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의 성패를 가를 핵심 요건과 과제가 제시됐다.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일정 부분 형성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차적 정당성과 권한·재정 특례의 명확화, 주민 수용성 확보 없이는 통합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열고, 대전·충남 통합 추진의 쟁점과 향후 과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날 포럼은 지역정책포럼을 비롯해 사회공헌포럼, 국민통합포럼, 목요언론인클럽, 배재대학교 한국미래의정연구소, 대전세종충남지역경제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배재대학교가 후원했다.
"대전충남 통합, 성공과 좌초 모두 가능한 갈림길"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개최했다. 사진은 '지역통합의 논의 현황과 성공 요건'을 주제로 첫 발제자로 나선 차재권 부경대학교 교수. ⓒ 오마이뉴스 장재완
'지역통합의 논의 현황과 성공 요건'을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차재권 부경대학교 교수는 대전·충남 통합을 둘러싼 현재 상황을 '성공과 좌초가 모두 가능한 갈림길'로 규정하며, 주요 쟁점으로 ▲ 통합 명칭을 둘러싼 정체성 갈등 ▲ 주민투표 부재와 속도전 논란 등 절차·숙의 문제 ▲ 청사 위치와 광역의회 구성 ▲ 권역 내 균형발전 장치 ▲ 통합특별법의 권한·재정 특례 범위 등을 꼽았다.
차 교수는 통합창원시(2010), 청주·청원 통합(2014), 제주특별자치도(2006) 등 국내 사례와 함께 덴마크(2007), 일본 헤이세이 대합병, 캐나다 토론토, 뉴질랜드 오클랜드 등 해외 사례를 비교하며, "한국의 광역단체 통합은 특별법에 의한 직접 통합이 핵심이 되더라도, 그 이전 단계에서 기능연합·공동투자·광역교통 등 실질적 성과를 축적하는 혼합형 모델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으로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통합의 목표를 단순한 '행정조직 합치기'가 아니라 교통·산업·복지·환경 등 생활권과 경제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 정의의 합의'로 재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꼽으며, 주민투표 여부와 관계없이 권역별 시민 숙의 과정과 비용·편익·리스크에 대한 정보 공개, 기초자치단체·노조·시민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제도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권한 이양과 재정 특례가 불명확할 경우 통합의 유인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며, 중앙과 지방 간 교환 조건을 법률로 고정하는 '재정·권한 패키지의 확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권역별 투자·서비스 최소 기준 설정, 분권형 집행체계 도입, 의회 대표성 설계 등 균형발전 장치와 함께, 조직·인사·정보시스템·조례 정비를 포함한 2~3년의 이행계획과 독립적 성과평가를 사전에 마련하는 '전환관리(Transition) 설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권과 단체장이 바뀌어도 통합이 되돌려지지 않도록 법적 구속력과 조건부 재정 인센티브를 통해 정치적 지속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 논의의 출발점은 지역 주민 수용성...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핵심 과제"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두 번째 발제자인 신희권 충남대학교 교수는 서면 발제를 통해 일본 오사카부·오사카시 통합 시도가 두 차례 주민투표 부결로 무산된 사례를 소개하며, "통합 논의의 출발점은 무엇보다 지역 주민의 수용성"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현재의 대전·충남 통합 논의가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에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 채 진행되고 있다며, 주민투표 요구와 함께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공론화는 단발성 설명회로는 부족하며, 지속적인 토론과 숙의, 충분한 정보 제공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시민 의견 수렴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책 반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합특별법이 제정되더라도 광역정부의 권한과 재정 배분, 인사 권한 재조정은 통합 이후 행정 운영의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는 또 "통합 논의가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정치적 계산과 정책 일관성 간의 충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여야 간 입장 차와 지역 의원들의 다양한 태도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책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면 정치 일정과 무관하게 지역 발전 목표 중심의 합의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속도 아니라 완성도... 성공 조건은 주민 공감과 민주적 절차 확보"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주제 발제에 이어 토론에 나선 패널들도 이번 대전충남 통합이 성공하기 위한 다양한 요건들을 제시했다.
첫 번째 토론에 나선 안창용 목요언론인클럽 사무총장은 '성공적인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한 언론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토론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은 결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은 법안과 특례를 정치 언어가 아닌 시민의 언어로 '번역'해야 하며, 통합 과정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주체가 아니라 구조를 설명하고 선택지를 제시하는 공론장의 중재자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통합을 특정 정치 세력의 성과가 아닌 지역의 미래 과제로 분리하고, 통합 이후의 미래상을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언론의 책무"라고 말했다.
또한 김경희 교육만세협동조합 상임이사는 "행정통합은 특별법으로 가능하지만, 교육통합은 헌법에 따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교육은 행정의 하위 영역이 아닌 헌법이 보장한 자치 영역으로, 교육감 직선제와 교육청 독립성, 교육의 중립성은 통합 논의와 무관하게 유지돼야 한다"며 "통합 추진 전 과정에 교육자치의 기본 원리를 반영하고, 교육계가 참여하는 공식적 협의 구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예린 <한겨레신문> 기자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논의가 재정·권한 이양 규모에만 매몰돼 있으며, 실제로 이를 제대로 운영할 지역 정치·행정의 역량이 충분한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또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이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통합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정당 간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실현 가능한 특별법을 중심으로 협의해야 한다"며 "특히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우리 원안을 훼손하면 주민투표를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주민투표를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는 주민의 권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합 목표는 '하나 되는 것' 아닌, 지역 특성 유지하며 공동 이익 만드는 구조여야"

▲지역정책포럼(공동대표 유병선)은 22일 오후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컨벤션홀에서 '대전·충남 지역통합의 성공 요건과 과제'를 주제로 제103차 포럼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서기자 목원대학교 교수는 통합의 설계와 함께 주민의 공감과 신뢰를 형성하는 과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통합의 효과를 행정 효율이 아닌 생활 서비스, 일자리, 산업 변화 등 주민의 일상과 연결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공론화 과정에서는 주민들의 불안과 상실감까지 드러내고 공감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의 목표는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을 유지하며 공동의 이익을 만드는 구조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현 배재대학교 교수는 대전·충남 통합의 성공 조건은 '통합 그 자체'가 아니라 조건과 설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합에 상응하는 권한·재정 이전을 법률로 고정하지 않으면 정치적 지속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주민투표 논쟁을 넘어 공론조사와 정보 공개를 제도화해 절차적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통합 이후를 대비한 분권형 운영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오히려 지방자치의 후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이며, 통합의 성패는 통합 이전이 아니라 통합 이후를 얼마나 준비했는가에 의해 평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도일보> 한성일 이사는 대전·충남 통합의 핵심 요건으로 주민 공감과 민주적 절차 확보를 꼽았다. 그는 "충분한 정보 공개와 공론화, 주민투표 등 절차가 보장되지 않으면 통합은 갈등을 키울 수 있으며, 통합 이후에도 행정·재정·기능의 분산과 균형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전충남 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역 미래를 위한 전략적 과제다. 그러나 통합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