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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평화재단은 23일,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행방불명 희생자 7명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대전 골령골'에서도 3명의 이름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진은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모습
제주4·3평화재단은 23일,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행방불명 희생자 7명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선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대전 골령골'에서도 3명의 이름이 추가로 드러났다. 사진은 대전 골령골 유해발굴 모습 ⓒ 심규상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 골령골에서 발굴한 유해 중 3구가 제주4·3 희생자로 밝혀져 추가로 자신의 이름을 되찾았다.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학살된 희생자 유해 2구와 제주 도내에서 발굴된 유해 2구도 신원이 확인됐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23일, 2025년 유해 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을 통해 행방불명 희생자 7명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 3명의 유해가 대전 골령골에서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대전골령골에서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김한홍(조천읍 북촌리 출신)에 이어 모두 4명으로 늘어났다.

고향 소문이 마지막이었던 삶, 골령골서 유해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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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김사림(당시 25세, 제주읍 이호리)의 생애는 4·3의 비극을 그대로 관통한다. 한라산 피난 생활 중 1949년 주정공장 수용소에 갇혔던 그는 '육지 형무소로 끌려갔다'는 소문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70여 년이 흐른 뒤에야 확인된 진실은 그가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다가 산내 골령골의 집단학살 현장에서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신원이 밝혀진 양달효(당시 26세, 제주읍 도련리)와 강두남(당시 25세, 제주읍 연동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양씨는 주정공장 수용소 면회를 마지막으로 가족의 손을 놓쳤고, 강씨는 한라산 피난 중 가족과 헤어져 대전형무소 수감 기록만을 남긴 채 골령골의 원혼이 됐다.

경산 코발트광산 희생자 2명의 신원도 최초 확인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대구형무소 수감 후 경산 코발트광산에서 학살된 희생자 2명의 신원도 최초로 확인됐다.

애월면 소길리 출신인 임태훈(당시 20세)은 1948년 12월 경찰에 연행된 이후 행방불명됐다. 조사 결과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가 대구형무소에 이감된 사실이 확인됐다. 유해가 발견된 경산 코발트광산 집단학살로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두선(당시 29세)은 서귀면 동홍리 출신으로 1949년 봄 경찰에 연행된 이후 행방불명됐다. 1949년 7월경 대구형무소에 수감된 사실이 확인됐으며, 6·25전쟁이 발발 후 경산 코발트광산 집단학살로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도내 희생자 유해는 제주공항 발굴유해에서 확인

제주 도내 신원확인 희생자는 2007년과 2009년에 제주공항에서 각각 발굴된 유해에서 신원이 밝혀졌다.제주읍 오라리 출신인 송태우(당시 17세)는 1948년 11월 한라산에서 피난 생활 중 토벌대에 의해 연행된 후 바다에 수장됐거나 제주공항에서 희생되었다는 등 전언만 있었으나, 유해는 제주공항에서 발굴됐다.

강인경(당시 46세)은 한림면 상명리 출신으로 1950년 6·25전쟁이 발발 후 경찰에 연행된 후 행방불명됐다. 모슬포 탄약고에서 희생당했다고 알려졌으나, 유해는 제주공항에서 발굴됐다.

이번 신원 확인의 일등 공신은 유족들의 '채혈'이었다. 김사림·임태훈 희생자의 경우 조카의 채혈이, 강두남·강인경·양달효·송두선·송태우 희생자의 경우 손자와 외손자의 채혈이 결정적 열쇠가 됐다.

내달 3일, 78년 만의 '귀향 보고회'

제주도와 4·3평화재단은 골령골과 코발트광산에서 신원이 확인된 유해를 고향으로 봉환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오는 2월 3일 오후 3시, 제주4·3평화공원 내 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신원확인 보고회'를 개최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은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며 "단 한 사람의 희생자라도 찾기 위해 방계 8촌까지 아우르는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주도와 재단 측은 신원 확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직계뿐만 아니라 방계 혈족의 DNA 정보를 대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도 2월부터 한라병원과 열린병원에서 유가족 채혈을 이어갈 방침이다.

#채혈#경산코발트광산#제주도#4·3평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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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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