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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인력충원이 안전이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기자회견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인력충원이 안전이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기자회견 ⓒ 임병도

기온이 영하권으로 뚝 떨어진 28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 매서운 칼바람을 뚫고 노동자들이 모였습니다. 입이 얼어붙을 만큼 추운 날씨였지만, 이들이 거리로 나선 건 날씨보다 더 냉혹한 현실 때문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선 아이를 낳으라고 독려하지만, 막상 육아휴직을 떠나면 그 빈자리를 채울 사람은 뽑아주지 않는다는 모순. 이것이 오늘 부산지하철노조가 거리로 나온 이유입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이날 '인력충원이 안전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현한 조직부장은 "좋은 출산 장려 정책이 쏟아지지만, 정작 현장은 인력 충원이 안 돼 남은 이들의 업무만 가중되고 있다"며 "일·가정 양립은커녕 안전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오문제 위원장 "결원과 과로 없는 현장, 안전한 지하철은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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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가 부산시에 보고한 2026년 채용 인원은 총 240명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많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중 육아휴직 관련 증가 인력으로 반영된 숫자는 43명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노조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육아휴직 전수조사 결과, 2026년에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응답한 조합원이 무려 199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나머지 빈자리는 결국 남은 동료들이 그 업무를 떠안아야 하는데, '독박 노동'이 이어지면 피로가 누적되고, 시민의 발인 지하철 안전에는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노정 교섭을 통해 6개월 이상 육아휴직자나 질병휴직자는 별도 정원으로 보고 결원을 보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노조 주장입니다.

지하철은 24시간 3교대 등으로 돌아가는 사업장입니다. 임신 중이거나 육아기 단축 근로를 하는 노동자는 야간이나 휴일 근무에서 빠지게 됩니다. 누군가는 그 빈 야간 근무를 메워야 합니다. 하지만 행안부 지침은 이런 '단축 근로'나 '6개월 미만 휴직'에 대해서는 별도 정원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인력충원이 안전이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기자회견. 부산시청에 'Busan is good'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산시청 앞에서 열린 '인력충원이 안전이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기자회견. 부산시청에 'Busan is good'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임병도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산지하철노조뿐만 아니라 부산도시공사, 관광공사, 시설공단, 환경공단, 부산시청 공무직 노조 등 부산 지역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구체적입니다. ▲ 행안부 인력 운영 지침 개정(결원 인정 기준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 ▲ 모든 휴직 및 단축근로 발생 시 대체인력 즉시 투입 ▲ 2026년 상반기 채용 규모 대폭 확대 등입니다.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부산지하철 노동자들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 있다"며 "결원과 과로 없는 현장, 안전한 지하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외쳤습니다. 이어 "정부와 부산시는 더 이상 현장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지금 당장 인력 충원과 제도 개선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부산교통공사 "복직자 등 계산하면 육아휴직 결원 43명... 채용계획 아직 확정 안돼"

반면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2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올해 1월 1일자 기준 (6개월 이상) 육아휴직자는 106명이고, 이에 대한 결원은 이미 해소가 된 상태"라며 "올 연말 기준으로는 육아휴직자가 149명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한 육아휴직 결원은 복직자 등을 계산해 43명으로 봤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노조와는 1월 초에 채용 인원 협의를 마쳤다. 결정 권한은 사실 부산에 있어서 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며 "육아휴직 예상치, 퇴직 감소분 등을 종합해 부산시와 최근 인력 협의를 마쳤지만 다 반영이 안 될 수도 있고 채용 계획도 확정이 안 됐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육아휴직#부산시#부산지하철노조#부산교통공사#오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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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이주영 (imjuice) 내방

뉴스편집부에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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