용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차 공유 서비스가 도시의 인프라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획기적인 서비스가 나올지, 밀려나고 태어나는 시장의 역동성은 생물처럼 살아 움직이는 것만 같다.

 집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업체
집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업체 ⓒ 이택민

#영국#카쉐어링서비스#ZIP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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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민 (ytm707) 내방

영국에서 세계 속 K소식을 생생히 전하겠습니다. ytm7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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