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명이 휴가를 사용하면 두 명이 꼬박 밤샘하며 어르신들을 돌보아야 한다. 한 사람이 20명을 모두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교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것이다. ⓒ olga_kononenko on Unsplash
지난주 노동자종합지원센터 상담근무 중 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세 분이 찾아왔다. 재가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은 많이 접했지만, 시설 요양보호사 분들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막연하게 재가요양보호사보다는 덜 불안정하겠지, 근로기준법이 조금은 엄격하게 적용되겠지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돌봄노동에 대한 평가를 재확인하게 되었다.
'퐁당당' 근무와 인력 부족의 위험
어르신이 20여 명 거주하는 시설에서 9명의 요양보호사가 3인 1조로 이른바 '퐁당당(24시간 근무 후 이틀 휴무)' 근무를 한다.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24시간 근무 중 근로시간이 17시간, 휴게시간이 7시간(식사 3시간, 야간 휴게 4시간)으로 잡혀 있다. 그러나 식사 시간은 자유로운 휴게시간으로 보장받지 못하고 20분 만에 급하게 밥을 먹고 어르신들을 돌본다. 실제로는 근로시간 19시간, 휴게시간 5시간이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 시설에서 식사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다 보니 '당연한 관행'으로 여기는 것이다.
문제는 야간이라고 한다. 야간에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4시간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한 명이 휴가를 사용하면 두 명이 꼬박 밤샘하며 어르신들을 돌보아야 한다. 한 사람이 20명을 모두 돌보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교대로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것이다. 야간에 섬망 배회 등 증세를 보이는 어르신들도 있고, 낙상사고가 날까봐 긴장해서 잠시 쪽잠도 들지 못한다. 밤새워 일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 걱정이다. 시설에 대체인력 투입을 요청해 보았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불가'하다는 답을 들었다. 안전상 이유로라도 야간에 3인이 교대할 수 있도록 낮에만 휴가를 쓰게끔 휴가를 나누어 사용하는 고육지책을 내놓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관리상의 문제로 불가'였다.
2025년 강화된 요양원의 법정 요양보호사 배치 기준은 입소자 2.1명당 요양보호사 1명이다. 그러나 이 기준은 입소자 대비 시설 전체 인력 수치일 뿐 동시간대 최소인력 규정은 없다. 24시간 운영되는 시설에서 실제 근무는 교대 근무로 이루어지고 특정 시간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의 수는 시설의 운영방식, 교대 시스템에 맡겨져 있다. '동시간대 최소 근무 인원'에 대한 규제 없이 전적으로 시설의 재량에 맡겨지다 보니, 시설은 돌봄노동자의 노동강도 강화를 통해 이윤을 추구하고 그 고통은 돌봄노동자의 건강악화, 입소자의 인권과 안전 위협으로 전가되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경남지부, 2025년 7월 1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 ⓒ 윤성효
수당과 연차조차 없는
3인 투입이 불가하다면 휴게시간 4시간의 노동에 대하여 수당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시설은 기존 임금에 연장근로수당이 여유 있게 책정되어 추가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임금명세서를 확인하니 한 달에 35시간의 연장근로수당이 책정되어 있다. 여유 있게 책정되기는커녕 법정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17시간 근무 '퐁당당'의 경우 한 달 평균 연장근로수당(9시간×10.14회×1.5배)은 136.9시간분에 달한다. 자정을 넘겨 다음 날까지 근로가 이어지는 경우 역일상 2일이지만, 전일에서 계속되는 근무로 보아 1일 법정 근로시간 8시간을 넘는 시간은 연장근로에 해당한다. 그러나 시설은 8시간씩 이틀이면 16시간이니, 한 번 근무에 연장근로 1시간이라고 했고, 한 달 연장근로수당이 어떻게 산정이 된 것인지 정확한 설명은 듣지 못했다. 많은 시설에서 한 번 근무를 이틀로 쪼개는 방식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산정하고 있다.
공휴일 근로는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무조건 보상휴가를 쓰도록 한다. 휴일근로에 대해서는 가산임금 지급이 원칙이고 이에 갈음하여 보상휴가를 주려면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가 필요하며, 휴일근로시간의 1.5배를 주어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는 들어본 적도 없고, 보상휴가도 하루만 주어진다. 그나마도 3명이 돌아가며 보상휴가를 쓰면 결국 또 밤샘 근무를 해야만 하고 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은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연차는 한 번 사용하면 이어진 휴무일까지 '퐁당당' 3일을 다 차감한다는데, 연차휴가는 소정근로일에 유급으로 근로의무를 면제받는 것이니 근로의무가 없는 휴무일을 연차로 차감할 수는 없다.
'관행'이 된 위법
시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위법이 공공연한 관행으로 자리잡혀 있다. 시설 요양보호사들이 겪는 이러한 문제는 결국 우리 사회가 돌봄노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투영한다.
24시간 근무해야 하는 '퐁당당' 스케줄은 그 자체로 건강에 무리가 가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돌봄노동은 '쉬운 일'이라는 인식에, 시설은 관리효율을 위해 '주주야야비비'보다 '퐁당당' 스케줄을 선호하며, 24시간 중 상당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묶어 임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휴식할 수 없기에 노동자들은 상당한 '무급노동'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게다가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고, 연차휴가도 보장받지 못한다. 여성 중·고령층이 대다수인 돌봄노동을 '집안일의 연장' 혹은 '무급 봉사의 유급화' 정도로 저평가하는 사회적 낙인은 시설들의 이러한 위법에 눈을 감게 하고, 국가의 방관 아래 돌봄노동자를 소모품처럼 사용하게 한다.
노동청에 신고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세 분의 뒷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다. 돌봄노동자가 스스로의 노동권을 포기하게 만드는 사회, 돌봄노동자의 희생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시설, 이를 감독하고 관리할 의지가 없는 국가. 이 구조를 깨지 않는다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가 마주할 노후 또한 안녕하지 못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 1월호에도 게재됩니다. 이 글을 쓴 이양지 님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젠더와노동건강권센터 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