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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31 17:00최종 업데이트 26.01.31 17:00

쓰레기와 지옥철은 행정구역을 묻지 않는다

[주장] 2026 지방선거, 왜 수도권 단체장 합동토론이 필요한가

수도권 폐기물과 교통 문제는 이미 행정구역을 넘어섰다. 합동토론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 정치를 가르는 최소 조건이다.

아침 출근길,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는다. 몸이 밀리고 숨이 막힌다. 하루를 마치고 접한 뉴스는 더 불편하다. 수도권에서 배출한 쓰레기가 충청과 강원으로 향하다 현지 주민 반발에 가로막혔다는 소식이다. 쓰레기 대란과 지옥철. 수도권의 구조적 위기가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다.

다가오는 2026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더이상 '우리 지역 일꾼 선발'의 선거가 아니다. 수도권이 안고 있는 구조적 위기는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역량을 이미 넘어섰다. 정책의 비용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눠 부담한다.

수도권의 핵심 의제인 폐기물과 교통은 '서울의 문제'나 '경기의 문제'로 나눌 수 없다. 한 도시에서 나온 쓰레기는 행정 경계를 넘어 강원과 충청으로 이동한다. 한 지역의 교통 정책 실패는 다른 도시의 출근길을 마비시킨다. 이런 구조 앞에서 지방자치단체장 후보를 각자 따로 검증하는 방식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그동안 선거 국면에서 서울·인천시장, 경기·충남·강원지사 후보들은 각 행정구역 주민만을 향해 공약을 제시했다. 광역적 영향을 낳는 사안은 토론의 중심에서 비켜섰다. 이 구조에서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는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생중계 합동토론회가 필요하다. 수도권 문제는 더 이상 각자 해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수도권 폐기물 관리, '발생지 처리 원칙'은 이미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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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됐다. 준비는 충분하지 않았다. 정책의 결과는 명확하다. 쓰레기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생활폐기물은 충청과 강원으로 향한다. 강동구는 천안과 세종의 민간 소각장을 이용한다. 강남구는 청주로 보낸다. 금천구는 공주와 서산, 화성에 의존한다. 마포구는 소각장 정비 기간 동안 원주까지 폐기물을 이동시킨다. '발생지에서 처리한다'는 폐기물 관리 원칙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

처리 비용은 공공시설보다 높다. 운송 거리는 길어졌다. 탄소 배출도 늘어난다. 부담은 비수도권 주민이 떠안는다. 수도권의 편의를 위해 다른 지역이 환경 비용을 감당하는 구조다.

한때 대안으로 주목받았던 수도권 광역 협력 모델도 흔들린다. 마포·은평·서대문이 체결한 서북 3구 폐기물 협약은 소송으로 귀결됐다. 188억 원이 투입된 상생 모델은 행정 불신과 예산 낭비의 사례가 됐다. 서울은 소각장을 늘리지 못했다. 경기는 완충 지대 역할을 맡았다. 충청과 강원은 대체 처리장으로 기능한다.

이 구조에서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서울시장 후보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가. 경기도지사 후보는 광역 조정자로서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가. 충남과 강원도지사 후보는 언제까지 수도권 쓰레기를 받아야 하는가. 이 질문은 한 토론장에서 동시에 던져져야 한다. 개별 인터뷰로는 정책 충돌과 책임 경계를 드러낼 수 없다.

수도권 교통, '지옥철'은 공동 결정의 결과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수도권 주민등록 인구는 2,608만 명을 넘어섰다. 젊은 층의 수도권 집중은 계속된다. 교통 혼잡은 개별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수도권 교통은 한 지자체의 선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주택 공급은 국가와 광역 정책의 결과다. 철도망은 국비와 광역 재정으로 구축된다. 그런데 혼잡의 피해는 특정 노선 이용자에게 집중된다.

김포골드라인은 이 구조를 보여준다. 출퇴근 시간 혼잡도는 180%를 넘는다. 열차 증편은 제한적이다. 풍무역세권에는 6,500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인천지하철 2호선과의 연결도 추진 중이다. 기존 이용자의 지옥철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5호선 연장은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낮은 경제성 지표에 막혀 있다.

고양은평선 연장 논의도 다르지 않다. 노선 연장은 환영받지만 환승 구조가 빠지면 광역철도 기능은 반감된다. 은평 신사고개역 신설 논의는 기술 문제가 아니다. 광역 교통망을 어떤 기준으로 설계할 것인가의 문제다. 하지만 지역 정치인들은 전체 숲 말고 나무만을 바라본다. 선거 토론에서는 "우리 지역에 철도를 유치하겠다"는 구호만 보인다. 비용 부담 주체, 혼잡 감내 구조, 조정 권한 문제는 논의되지 않는다. 이 역시 합동토론이 필요한 이유다.

합동토론회는 선택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최소 조건이다

수도권 문제는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로 환원할 수 없다. 폐기물과 교통은 수치와 원칙,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영역이다. 이 사안은 공개 검증 없이는 해결되지 않는다. 생중계로 방영되는 합동토론회는 주요 단체장 후보의 협치 능력과 책임 인식을 가늠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떠넘기기 정치는 카메라 앞에서 힘을 잃는다. 생중계 토론에서 모호한 슬로건은 통하지 않는다. "우리 지역은 피해자"라는 주장도, "중앙정부가 책임질 것"이라는 해명도 이해 당사자 간의 교차 검증 받아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신년사에서 국민주권과 국정 투명성을 강조했다. 국정 운영 과정의 생중계와 직접 소통을 민주주의의 일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원칙은 지방선거에도 적용돼야 한다. 대통령은 수도권 1극 체제의 한계를 지적했다.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수도권 구조 문제를 다루는 선거가 과거 방식에 머물 이유는 없다.

세계는 복합 위기 국면에 들어섰다. 변수는 계속 등장한다. 이럴수록 사회 시스템은 튼튼해야 한다. 2026년 지방선거는 인물 경쟁을 넘어 문제 해결 방식의 시험대가 돼야 한다. 상식과 공정, 책임이 작동하는 선거를 위해서는 문제의 크기에 맞는 토론 틀이 필요하다. 쓰레기와 지옥철은 이미 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문제를 함께 논의하지 않는 정치라면 현실에서 설 자리는 없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네이버블로그(지구별시골쥐)에도 실립니다. 김주영 저널리스트 jootime@naver.com


#수도권#지방선거#서울시장후보#수도권쓰레기#지옥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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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jootime) 내방

現) 프리랜서 기자/에세이스트 前) 농식품부 2030자문단 / 유엔 FAO 조지아사무소 / 농촌진흥청 KOPIA 볼리비아 / 환경재단 /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 유엔 사막화방지협약 태국 / (졸)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 (졸)경상국립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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