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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24 17:00최종 업데이트 26.01.24 17:00

'신의 악단'을 두 번이나 본 이유

이 영화의 역주행의 요인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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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나를 고독하게 나를 낮아지게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광야 광야에 서 있네."
- <광야를 지나며>(장진숙 작곡)

2025년 12월 31일 개봉한 영화 <신의 악단>이 예상(?)과 다르게 흥행 열풍이다. 벌써 관람객 50만을 돌파했다. 이 영화는 개신교를 믿는 이들에게 익숙한 찬양이 대놓고 흘러나오는 기독교 영화이다. 김형협 감독은 기독교 신자가 아닌 이들의 마음에도 다가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애썼다고 한다.

페북 친구들이 이 영화를 보고 리뷰를 올리기 시작했다. 본 사람은 다 호평이다. 재밌고 감동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사실 제목을 보고 뻔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어, 봐야할지 고민이었다. '기독교 영화니까 교회 다니는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내용이겠지, 별다른 특징이 있겠어?'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리 기독교 영화여도 영화라는 소재가 모두에게 호평을 받기는 힘들 텐데, 본 이들은 대부분 좋다고 극찬이었다.

그렇다면 모태신앙인 내가 직접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겠다 싶어 친구와 극장으로 향했다. 신에게 무조건 감사하자는 교조적인 주제가 담겼다면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큰 마음 먹고 보러 간 영화의 앞부분을 놓쳤다. 영화 보기 전 간단히 저녁 먹으려고 김밥집을 찾았다. 간 곳은 문이 닫혔다. 영화 상영 시간을 십여 분 앞두고 다른 식당에서 국수를 주문했다. 영화 시작 30분 전까지만 예매 취소가 가능했기 때문에 영화 상영 전 광고 시간을 제외하고, 첫 장면부터 대략 5분 정도는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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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를 제대로 씹을 여유도 없이 대충 먹고, 급하게 극장으로 뛰었다.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사랑후애> 이후 10년만에 이 영화로 복귀한 박시후 배우가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다. 대북제재로 돈줄이 막힌 북한은 국제사회의 2억 달러 지원을 얻기 위해 가짜 찬양단을 결성한다. 보위부 소좌 박교순 역을 맡은 박시후 배우가 가짜 찬양단의 남성 합창단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당의 지시를 받고 거짓 부흥회를 열기 위해 성경 읽고 기도하는 흉내 내며 찬양 연습을 하다,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보위부 간부가 회심(과거의 생활을 뉘우쳐 고치고 신앙에 눈을 뜬다는 종교적 의미)을 해버린 것이다.

대동강 교회에서 거짓 부흥회를 열기로 한 날, 찬양을 부른 신의 악단(원래 승리 악단)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처형당할 위치에 놓여있었다. 찬양단원들과 정이 든 건지, 어릴 때 자신의 일기로 어머니의 성경책이 들통나 사형 당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2주라는 짧은 시간에 기적이 일어난 건지 '박교순'은 찬양단원을 빼돌리고 눈으로 뒤덮인 벌판에서 사형당한다.

 두 번째로 <신의 악단>을 보기 전 스크린
두 번째로 <신의 악단>을 보기 전 스크린 ⓒ 윤한나

앞 부분을 놓친 게 걸려 첫째 조카와 두 번째로 극장을 찾았다. 가수 출신 배우 정진운이 영화 속에서 홀로 부른 <광야를 지나며>는 압권이다. 신앙 가진 이들을 반동분자라고 가려내어 고문하고 죽이는 역할을 하는 군인이 가짜 부흥회를 위한 찬양 연습을 하다 가슴이 트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이들이 자유가 없는 곳에서 실화를 바탕으로 신앙을 위해 생명 걸고 살아가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여러 가지 질문을 떠올렸으리라.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543명 참여, 남자 8.65/여자 9.46)은 10점 만점에 9.10이다. 높은 수치가 알려주듯 극찬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자유를 그리는 사람들. 세계 곳곳에는 그 자유를 간절하게 그리는 이들이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우리가 누리는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강추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실릴 수 있습니다.


#신의악단#영화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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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무명 작가. 집에서는 느림보 거북이. 나만의 속도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돈키호테. 학원과 주일학교에서 십대들과 함께 하는 사람. 꽃과 책과 글쓰기를 벗 삼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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