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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중남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해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그러나 그 미소 너머에는 쉽게 드러내지 않은 묘한 긴장과 복잡한 감정이 겹쳐 있다.
김중남 출판기념회에 나란히 참석해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는 두 사람. 그러나 그 미소 너머에는 쉽게 드러내지 않은 묘한 긴장과 복잡한 감정이 겹쳐 있다. ⓒ 진재중

24일 오후 3시, 강릉 경포호 인근 리조트에서 열린 김중남 강릉시장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는 주인공보다 두 동행자의 존재가 더 큰 긴장감을 만들었다.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이광재 노무현 정부 국정상황실장, 이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행사장의 공기를 바꾸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권력의 두 얼굴, 강원도지사 무대에 서다

두 사람은 모두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국정이 실제로 작동하도록 뒤에서 떠받쳐온 인물들이다. 이광재는 국정의 내부를 설계한 인물이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상황실을 통해 정책 정보와 사회적 신호, 위기 상황을 종합하고, 이를 국정 운영의 구조와 실행 계획으로 전환했다. 그의 정치는 말과 메시지보다 시스템과 흐름을 만드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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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우상호는 국정이 정치 현실을 통과하도록 만든 인물이다. 정무수석으로서 국회와 정당, 여야 관계를 조율하며 대통령의 의지를 정치적 합의와 실행 가능성의 영역으로 옮겼다. 갈등을 완충하고, 여론과 국회의 벽을 넘는 통로를 여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같은 '보이지 않는 권력'이었지만, 이광재가 국정을 만들어내는 사람이었다면, 우상호는 그것이 현실 정치 속에서 작동하도록 통과시키는 사람이었다.

이런 인물이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기에, 그 행사는 단순한 일정이나 형식적 행사를 넘어 현재와 앞으로의 정치 지형을 가늠하게 하는 무대로 받아들여졌다. 그 결과 행사장에 쏠린 관심 역시 강릉시장 후보의 출판기념회 자체보다 그 자리에 모인 인물과 그 의미에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이미 시작된 싸움, 아직 남은 선택

 김중남 출판기념회가 열린 행사장 전경. 지지자와 참석자들로 붐비는 공간에 미묘한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김중남 출판기념회가 열린 행사장 전경. 지지자와 참석자들로 붐비는 공간에 미묘한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 진재중

행사장 입구에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이광재였다. 특별한 발언은 없었지만, 그의 등장만으로도 공기는 달라졌다. 곳곳에서 "이미 결심한 것 아니냐"는 낮은 속삭임이 흘러나왔다.

잠시 뒤 행사장은 다시 한 번 술렁였다. 며칠 전 청와대를 떠나 강원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공식화한 우상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짧은 인사를 건넸고, 지지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미 링 위에 올라선 사람의 여유가 느껴졌다. 취재진의 카메라는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동시에 프레임에 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았다.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은 익숙한 정치적 동지의 풍경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쉽게 메워지지 않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강원도지사 선거라는 하나의 자리를 두고, 아직 말로 꺼내지지 않은 선택들이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는 듯했다. 우상호의 조기 사직은 정치권 안팎에서 이미 예견됐던 수순이다. 다만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다. 설 연휴 전후로 거론되던 사직 시점은 한 달 이상 앞당겨졌다. 그 배경에는 '정무수석 자리를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논란을 차단하려는 계산과, 최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강원도 정가의 분위기는 우상호 전 정무수석에게 그리 나쁘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김진태 지사를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금이 움직일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의 등장은 단순한 개인 행보가 아니라, 본격적인 선택의 신호로 읽힌다. 동시에 이는 이광재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다는 뜻, 그리고 주도권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광재의 입장은 여전히 복잡하다. 이날도 그는 끝내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기자의 질문에 그는 "어떻게 해야겠습니까"라고 말을 아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잦아진 강원 방문, 민주당 강원도당 행사 참석, 태백산 등산에 이어 오늘 김중남 후보 출판기념회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정치권에서는 "마음은 이미 강원에 와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오르내린다. 말은 아끼고 있지만,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선택의 무게다. 이광재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 그는 분당갑 지역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돌아갈 정치적 공간을 스스로 지우는 결정이다. 더구나 상대는 대통령의 공개적인 신임을 받는 우상호다.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기류 역시 우 전 수석 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역위원장이 시·도지사 선거에 나서려면 선거 120일 전인 2월 3일까지 직을 사퇴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당무위원회에서 예외를 인정할 수는 있지만, 굳이 위험한 경선을 만들 이유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강원의 시간, 선택을 향하다

 강원도지사를 역임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강릉 현안을 언급하며 풀어야 할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의 과제를 향한 경험과 문제의식이 발언에 담긴 순간이다.
강원도지사를 역임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강릉 현안을 언급하며 풀어야 할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의 과제를 향한 경험과 문제의식이 발언에 담긴 순간이다. ⓒ 진재중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축사에 나선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행사장에는 그의 발언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긴장과 기대가 흐르고 있다.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축사에 나선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 행사장에는 그의 발언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긴장과 기대가 흐르고 있다. ⓒ 진재중

행사 말미, 두 사람은 나란히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겉으로는 화기애애했지만, 그 모습은 화합보다는 각자의 결단을 앞두고 유지된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에 가까웠다. 짧은 평온의 순간은 오히려, 머지않아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냈다. 주변에 있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 행사의 주인공은 김중남이 아니라 두 사람이었다"며 "이제 정말 선택만 남았다"고 말했다.

우상호는 이미 링 위에 올라섰고, 이광재는 아직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김중남 출판기념회에서 포착된 이 장면은 6·3 지방선거를 향한 강원도지사 레이스가 이미 현실에서 출발했음을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이제 강원의 정치적 시간은 분명하다. 흐름의 방향은, 이광재의 선택을 향해 점점 더 좁혀지고 있다.

#강원도지사#이광재#우상호#출판기념회#김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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