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용인시는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단지 예상 그림 ⓒ 용인시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이야기를 의아해하면서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정에서 물을 쓰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없고, 오히려 기억 속에는 홍수 때문에 피해를 입은 사건들이 머리에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삼척 등 수원이 취약한 동해안 일부지역 등에서는 제한급수등을 경험하기도 합니다만, 먼 나라 이야기 같을 것입니다. 농업용수도 가뭄에 취약하지만 농작물 피해보상 등의 제도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업용수의 경우에는 다른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최근 용인반도체클러스터의 이전과 관련된 논란이 뜨겁습니다.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국내 전력총공급량의 13%에 달하는 만큼 전력 자립도가 높은 새만금지역으로 반도체클러스터를 이전해야한다는 주장을 일부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저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제적 효과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산업은 GDP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성장기여율도 0.16%p라고 합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가동될 경우 GDP의 3~5% 점유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합니다. 고용창출, 지방세수, 소비 등 지역경제에도 영향이 크므로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반도체산업은 전기뿐만 아니라 많은 물을 먹는 하마입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하루 133.7만㎥이 필요한데 이는 서울시민 44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입니다. 반도체산업을 제외하더라도 물없이 공장을 세울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여 공업용수 수요는 2040년까지 약 20~30% 증가할 전망입니다. 반면 생활용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농업용수는 논농사의 감소 등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공급부문은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가뭄, 증발량 등의 증가로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할 것입니다. 환경부 등은 2060년경이 되면 약 33억㎥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규댐의 건설과 기존댐의 통합운영이 주요한 방법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신규댐의 건설과 기존 댐의 통합운영 모두 숱한 난점을 가지도 있습니다. 환경적 영향의 최소화와 기존 자원의 충분한 활용를 고려할 때 댐통합운영이 좀 더 바람직한 대안입니다. 그간 오래 논의되고 추진된 것이 한강수계의 다목적댐과 발전용댐의 통합운영입니다. 한강 댐통합운영 논의의 초기에는 다목적댐과 수력댐의 소유와 운영주체를 통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안은 물관리기관간 첨예한 대립으로 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댐통합운영정책이 수립되고 일부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발전용댐인 화천댐을 다목적으로 운영할 경우 연간 7백만㎥ 이상의 용수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추정하면 댐통합운영으로 한강수계에서 연간 5천만㎥이상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합니다.
농업용저수지와 다목적댐의 통합운영도 주요한 과제입니다. 국내에는 약 1만7천 개의 농업용저수지가 있습니다. 농업용댐의 저수용량은 약 30억㎥으로 다목적댐의 1/3수준이나 되어 연계운영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좋은 사례가 다목적댐인 평림댐과 농업용댐인 수양제의 통합운영입니다. 두 댐에 수로를 연결하였고, 평림댐은 저수율이 27%에 달할만큼 극심한 가뭄을 겪은 2023년에 수어제로부터 1년 공급량의 약 30%인 308만㎥을 공급받아 전남 장성, 함평, 영광군 지역 주민 약 63천 명에게 129일 동안 단수없이 물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 정부에서는 국가물관리위원회와 유역물관리위원회의 설치, 국가물관리기본계획 및 유역통합물관리계획의 수립 등으로 유역통합물관리 정책을 추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농어촌공사 등도 자신의 댐을 통합물관리관점으로 운영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제약이 존재하므로 이를 해결하여야 합니다.
첫째로, 통합운영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체계를 마련하여야 합니다. 각각의 물관리기관은 고유의 사업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생활용수와 공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 한국수력원자력은 발전효율의 극대화,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업용수의 안정적인 공급 등입니다. 그러한 실적은 경영평가 등의 형태로 차별적 보상이 주어지므로 오히려 통합운영으로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결국 통합운영은 각 기관의 공익적, 도덕적 책무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각 기관이 적극적으로 통합운영에 참여하도록 유인하는 인센티브체계가 필요합니다. 그 방법으로 통합운영의 혜택을 받는 기관이 그 손실을 보전하고 요금에 반영시키거나, 물관리기금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 통합운영을 위해서 실시간 수리·수문, 수요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는 축적되고 측정된 데이터들이 생공용수, 발전, 농업부문별로 구분되어 관리되고 있고,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미흡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각 부문이 자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데이터의 공유를 꺼리는 데 있습니다. 부문별 이해관계의 극복은 정부의 여러 부처도 이해관계자이므로 정치적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세 번째는 기존 댐의 활용능력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발전용댐이나 농업용댐을 다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문의 설치, 댐의 증고, 노후댐 보강, 비상연결 도수로 등이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댐의 증고는 저수면적의 증가를 초래함으로 환경적 영향과 지역 주민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새로이 확보되는 물에 대한 재산권의 처리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섬진강댐의 사례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섬진강댐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농어촌공사가 수리권을 나누어 소유하고 있음에도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여 탄력적으로 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각 기관간 이해관계는 정부, 지자체, 주민대표가 함께 참여하는 섬진강댐 물관리협의회를 통해 조정하고 있습니다.
부족한 물의 확보는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고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데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그러나 환경적인 영향과 시민들에 대한 사회적 영향을 고려하여 그 과제를 해결하여야 합니다. 댐 통합운영은 기존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지속가능사회포럼 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굿모닝 충청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