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와 회동하고 있다. ⓒ 백악관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ía Corina Machado)가 15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자신의 노벨평화상 메달을 전달했다. 이번 회동은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체포한 지 몇 주 만에 이루어졌으며, 마차도가 향후 베네수엘라 정치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마차도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 회동 후 "오늘은 우리 베네수엘라인들에게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번 행위를 "상호 존중의 훌륭한 제스처"라고 평가하며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에서 그녀를 "많은 어려움을 겪은 훌륭한 여성"이라고 칭하며 큰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마차도는 회동 후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믿을 수 있다"고 말했고, 기자들에게는 "미국 대통령에게 노벨평화상 메달을 전달했다. 우리의 자유를 위한 그의 특별한 헌신을 인정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에서 마차도는 미국과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의 외교 행보를 논의하며, 야당 연합이 전환기 정권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려 했다. 백악관 대변인 카롤라인 리빗은 "마차도는 많은 베네수엘라인을 위한 놀랍고 용기 있는 목소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만남을 기대하며 베네수엘라 현실에 대해 솔직하고 긍정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이번 메달 전달과 관련해 "노벨상은 발표된 후 취소되거나 공유, 양도될 수 없다. 결정은 최종적이며 영구히 유효하다"라며 기존 성명을 재확인했다. 노벨평화센터 또한 X(구 트위터)에 "메달은 소유자를 바꿀 수 있지만,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칭호는 변하지 않는다"라고 게시했다.
외신들은 이번 회동을 정치적 제스처로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노벨위원회의 공식 입장을 인용하며 노벨상의 양도 불가 원칙을 다시 강조하면서도, 마차도의 메달 전달이 미·베 관계에서 의미 있는 정치적 제스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메달 전달이 단순한 상징을 넘어, 트럼프의 지지를 확보하고 미국 내 베네수엘라 정책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재구성에 나섰으며, 첫 5억 달러 규모의 베네수엘라산 석유 판매를 완료했다. 관련 유조선도 미국에 의해 압류됐다.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 정부 특사가 15일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관리들과 만나 대사관 재개를 위한 초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특사는 로드리게스의 가까운 동맹이자 친구로, 백악관은 그녀를 "매우 협조적"이라고 평가했다. 로드리게스도 카라카스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통해 워싱턴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히며 "임시 대통령으로 워싱턴에 가야 한다면 당당히 서서 걸어가겠다, 기어가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로드리게스는 14일 전화 통화도 했으며, 트럼프는 상대방을 소셜미디어에서 "훌륭한 인물"이라고 표현했고, 로드리게스는 통화를 "생산적이고 예의 바르며 상호 존중이 있는 대화"라고 평가했다.
마차도는 지난해 12월 과감한 해상 탈출로 베네수엘라를 떠난 바 있으며, 향후 국가 운영에서 자신의 역할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번 달 미국이 마두로를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 야당 인사와 디아스포라, 미·중남미 정치인들은 베네수엘라가 민주화 과정을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상원의원 크리스 머피는 마차도가 상원의원들에게 현재 베네수엘라의 억압은 마두로 집권 시기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머피는 임시 대통령 로드리게스가 트럼프의 지원으로 점점 더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선거가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회의적이다"라고 밝혔다.
마차도는 2024년 대선 출마가 마두로 측근이 장악한 최고법원에 의해 금지됐으며, 외부 관측통들은 그녀가 지원하는 에드문도 곤잘레스가 큰 격차로 승리했다고 믿지만, 마두로는 승리를 주장하며 권력을 유지했다. 현재 정부는 최근 수십 명의 정치범을 석방했지만, 외부 단체들은 석방 규모가 과장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