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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코스피 5000p(종가 기준) 돌파’를 축하하며 직원들이 축하행사를 하고 있다.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코스피 5000p(종가 기준) 돌파’를 축하하며 직원들이 축하행사를 하고 있다. ⓒ 권우성

27일,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5000을 돌파했다. 지수 산출 이후 사상 최초다. 현재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것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이다. 일부 대형주가 상승분을 독점하는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또 주식시장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실물경제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가와 경제는 별개일까? 주식 시장 전반의 상황이 궁금해 지난 26일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22일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돌파했습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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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코스피가 5000P를 찍었다고 해서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주식시장이라는 건 간단합니다. 일단 기업의 이익이 증가하게 되면 당연히 주가는 상승해요. 작년 8월까지 한국 주식시장은 3000P 정도에서 등락을 보였는데 9월 이후 갑자기 급등하기 시작해서 올해 결국 5000P를 넘었어요.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반도체 가격입니다. 반도체 가격이 9월 이후에 급등했고,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졌어요. 당연히 삼성전자니 SK하이닉스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고 그 두 종목이 대부분의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보시면 돼요."

- 그렇다면 (5000P는) 크게 의미가 없는 건가요?

"의미를 굳이 부여한다면 사상 처음이잖아요. 5000P도 그렇지만 지난번 4000P 넘을 때도 당연히 사상 처음이었기 때문에 의미를 부여해야 되죠. 그러니까 주가지수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고 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등락을 보일 것인지.4000P 아래로 하락할 것인지 주시할 필요가 있는 거죠."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법개정안을 내놓았죠. 그 영향도 있나요?

"일부 영향을 준 것도 있어요. 이재명 정부는 상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죠. 가장 중요한 게 이거예요. 우리나라에는 코스피 디스카운트 요인이 많죠. 그런데 이것들을 한꺼번에 없앨 수 있는 요건이 MSCI 선진지수예요.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이 MSCI 지수를 추종해요. 우리나라는 MSCI 신흥 지수에 포함돼 있는데, MSCI 선진지수에 포함되면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거예요.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상법 개정은 기본적으로 이 MSCI 선진 지수에 포함될 수 있는 여건들을 상당히 강화시킨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적극적인 내수 진작 정책 필요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 ⓒ 서상영 제공

- 지수를 상승시키는 종목이 반도체 등 일부 대형주에만 몰려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5000P가 유지되려면 D램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다같이 올라가야 해요. 현재는 반도체만 올랐잖아요. 사이클이라는 게 경기에 따라 계속 좋아졌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쫙 밀려요. 만약에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면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실적이 급격하게 빠지겠죠. 그러면 지수가 4000P나, 3000P대로 다시 빠질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5000P가 중요한 게 아니라 5000P를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펼치냐가 중요한 것이죠."

- 지금 어떤 게 필요할까요?

"일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굉장히 높은 나라잖아요. 결국 미국 경제가 좋아야 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비유를 들자면, 기자님이 문방구에 가서 볼펜 한 자루를 산다고 했을 때 문방구는 볼펜을 딱 한 자루만 진열해 놓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도 살 수 있으니까 보통 다섯 자루 정도는 갖다 놓죠. 문방구가 그 다섯 자루를 갖다 놓기 위해 공장에 주문하면, 공장은 다섯 자루만 만들어서 보내지 않습니다. 보통 스무 자루 정도를 만듭니다. 이걸 반대로 보면 기자님이 볼펜 한 자루를 안 산다면, 스무 자루를 만들던 공장이 멈출 수도 있는 겁니다. 여기서 기자님은 미국이고, 문방구는 중국, 공장은 한국이라고 생각해볼까요. 결국 미국의 소비가 늘어나야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뜻이에요.

지금 미국 경제는 사실상 많이 망가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죠. 당장 반도체와 같은 일부 품목은 수출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산업들은 부진한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좋아져야 하는데, 현재 환경에서는 당장 좋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중산층 이하의 소비를 살리는 겁니다. 소비 진작을 위한 정책들이 보다 강력하고 폭넓게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내수 진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겁니다. 아울러 금융 시장에만 과도하게 집중할 게 아니라, 부동산 문제나 소비 위축 같은 다른 영역들도 함께 봐야 합니다. 지금 중산층 이하의 가계는 상당히 무너져 있고, 이런 현상은 전 세계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결국 관건은 이런 구조적인 문제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어떤 우선순위로 정책을 집행하느냐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단기적인 지표 개선이 아니라, 내수와 소비, 산업 구조 전반을 함께 살릴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정부는 부동산으로 가는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자하게끔 유도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정부가 금융시장을 활성화해서 국민들의 자산 가치를 높이려는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의 수혜는 구조적으로 상위 소득층에 집중돼 있습니다. 미국도 그렇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을 보면 자산 상위 1%는 전체 자산의 약 49.9%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고, 상위 10% 역시 37.3% 수준의 주식 비중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중산층 미만의 주식 보유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합니다. 주식시장이 크게 올라도 중산층 이하가 체감하는 수혜는 거의 없다는 뜻이죠. 우리나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위 10% 이상이 주식 비중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중산층 이하는 부동산 마련과 전·월세 부담 때문에 주식에 투자할 여력이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코스피가 5000P를 넘어섰지만, NH투자증권과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절반 가량은 여전히 손실 상태입니다. 지수 상승의 과실은 대형주를 보유한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자산을 주식시장으로 유도하더라도 개인 투자자 전체가 수익을 보는 구조는 아니라는 거죠. 또 하나의 문제는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보다는 코스닥이나 테마주처럼 단기 변동성이 큰 종목에 몰린다는 점입니다. 이른바 '욜로 투자', 투기성 매매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금융 범죄와 불공정 거래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미국은 금융 범죄를 사실상 중범죄로 취급하고 사형에 준하는 처벌을 합니다. 특히 대기업에서 횡령·배임이 발생하면 징벌적 배상을 강하게 적용하죠. 반면 우리나라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구조를 바로잡아야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고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중요한 부분이 연금 제도입니다. 미국은 401K 제도를 통해 노동자들이 장기적으로 S&P500 같은 지수에 투자하면서 은퇴 이후를 대비합니다. 그 결과 은퇴 시점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형성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금 제도가 아직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을 보다 강화해 노동자들이 은퇴 이후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부동산 대신 주식으로 오라'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장기적인 연금 투자 구조를 통해 가계 자산을 늘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주식시장이 일부 계층만의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전체 국민의 자산 형성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낙관적인 전망 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 ⓒ 서상영 제공

- 코스피 5000을 넘었다고 하지만, 체감 경기는 좋지만은 않아요. 주식과 경제는 별개일까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주식 시장과 경제는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요. 얘기했지만, 주식의 기본은 기업 이익이 올라가야 돼요. 기업 이익이 올라가려면 경제가 좋아야죠. 하지만 경제가 나쁜데 주식 시장만 올라가는 건 잘못된 거예요. 지금 우리나라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정말 나쁘잖아요.

요즘 시장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K자 형'이에요, K자형 경제, K자형 소비, K자형 고용, K자형 산업 등.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 감소해 마이너스였죠. 이건 부동산 경기가 망가져서 그런 것이고 미국은 2025년 3분기 GDP 성장률이 4.4%를 기록했어요(한국은 3분기 기준 1.3%). 이를 주도하고 있는 건 일부 산업이에요. AI와 데이터 센터죠. 우리나라로 치면 반도체같은 일부 산업만 호황인 것이죠. K자 형 중에서 위로 올라가는 부분이에요. 그리고 나머지는 K자처럼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의미예요. 나머지 제조업단은 다 망가지고 있어요. 산업만 그러하냐. 소비도 그래요. 주식 역시 고소득층이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주식 시장이 올라가면 고소득층의 가계 자산은 늘어나요. 그런데 주식을 거의 갖고 있지 않은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경우 코스피 지수가 올라봐야 의미도 없죠."

- 그럼,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양극화는 이미 상당히 심화된 상태이고, 앞으로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주식시장이 좋다고 해서 경제 전체가 호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의 주가 상승은 경제 회복이라기보다는 양극화 구조에서 나타나는 결과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른바 'K자형 경제'의 특징은 일부 산업과 기업만 성장하고 나머지는 침체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처럼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일부 대기업만 좋은 실적을 내고 있고, 다른 산업과 중소기업들은 상당 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 대기업의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주가지수 평균으로 보면 시장이 좋아 보이지만, 일반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오히려 악화된 상황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만의 현상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국이 더 심각합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비중이 20%를 넘었고, 노숙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물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가솔린과 천연가스 가격도 다시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주택 보유세와 높은 월세까지 더해지면서 고정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반면 임금 상승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주식시장과 실물 경제, 그리고 일반 국민이 느끼는 경제적 체감 사이의 괴리는 빈부 격차가 점점 더 극단적으로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요즘 주식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할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요.

"주식을 시작하는 건 좋은데 한 가지를 알고 있어야 돼요. 우리가 흔히 '부화뇌동' 해서 특정 종목이 오르면 그걸 사잖아요. 이렇게 하면 절대 안 되는 거예요. 주식 시장은 공부를 해야 돼요. 주식시장은 항상 기업 가치를 보고 대응해야 해요. 공부를 엄청 해야 돼요."

- 앞으로 코스피 6000, 7000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말씀드렸지만 6천, 7천같은 숫자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우리나라 지수가 왜 3천에서 5천까지 올라왔느냐예요. 결국 핵심은 기업 이익이 크게 상향 조정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기업 이익이 좋아진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가격 급등이었어요. 앞으로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고, 글로벌 경기가 좋아져서 우리나라 수출이 크게 늘어난다면 기업 이익은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6천, 7천도 충분히 갈 수 있죠.

문제는 양극화예요. 중산층 이하의 가계 재정은 이미 많이 망가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바꾸지 않고, PC를 새로 사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D램이나 낸드 가격 상승이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4천, 3천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무조건 낙관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투자하는 돈은 복권 당첨금이 아니라 내가 피땀 흘려 번 돈이에요. 이 돈은 불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6천 간다, 7천 간다는 말만 믿고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폭락을 맞으면 그게 제일 슬픈 일이죠. 지금 봐야 할 건 우리나라 기업 이익이 앞으로도 계속 좋아질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실적 개선과 풍부한 유동성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면, 앞으로는 실적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이나 자본시장 정책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같이 봐야죠. 지금은 분위기에 휩쓸려서 서둘러 투자하기보다, 실적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으면서도 저평가된 종목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접근해야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


#서상영#코스닥#반도체#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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