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 천하람 의원실 제공
지난해 11월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등 33명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9일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이날 천 원내대표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판결에 대한 천 원내대표의 입장을 들어보고자 30일 전화 연결해, 1심 패소와 최근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천 원내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10·15 부동산 대책 취소소송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판결 결과를 어떻게 보세요?
"먼저 저희가 승소해서 10·15 부동산 대책이 해제되기를 기대했던 많은 국민들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송구하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1심 판결이니 만큼 항소하기 위해서 내부 상의를 하고 있고요. 사법부의 판단이니까, 항소를 통해서 시정을 요구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아쉬운 점은 몇 가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어떤 점이 아쉬운가요?
"헌법상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할 때는 엄격한 법적 근거로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국토부가 국민의 부동산 처분 관련 대출 등을 제한할 경우 엄격한 법적 절차를 따라야 돼요. 중요한 요건 중 하나는 통계 자료에 근거해서 부동산 규제를 하라는 거예요. 최근 3개월분 통계를 쓰라고 되어 있어요. 최근 통계에 해당하는 건 지난해 9월이었어요.
이번 판결은 어떻게 판단했냐면 9월 통계가 이미 나왔고, 국토부가 그걸 입수 했어도 대중들에게 공표되기 전이라면 안 써도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결정했어요. 국토부에서 최근 통계를 알았으면 그걸 충분히 반영해서 국가 정책을 결정해야잖아요. 근데 이렇게 되면 그걸 반영할지 말지에 대한 선택권이 생겨버리는 거예요. 이건 최근 통계를 엄격하게 적용 하도록 한 법의 취지, 그리고 재산권을 제한할 때는 엄격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된다는 헌법적 요건과 안 맞다고 생각해요.
또 10·15 부동산 대책이 강남과 강북 부동산 거래의 실태가 완전히 다른데 똑같은 규제로 묶어놓다 보니까 강남은 현금 부자들의 놀이터가 돼 있어요. 강북에서 정작 실거주해야 되는 분들 입장에서는 대출받아서 집을 사기도 어렵고, 매수자를 구하기 어려우니까 이사 가기도 어렵고요. 그렇다고 강남만큼 엄청 오르는 것도 아닌데 실거주자들의 불편만 더 많이 가중시키고 있거든요. 지역마다 거기에 맞는 맞춤형 처방을 해야 되는데 풍선 효과가 우려된다고 전부 다 똑같은 규제를 하면 현장에서는 불편이 가중되고 효과도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죠. 저는 이번 소송이 실거주자 위주의 시장에서 다른 형태의 규제를 하거나, 강남과 최소한 구분되는 정책적 판단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했는데 그게 1심에서는 좌절돼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앞으로 항소할 계획인가요?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문제 되는 지역에 거주하시는 소송인단 의견도 들어봐야 돼서 지금 내부 논의 중이에요. 일단 저는 적극적으로 항소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 인사검증한 보고서 국회에도 제출해야"
-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결국 낙마했습니다. 인사 검증의 문제일까요?
"저는 검증 문제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강남 아파트 부정 청약 문제의 경우, 2024년 후반부에 있었던 일이거든요. 재산 규모가 큰 고위공직자 후보는 인사 검증할 때 재산 형성을 살펴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저희 의원실에서 부정 청약을 알아낸 것은 제보를 받은 게 아니고, 청와대에서 준 주민등록등·초본, 등기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입니다. 장남이 결혼하고 전셋집까지 얻었는데 왜 주민등록은 같이 있나 하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 부정 청탁을 밝혀낸 것입니다. 의원실에서 밝혀낼 수 있는 정도면,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은 저희보다 인력과 자원이 훨씬 더 많아요. 이건 당연히 밝혀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게 했어야지, 지명을 철회한 것은 야박하다고 오히려 비판하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그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대통령이 결자해지 하는 태도로서 지명 철회하는 게 오히려 책임지는 자세라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혜훈 후보자가 사퇴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다만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를 돌아봐야 한다고 보고요.
우리나라 인사 검증 시스템이 왜 이렇게 엉망이냐면 청와대에서 인사 검증한 보고서를 국회에 주지 않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질의)하도록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국회의원들이 뭔가를 찾아내도 이게 누구 책임인지 불분명한 거예요. 예를 들면 청와대에서 아파트 부정 청약을 알고도 문제 없다고 판단한 건지 아니면 아예 못 찾은 건지 그 누구도 이야기해 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계속 이 문제가 쳇바퀴 돌듯이 반복되는 것이죠."
- 그러면 청와대의 인사 검증을 국회에 보고하는 것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보세요?
"맞습니다. 사실 제가 경실련과 협업해서 인사 청문회 개선에 대해 입법 청원을 이미 국회에 넣었습니다. 여당에서는 조금 불편할지 몰라도 이게 이재명 정부에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리고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 사람 지명해서 낙마하면 '이재명 정부도 국민주권 정부라더니 결국 똑똑같은 기득권자들, 부정부패 많은 정부구나'란 생각도 벗을 수 있고요. 그런 면에서 인사 검증 제도를 조금 더 합리화하는 건 이재명 정부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김건희, 공천 개입과 강선우 공천헌금은 달라"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 천하람 의원실 제공
- 28일 김건희씨에 대한 1심 선고는 어떻게 보시나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 개입 등에 대해 무죄로 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우선 저는 형량이 낮았다거나, 까보니까 별 것 없더라는 식의 얘기는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김건희씨가 영부인 씩이나 되어서 가방을 받은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선진국에서 도저히 해선 안 되는 일이거든요. 법적인 판단 때문에 형이 다소 낮아졌다고 해도 도덕적·정치적으로는 최고 수준의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고요.
주가 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를 보면 법적으로 문제가 있고 없고는 사실 최소한인 겁니다. 증거를 가지고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주가 조작 문제는 제가 예전부터 얘기했지만 내가 돈을 투자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주가 조작을 했어요. 그래서 내가 돈 벌었다고 범죄가 되는 게 아닙니다. 이 사람들이 주가 조작 한다는 걸 알고 내가 거기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주가조작의 공동 정범이 되는 거예요.
근데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같은 경우는 문재인 정부 때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당시 이성윤 검사장에게 수사하라고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고, 김건희씨 빼고 다른 사람들은 기소했던 사건이란 말입니다. 그러고 이번에도 추가로 증거 나온 거 보면 주가 조작했던 일당들이 김건희씨와 같이 못하겠다는 문자도 있어요. 이런 걸 보면 김건희씨가 결과적으로 주가조작 한 데에 투자한 건 맞지만, 거기에 적극 가담했느냐는 사실 애매한 부분이 있단 말입니다. 주가 조작이 무죄로 나왔다고 해서 재판부를 비난하는 건 맞지 않아요. 만약 추가로 증거가 있다면 거기에 따라 항소심 판단을 받아봐야 되는 거죠."
- 공천 개입 문제는요?
"예를 들어 내가 돈을 주고 여론조사 맡기려고 하는데 그걸 명태균이 공짜로 해준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이건 명태균이 알아서 여론조사를 돌렸고 그 결과를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주면서 친분을 쌓은거죠. 그것에 대한 정치적으로 평가는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이게 정치자금법 위반이냐는 애매한 문제예요. 이걸 유죄로 보느냐를 가지고 재판부가 정치적으로 편향됐냐까지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봅니다."
-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김건희씨가 무죄면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공천헌금 받은 강선우 의원도 무죄이지 않냐고 주장하던데.
"모든 일이라는 게 법정으로 가게 되면 증거 판단에 문제가 있는 거잖아요. 저도 정치적으로 김건희씨가 공천에 개입한 건 굉장히 부당하다고 봅니다. 근데 강선우 의원 같은 경우 직접 1억을 받았다는 녹취가 나오고 있고 최근의 보도들을 보면 본인이 아예 공천 관리위원이었는데 그 공관위 회의 때 울면서 김경 후보가 공천해야 된다고 난리 난리를 쳤다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그러면 이것과 김건희씨의 공천 개입을 완전히 등치시킬 수 있느냐죠. 김건희씨가 잘했다는 건 결코 아니고 특검이 수사를 잘했었어야 되는 거죠. 이번 민중기 특검은 도덕성도 낙제점이었지만 수사 능력도 제대로 보여준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과 선거 연대할 생각 없어"
- 장동혁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권유로 단식을 중단했어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개혁신당 입장에서는 다소 갑작스러운 방식이었죠. 원래 이 단식의 시작은 통일교 특검과 공천헌금 특검 관철을 위한 목적이었는데 이게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와 연루된 것처럼 보여요.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유로 (단식을) 마무리하다 보니 본래의 취지는 점점 흐릿해지고 국민의힘 내부 결집용으로 이 단식이 소비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개혁신당이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개혁신당이 윤어게인 세력과 손잡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저도 국민의힘이 윤어게인 세력과 제대로 절연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합니다만 정책 공조를 안 할 수는 없어요. 실제로 저희가 이번에 쌍특검 공조하자고 할 때 조국혁신당에도 야권 공조를 제안했거든요. 그렇다 해도 어떻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같이 하냐고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희가 지난 윤석열 정권 때 김건희 특검법이나 채해병 특검법 할 때 민주당이나 조국혁신당과도 공조했었거든요. 저희가 봤을 때 조국혁신당이나 민주당이 가진 문제도 결코 적지 않아요. 그러나 저희는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할 때는 정책 공조도 하고 특정 법안에 대해서 연대도 합니다."
- 근데 통일교 특검이나 공천헌금 특검은 국민의힘도 무관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일교 특검법 협상을 하면서 주요 쟁점 중의 하나가 여야 공평하게 다 특검 수사 받도록 어떻게 할 것인가였죠. 그래서 수사 대상에 여야 가리지 않고 모든 정치인을 대상으로 넣었고 특검의 추천 권한도 제3자가 추천하는 형태로 해놨어요."
- 민주당 입장은 통일교 특검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신천지까지 특검에 포함하자는 것 아닌가요?
"저는 신천지까지 해도 큰 문제 없다고 봅니다. 근데 제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국민의힘과 신천지가 유착된 것 특검을 안 하면 (수사를) 못하냐고 물어봅니다. 특검이 아니라도 야당 수사는 경찰이 됐든 검찰이 됐든 합수본이 됐든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이건 특검이 필요 없는 일이죠. 특검이 언제 필요하냐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예요. 그러면 통일교와 여당이 포함된 정치인들의 문제를 수사하는 건 특검이 해야 됩니다."
-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연대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 총선이나 대선 당시 연대 또는 단일화에 대한 얘기가 많았지만, 저희는 일관되게 '갈 길을 간다'고 얘기했어요. 아무도 안 믿으셨죠. 그건 결과로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얘기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저희는 선거 연대할 생각 없습니다."
- 다음 주에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내 '대안과미래' 의원들이 만난다고 했는데 맞나요?
"정확히는 개혁신당과 만나는 건 아니고 이준석 대표가 가서 강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대안과미래' 입장에서는 정치 전문가들의 고견을 들어야 되는 중요한 시점에 있으니까 이준석 대표가 가진 정치적 인사이트를 들으려고 하는 자리 정도로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 혹시 '대안과미래' 의원들과 개혁신당이 함께 할 가능성도 있나요?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