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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6일, 애틀랜타 일대 세 곳의 스파·마사지숍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은 단 하루 만에 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었다. 이 비극은 단순한 총기 사건을 넘어 미국 사회에 만연한 아시안 증오와 인종·성별 혐오의 교차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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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로버트 아론 롱(Robert Aaron Long)은 이미 체로키 카운티에서 4건의 살인에 대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 4회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그러나 풀턴 카운티에서 진행 중인 나머지 4건의 살인 사건은 여전히 사형 가능성이 걸린 중대 국면에 놓여 있다. 그는 현재 살인, 국내 테러, 증오범죄 가중처벌 등을 포함한 총 19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지난 1월 12, 13일 양일간 풀턴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재판 전 심리(Pre-trial Hearings)에 민주당 조지아 하원 99지역구 미쉘 강(Michelle Kang) 후보가 이종원 변호사와 함께 직접 참관했다. 강 후보는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 운동의 최전선에 서 온 인물이다.

사건 직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는 연대의 행보

강 후보는 총격 다음 날인 2021년 3월 17일, 김백규 전 애틀랜타 한인회장, 이국자 전 한국학교 이사장 등 한인 1세 지도자들과 이종원 변호사 등과 함께 애틀랜타 한인 아시안 증오범죄 방지위원회를 창립했다. 이튿날인 3월 18일에는 전국 주요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 증오범죄 근절을 강력히 촉구했다.

2021년 3월 17일 열렸던 3.16 애틀란타총격사건 기자회견 첫 줄 왼쪽 첫번째 미쉘강 후보, 다섯번째가 김백규 전 한인회장
2021년 3월 17일 열렸던 3.16 애틀란타총격사건 기자회견첫 줄 왼쪽 첫번째 미쉘강 후보, 다섯번째가 김백규 전 한인회장 ⓒ 미쉘강

이후 5년 가까이 강 후보는 위원회 사무총장으로서 아래와 같은 활동을 주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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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5일 대규모 촛불집회
2021년 5월 14일 "왜 아시안 아메리칸 역사가 K-12 교육과정에 포함되어야 하는가" 세미나
2022년 3월 16일 1주기 추모식 (조 바이든 대통령, 존 오소프·래퍼얼 워녹 연방 상원의원 친서 전달)
2023년 2주기 추모 음악회
2024년·2025년 지역 고등학생들이 참여하는 추모식 및 토론회 주최

미쉘강 후보는 현재 5주기 추모 행사를 준비 중이다.

재판 현장의 냉혹한 현실… "희생자 가족의 고통은 여전"

강 후보는 이번 재판 전 심리 참관 후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로버트 롱의 부모가 법정에 참석했고, 한인 희생자 가족들도 함께 있었다. <채널2 액션 뉴스>(Channel 2 Action News)를 비롯한 여러 현지 매체가 취재하며 여전히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5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풀턴 카운티 사건은 아직 배심원 선정 단계조차 도달하지 못했다. 지금은 증거 채택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진행 중이다. 희생자 가족들의 분노와 슬픔은 전혀 가라앉지 않았다. 재판이 본격적으로 열리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인 사회와 아시안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가 절실하다."

미쉘 강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 99지역구 후보 1월 12일과 13일,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 풀턴 카운티 재판 전 심리 참관
미쉘 강 조지아주 민주당 하원 99지역구 후보1월 12일과 13일, 애틀랜타 스파 총격사건 풀턴 카운티 재판 전 심리 참관 ⓒ 미쉘강

주요 쟁점 두 가지… 위치추적과 증오범죄 인정 여부

이번 이틀간의 심리에서 가장 뜨거웠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 '나의 찾기(Find My)' 앱을 통한 위치 추적의 적법성 (1월 12일). 롱의 변호인 측은 범행 직후 경찰이 영장 없이 롱의 아버지 휴대전화에 설치된 '나의 찾기' 앱을 이용해 실시간 위치를 추적한 것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추가 범행의 위험이 매우 높은 긴박한 상황(Exigent Circumstances)"이었으며,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협조했고 공공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둘째, 사형 구형 및 증오범죄 가중처벌의 정당성 (1월 13일). 패니 윌리스(Fani Willis) 풀턴 카운티 검사장은 이번 사건을 명백한 인종·성별 기반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사형을 구형하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롱 측이 주장하는 '성 중독'은 인종·성별 혐오를 가리기 위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5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은 정의의 여정

애틀랜타 스파 총격 사건은 단순한 범죄 사건이 아니다. 팬데믹 기간 급증한 아시안 증오범죄의 상징적 비극이자, 미국 사회가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인종·젠더 혐오의 단면을 보여준다.

미쉘 강 후보는 이번 참관을 통해 "법정 안에서조차 희생자들의 목소리가 계속 묻히지 않도록, 공동체가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6년 현재, 풀턴 카운티 재판은 여전히 출발선 부근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그 기다림 속에서 아시안 커뮤니티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다.

이제 공은 법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가 진정한 정의를 앞당길 수 있을지, 남은 시간은 그 답을 보여줄 것이다.

[관련 기사]
미 애틀랜타 시장 "총격사건, 아시안 겨냥한 증오 범죄" http://omn.kr/1sirb
한인 4명 포함 8명 사망... 증오범죄냐 아니냐 논란 http://omn.kr/1sixo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아시안혐오#증오범죄#애틀란타총격#미쉘강#로버트아론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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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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