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외동포청 이전 문제를 두고 유정복 인천광역시장과 재외동포청 간의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재외동포청 청사 전경. 재외동포청은 부영송도타워의 34~36층을 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 재외동포청 제공
재외동포청 이전 문제를 두고 유정복 인천광역시장과 재외동포청 간의 갈등이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시작은 김경협 재외동포청 청장의 <연합뉴스> 인터뷰였다. 김 청장은 12일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청은 업무 특성상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해야 할 사안이 많은데, 너무 떨어져 있어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재외동포청의 광화문 이전을 시사했다.
유정복 "재외동포청 광화문 이전 강력 반대... 행정편의주의적 결정"

▲유 시장은 "재외동포청은 그 이름처럼 '세계와 대한민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리고 이 가교의 출발점은 지금처럼 인천 송도여야 한다"라며 ▲ 인천공항과의 접근성 ▲ 송도가 지닌 국제도시 인프라 ▲ 인천 시민의 염원과 약속 및 지역균형발전 가치 등을 반대 이유로 설명하면서 김 청장에게 광화문 이전 발언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인터뷰가 보도된 당일, 유정복 인천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깊은 우려와 함께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자 한다"라며 재외동포청 이전 반대를 분명히 했다.
유 시장은 "재외동포청은 그 이름처럼 '세계와 대한민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리고 이 가교의 출발점은 지금처럼 인천 송도여야 한다"라며 ▲ 인천공항과의 접근성 ▲ 송도가 지닌 국제도시 인프라 ▲ 인천 시민의 염원과 약속 및 지역균형발전 가치 등을 반대 이유로 설명하면서 김 청장에게 광화문 이전 발언을 철회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재외동포청의 위치 선정은 이미 다양한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되어 결정한 사안이다. 더욱이 지금 송도에 위치한 재외동포청은 700만 재외동포들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며 "외교부 인근으로 재외동포청을 이전하겠다는 말씀은 실수요자인 국민의 의견을 도외시하고 공무원의 행정편의주의적 결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김 청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임대료 문제 등 인천시가 대책 수립하면 이전 보류" 입장에... 유정복 "정치공작" 반발

▲재외동포청의 이러한 입장에 유 시장은 "정치 공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궁지에 몰리자, 민주당과 재외동포청장은 갑자기 인천시의 지원 부족 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야말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했다. ⓒ 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이에 재외동포청은 13일 "이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한 것이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청사 입지 검토의 최우선 기준으로 우리 정책 수요자인 재외동포의 편의에 두고, 오직 동포의 입장에 섰을 때 어떤 선택이 최선인지를 고려하기 위해서 동포 간담회를 비롯해 여러 경로로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외동포청은 15일,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당정협의를 갖고 청사 이전 검토를 잠정적으로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조건이 달렸다. ▲ 임대료 인상계획 철회 ▲ 동포들의 청사방문 불편 해소대책 마련 ▲ 청사유치 당시 인천시의 지원 약속 이행 ▲ 공항과 서울 접근성이 용이한 장소에 안정적인 청사 마련 등에 대해 인천시가 신속히 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을 전제로 이전 검토를 보류하겠다고 한 것이다.
재외동포청의 이러한 입장에 유 시장은 "정치 공작"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궁지에 몰리자, 민주당과 재외동포청장은 갑자기 인천시의 지원 부족 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그야말로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했다.
유 시장은 이번 이전 결정이 재외동포청 소속 공무원들의 출퇴근 편의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김경협 청장이 관련해 본인과 상의도, 연락 및 협의 요청도 일절 없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민주당 출신 청장이 똘똘 뭉쳐 '유정복 탓'으로 둔갑시키려고 공격하는 저급한 정치 공작에 300만 인천시민은 결코 속지 않을 것"이라며 재외동포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을 민주당에 의한 정치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 아예 유정복 시장에 공개질의 "4가지 대책 마련 요구 수용 의사 있나"

▲20일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내놓았다. 재외동포청은 유 시장의 개인 SNS 계정에 올린 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었다. ⓒ 재외동포청
그러자 19일 재외동포청은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시가 재외동포청 출범 당시 협의한 직원 근무 환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인천시가 유치를 위해 약속한 제반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에서 재외동포청까지 교통편의가 좋지 않으며 이에 대해 인천시도 2023년 '천만 도시 인천 프로젝트' 비전에서 재외동포청으로 이어지는 대중교통을 조속히 확충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며 이를 인정했으나 후속 조치가 미비한 상황이라고 했다.
게다가 광화문에 위치한 재외동포청 통합민원실과 송도 본청에 위치한 통합민원실 분소의 방문자 통계까지 비교하며 교통불편이 존재함을 강조했다. 광화문 민원실은 월평균 500여 명이 방문하는 반면, 송도 민원실은 월평균 41.9명이 방문해 2024년 12월부터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해 운영하는 실정임을 밝힌 것이다.
20일에는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까지 내놓았다. 재외동포청은 유 시장의 개인 SNS 계정에 올린 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물었다.
① 이용 불편을 정치공작이라고 단정 지은 것에 사과하고 편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향이 있나.
② 인천시와 재외동포청이 함께 동포들 의견을 조사한 후 결과에 승복할 것인가.
③ 직원의 2/3가 인천 주민임에도 이전 검토를 '출퇴근 편의용'으로 왜곡한 것을 정정할 것인가.
④ 현 청사 건물의 임대료 인상 요구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 있나.
재외동포청은 "재외동포청의 인천 정착을 위해 제시한 4가지 대책 마련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있나"며 "위와 같은 사항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의 명확한 답변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처럼 유정복 시장과 재외동포청 간의 갈등이 격해지자 지역 정치권도 가세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집권당의 선거운동본부장처럼 행동하며 인천을 반복적으로 홀대하는 중앙행정기관장은 즉각 사퇴하는 것이 답"이라고 김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민주당 인천시당은 "재외동포청 이전 논란의 근본 원인은 유치 이후 관리·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인천시에 있다"며 인천시의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