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월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분향소에서 한 유가족이 희생자 영정 사진을 어루만지고 있다. ⓒ 유성호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등에서 수차례 희생자·유가족에게 망언을 일삼은 이아무개씨가 항소심 재판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1심 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 터라 유가족은 "이런 판결이 반복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반정우 부장판사)는 15일 오후 명예훼손·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피고인 이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씨는 지난해 4월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날 반 부장판사는 "검사는 (이씨의) 형이 가볍다고 하나 형은 적정하다.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라고 말했다. 피고인석에 앉아 있던 이씨는 선고가 끝나자마자 아무 말 없이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씨는 2022년 12월부터 약 두 달간 네 차례에 걸쳐 불특정 다수의 행인들이 있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시민분향소, 신자유연대 집회 무대, 유튜버 인터뷰, 광장 등에서 희생자 고 이지한씨와 그의 어머니 조미은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당시 공개된 장소에서 마이크를 잡은 채 "(고 이지한씨가) 이태원 참사 사망자 명단에 없다"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시체팔이", "애미XX", "가짜 유족"이라고 발언했다.
1심 판결이 나온 뒤 이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으나, 이씨는 도중에 항소를 취하했다.
"몸 안 좋다" 반성 없던 피고인... 유족 "대통령도 무관용 대응 말했는데"
이씨는 지난해 12월 열린 첫 항소심 재판에서도 반성하는 기색 없이 "나도 죽음을 앞둔 아들을 키우고 있다", "몸이 너무 안 좋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라는 발언을 이어가다가 재판에 참여했던 유가족들로부터 항의를 받기도 했다
(관련 기사 : 파렴치에 들끓은 항의... 이태원 유족에 망언하더니 재판서 "제 아들" 변명 https://omn.kr/2ga89).
유가족 조미은씨는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오마이뉴스>에 "(첫 항소심 재판 당시) 피해자로서 괴롭고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는데도 피해자를 우선시하지 않고 항소를 기각한 사법부에 참담한 마음이 든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4일에도) '참사 희생자를 모욕하는 반사회적 언행에 대해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라'고 하지 않았나. 이런 판결이 반복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으로 갈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좁은 법정에서 가해자와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채 진술해야 했다. 이후로 (진술) 장면이 반복해서 떠오를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가림막이라도 있었으면 공포심이 덜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