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리심판원 출석한 김병기공천헌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심판원 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12일 김병기 민주당 의원에 대한 제명을 결정했다. 김 의원이 공천 헌금 수수 묵인 의혹 등 13개에 이르는 각종 비위 의혹으로 지난달 30일 원내대표에서 사퇴한 지 13일 만이다. 김 의원은 즉각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한동수 윤리심판원장은 이날 밤 11시 10분쯤 당사 앞 기자들과 만나 "징계 시효의 완성 여부, 사안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 안건(김병기 의원 징계건)에 대해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9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한 윤리심판원장은 김 의원 징계 사유에 대해 "보도된 대로 대한항공(호텔 숙박권 수수), 쿠팡 건(70만원 오찬) 등이 포함돼 있다", "공천 헌금 관련 의혹도 일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공천헌금 수수와 배우자의 구의원 업무추진비 사용 의혹 등 13개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김 의원은 앞서 이날 오후 윤리심판원에 출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가면서 "의혹에 대해서 무고함이 밝혀질 수 있도록 충실히 답변하겠다"라고 말했다. 의혹 대부분이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해온 그는 약 5시간이 지나서야 밖으로 나와 "충실하게 소명했다"고만 말한 뒤 자리를 떴다. (관련 기사:
자진 탈당 압박 속 윤리심판원 출석한 김병기 "무고함 밝히겠다" https://omn.kr/2go91 )
실제 윤리심판원 심의에서 김 의원은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징계하지 못한다'는 조항(제17조 징계시효)을 들어 '시효 만료'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윤리심판원장은 "(여러 건 사유 중) 징계 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수 개의 징계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에 해당된다는 심의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김병기, 결정 통보 직후 페이스북에 "즉시 재심 청구"

▲김 의원이 제명 결정이 언론 보도로 알려진 직후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화면갈무리
당규에 따르면 윤리심판원이 결정한 '제명'(징계대상자의 당적을 박탈 및 강제 출당)은 징계 처분 중 최고 수위다. 애초 당 지도부는 오는 14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심판원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15일 의원총회에 상정한 뒤 의결을 통해 징계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결정이 언론보도로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 글에 "즉시 재심을 청구하겠다. 의혹이 사실이 될 수는 없다"며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이 그렇게 어려웠느냐, 이토록 잔인한 이유가 뭡니까?"라고 써서 억울함을 표했다. 앞서도 김 의원은 대다수 의혹에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고, 회의에 출석하면서도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당규상 징계 결정을 통보 받은 당원은 결정 통보일로부터 7일 이내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징계 처분은 지연된다. 윤리심판원은 재심 신청시 두 달 이내에 심사·의결해야 한다. 앞서 당 지도부가 "애당의 길을 고민해달라"는 등 언급으로 김 의원의 자진 탈당을 압박해온 가운데, 김 의원이 무고를 호소하면서 징계 처리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