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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가톨릭농민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숫자로는 한 시대를 건너온 역사이지만, 그 시간은 단순한 연륜이 아니라 한국 농업과 사회가 지나온 질문의 궤적이었습니다. 산업과 성장의 언어가 농업을 규정해 온 지난 반세기 동안, 가톨릭농민회는 줄곧 다른 물음을 던져 왔습니다.

농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농민은 어떤 이름으로 불려야 하는가. 그 시작은 1960년대 중반, 가톨릭노동청년회(JOC) 안에서 농촌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말하기 시작한 작은 모임이었습니다. 1966년 '한국가톨릭농촌청년회'로 독립한 이후, 우리의 자랑스런 선배들은 농업 문제를 외부의 시선이 아닌 농민 자신의 언어로 드러내는 길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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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말하는 주체로 세우겠다는 선택이었습니다. 1970년대 가톨릭농민회는 전국 교구 단위로 조직을 확장하며, 쌀 생산비 조사와 소작 실태 조사 같은 현장 기반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단순한 분노나 호소에 머무르지 않고, 사실과 숫자로 농정의 구조를 드러내는 방식이었습니다. 농업 문제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임을 증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사건이 1976년 전남 함평에서 벌어진 '함평 고구마 사건(함평 고구마 피해 보상운동)'이었습니다. 농협의 전량 수매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며 고구마가 썩어가던 현장에서, 가톨릭농민회는 피해 농민들과 함께 보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기도회와 단식투쟁으로 문제를 사회에 알렸다. 이 사건은 단순한 피해 보상을 넘어, 농협의 민주성, 유통 구조의 불합리, 저곡가 농정의 모순을 드러낸 농민운동의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이 행사에 '함평 고구마 사건' 의 중심에 계셨던 가톨릭농민회 원로이신 서경원 선배님의 거친 농부의 손을 잡으니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함평고구마사건 유신 정권 당시인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전라남도 함평군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고구마 수매 문제를 놓고 지역 농협이 농민들을 속이자 농민들이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연대, 투쟁한 사건으로 당시의 사진으로 깔고 앉아 있는 가마니가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
함평고구마사건유신 정권 당시인 1976년부터 1978년까지 전라남도 함평군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고구마 수매 문제를 놓고 지역 농협이 농민들을 속이자 농민들이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며 천주교 광주대교구와 연대, 투쟁한 사건으로 당시의 사진으로 깔고 앉아 있는 가마니가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 ⓒ 한국가톨릭농민회
함평고구마사건 당시 함께 투쟁을 하셨던 서경원 선배님과 원로 선배님 함평 고구마사건 당신 함께 투쟁을 하셨고, 수많은 사회적 이슈마다 그 자리를 지키셨던 선배님은 여전히 가톨릭농민운동사의 역사를 함께 기록해가고 계십니다.
함평고구마사건 당시 함께 투쟁을 하셨던 서경원 선배님과 원로 선배님함평 고구마사건 당신 함께 투쟁을 하셨고, 수많은 사회적 이슈마다 그 자리를 지키셨던 선배님은 여전히 가톨릭농민운동사의 역사를 함께 기록해가고 계십니다. ⓒ 이동현

1990년대 이후 가톨릭농민회는 운동의 방향을 생명농업과 공동체로 확장했습니다. 우리밀 살리기 운동, 우리농촌살리기운동(우리농)은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를 관계로 연결하며, 농업의 대안을 삶의 구조로 만들어 온 실천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투쟁을 넘어, '어떤 농업이 지속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이었습니다.

60주년을 맞은 어제의 자리는 과거를 기념하는 행사이자, 앞으로의 시간을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농민의 존엄, 먹거리의 공공성, 기후위기의 시대에 생태와 공동체의 지속성이라는 질문은 여전히 현재형이며 진행형입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의 60년은 농업을 다시 사회의 중심에 세우는 긴 여정이 될 것입니다.

60년 그 여정에 자신을 오롯이 내어 놓으시고 떠나신 가톨릭농민회 선배님들과 세월과 함께 노쇠해져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60년을 기념해 주신 선배님들과 함께 자리해 주신 현재의 우리들은 오늘도, 내일도 가톨릭농민회의 정신을 이어갑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후 정하상바오로교육관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후 전국 교구에서 모인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은 모두가 돌아가며 손에 손을 잡고 응원과 위로를 해주며 60주년 역사적 사진을 남겼습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후 정하상바오로교육관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후 전국 교구에서 모인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은 모두가 돌아가며 손에 손을 잡고 응원과 위로를 해주며 60주년 역사적 사진을 남겼습니다. ⓒ 한국가톨릭농민회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참여 후 광주교구 가톨릭농민회 동지들과 기념사진을 남겼습니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참여 후 함께 역사를 지켜온 동지들과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참여 후 광주교구 가톨릭농민회 동지들과 기념사진을 남겼습니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행사 참여 후 함께 역사를 지켜온 동지들과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 가톨릭농민회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미사를 베네딕도수도회 박현동 아빠스님께서 주제해주셨습니다. 한국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미사를 한국가톨릭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이신 박현동 아빠스님께서 주제해주셨습니다.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미사를 베네딕도수도회 박현동 아빠스님께서 주제해주셨습니다.한국 가톨릭농민회 60주년 기념 미사를 한국가톨릭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이신 박현동 아빠스님께서 주제해주셨습니다. ⓒ 이동현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미사 후 기록사진을 남깁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미사 후 이 행사를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습니다.
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미사 후 기록사진을 남깁니다.한국가톨릭농민회 60주년 미사 후 이 행사를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습니다. ⓒ 한국가톨릭농민회
가톨릭농민회 새로운 회장단에게 가톨릭농민회 깃발을 넘깁니다. 가톨릭농민회 신임 회장단에 가톨릭농민회 깃발을 넘깁니다.
가톨릭농민회 새로운 회장단에게 가톨릭농민회 깃발을 넘깁니다.가톨릭농민회 신임 회장단에 가톨릭농민회 깃발을 넘깁니다. ⓒ 이동현

덧붙이는 글 | 한국가톨릭농민회는 농민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말하는 주체’로 세우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며, 한국 농업을 산업이 아닌 생명과 공동체의 문제로 전환시켜 온 역사적 단체입니다. 이 기사는 이동현 시민기자의 개인 페이스북과 블로그, 생태책방들녘의마음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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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시절 오마이 뉴스를 만나 언론의 참맛을 느끼고 인연을 맺었습니다. 학위를 마치고 섬진강가 곡성 폐교를 활용하여 친환경 생태농업을 지향하며 발아현미와 우리쌀의 가치를 알리며 더불어 밥집(밥카페 반하다)과 동네책방(생태책방 들녘의 마음)을 열고 농촌희망지기 역할을 하고 싶어 오마이 뉴스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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