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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5년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025년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이정민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법의 심판을 받자고 충언했지만, (오히려) 제게 허위로 진술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보며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부하였던 이의 심경 토로와 증거를 기반으로 한 법정 진술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 계속되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임 전 사단장 등 채해병 사망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일곱 번째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이날 이아무개 중령(전 해병대 1사단 공보정훈실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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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령은 고 채수근 상병이 사망하기 전 임 전 사단장에게 언론 기사를 정리해 전달한 인물로, 해당 기사에는 하천에 무릎높이까지 들어간 해병대원들의 사진이 담겼다. 이러한 보고를 받은 임 전 사단장은 "훌륭하게 공보 활동이 이뤄졌다"며 이 중령에게 장문의 문자를 보냈는데, 이는 그 동안 임 전 사단장이 채해병 사망 전 이미 수중수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으로 여겨졌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 출범 전 수사 초기엔 입을 열지 않았던 이 중령은 특검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의 사전 수중수색 인지 정황을 진술로서 강하게 뒷받침했다. 특검팀은 이날 증인신문 중 이를 더 공고히 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특검팀이 공판 중 현출한 증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이 중령의 보고를 받고 수중수색 사진이 담긴 기사(이미지 파일)를 휴대폰에 저장했다가 사고 발생 후 경북경찰청이 해병대를 압수수색한 날 이를 휴대폰 속 "보안폴더"라고 적힌 다른 폴더로 옮겼다.

이 중령 진술로 '수중수색 사전 인지' 강화

 2023년 7월 19일 해병대원과 소방이 경북 예천군 일대에서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고 채수근 상병을 찾고 있던 모습.
2023년 7월 19일 해병대원과 소방이 경북 예천군 일대에서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고 채수근 상병을 찾고 있던 모습. ⓒ 연합뉴스

특검팀이 이를 토대로 이 중령에게 "사망사고 직후 언론이 물에 들어간 것을 문제 삼자, 임 전 사단장은 수중수색 사실을 몰랐다가 채해병 영결식(2023년 7월 22일)이 끝난 뒤 증인으로부터 (수중수색 사진이 보도된) 기사를 보고받았다고 했다"라며 "(이러한) 주장을 믿나"라고 물었다. 이 중령은 영결식 후에는 기사를 보고한 적 없다면서 임 전 사단장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검팀 : (수사 초기 입을 닫았던 건) 상관(임성근)이 그렇게 주장하니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인가?
이 중령 : 네.

특검팀 : 증인은 (사건 직후) 경찰 조사에서 '임 전 사단장은 뉴스나 티비를 아예 안 보는 사람'이라며 임 전 사단장을 상당히 보호하려는 진술을 많이 했지만, 특검 조사에서 진술을 달리했다. 경위가 무엇인가?
증인 : 사실관계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답변해야 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시간 흐르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게 많아 이제는 제 본심을 얘기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본심"을 언급한 이 중령은 작심한 듯 "줄곧 저는 사단장(임성근)에게 법의 심판을 받고 부하에게 책임을 돌리지 말자고, 언론을 상대로 (사사로이) 대응하지 말자는 기조를 유지해주길 간절히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임 전 사단장은 2023년 7월 26일 경찰 조사를 받고 '사단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수중수색 등의) 사진을 (언론에) 제공했기 때문에' 제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후 제게 그러한 말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임 전 사단장은 (2024년 3월 14일 이메일로) '나는 징계와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며 사실확인 요청서를 보냈다. 더 이상 이 분에게 인간된 도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다급해진 임성근 측, 진술 신빙성 흔들려 했으나...

 이완규 변호사(윤석열 정부 법제처장)가 2025년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이완규 변호사(윤석열 정부 법제처장)가 2025년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거부하고 있다. ⓒ 남소연

임 전 사단장 측은 다급해졌다. 그의 변호인 이완규 변호사(윤석열 정부 법제처장)는 "증인이 임 전 사단장에게 감정이 상한 것 아니냐"고 증언의 신빙성을 흔들려 했다. 하지만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이 제게 허위로 진술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반박했다.

이완규 : (사실확인 요청서를 보낸 뒤) 증인은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을 끊었는데 그때부터 감정이 상했나?
이 중령 : 감정이 상한 게 아니라 제가 아는 게 아니라면 섣불리 얘기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날 이후 저의 솔직한 생각을 얘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이 변호사는 거듭 사실관계를 장황하게 늘어놓는 질문을 이어갔고, 결국 재판장이 개입하기도 했다. 조형우 재판장은 이 중령에게 직접 "2025년 3월 대구지검 검찰조사까지는 '(임 전 사단장이 수중수색) 사진을 못 봤을 수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다 왜 특검 진술에서는 '분명히 봤을 것'이라고 생각했나"라고 물었다.

이 중령은 "(임 전 사단장에게) 분명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사사로이 언론 대응을 하지 말자고 했는데 제 충언을 듣지 않았다"며 "오히려 저에게 허위 진술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하는 걸 보면서 저도 입장을 달리해야 된다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답했다.

[임성근 등 공판 기사]
6차 : "알아서 긴 것 아니냐" 임성근 측이 한 말 https://omn.kr/2gqxw
5차 : 대대장 "바둑판 수색, 물에 들어가야 가능" https://omn.kr/2goel
4차 : 이완규 "임성근이 압박?", 현장 중대장 "네 압박" https://omn.kr/2glmy
3차 : "허리깊이 수중 수색, 상부가 원해야 가능" https://omn.kr/2ggw9
2차 : 임성근에 유리하게 진술 바꾼 해병대 소령 https://omn.kr/2gecv
1차 : 말단 간부도 책임 인정, 임성근은 '전면 부인' https://omn.kr/2ga3u

#임성근#채해병순직사건#채해병특검#이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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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해병 특검

김화빈 (hwaaa) 내방

팩트 앞에 겸손하겠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김화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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