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달 31일 정진욱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 동구남구갑)을 포함한 10명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은 제52조 및 제123조에 명시된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하는 것이다. 현행법상 중앙회장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어 최장 8년까지만 임기 수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법안이 통과되면 횟수 제한 없는 무제한 출마가 가능해진다. ⓒ 대한민국 국회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한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중소기업계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관련기사 :
중소기업중앙회장 '연임규정 폐지안' 논란...특정인 염두에 뒀나 https://omn.kr/2gm7d)
무제한 출마 길 열려… 사실상 '종신제' 비판
앞서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 등 10명의 의원은 지난 12월 31일 현행법상 한 차례(최장 8년)로 제한된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연임 규정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횟수 제한 없는 무제한 출마가 가능해져 사실상 '종신 임기제'가 도입되는 것과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계 내부의 반발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한 내부 관계자는 "중앙회 임원을 맡고 있지만 연임 규정 삭제안이 발의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라며 "중소기업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앙회장의 임기를 일부 연판장 의견만을 근거로 순식간에 바꾸려 한 점은 경악스럽다"라고 했다. 이어 "이는 중소기업계를 위한 법 개정이 아닌 현 회장 개인과 그 측근만을 위한 개정"이라며 법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기문 현 회장은 과거 제23·24대(8년) 임기를 마치고 4년의 공백 후 다시 제26·27대 회장에 당선돼, 현재까지 도합 16년째 재임 중인 '역대 최초 4선' 회장이다. 이 때문에 이번 개정안이 임기 종료를 앞둔 현직 회장의 재출마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는 '개인 맞춤형 입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임기 제한 폐지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조만간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법안을 발의한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또다른 관계자는 9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협동조합 이사장은 봉사직 성격이 강해 대부분 임기에 연연하지 않지만, 중앙회장은 인사권과 예산권 등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라며 "연임 제한이라는 최소한의 견제 장치마저 사라진다면 조직이 사유화되거나 경직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행법에 따르더라도 최장 8년의 임기는 결코 짧지 않으며, 현 회장은 이미 16년째 재임하고 있어 자율성 침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입법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의 임기 문제를 업계 전반의 공청회나 의견 수렴 절차 한 번 없이 갑작스럽게 추진했다"라며 "이것이 중소기업을 중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올바른 태도인지 묻고 싶다"라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위 혐의로 고액의 벌금형을 받은 인물이 연임 제한까지 폐지하며 장기 집권을 시도하는 것은 중소기업중앙회의 위상을 심각하게 실추시키는 일"이라면서 "입장 발표는 물론 의원실 항의 방문 등을 통해 개정안 폐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자신이 설립한 업체에서 중국산 손목시계를 수입해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한 혐의(대외무역법 위반)로 지난해 4월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중소기업중앙회장 연임제한 폐지안 발의자는 정진욱(민주당, 광주 남구갑), 정준호(민주당, 광주 북구갑), 안도걸(민주당, 광주 남구을), 이개호(민주당, 전남 담양군·함평군·영광군·장성군), 전진숙(민주당, 광주 북구을), 이언주(민주당, 경기 용인시정), 이성윤(민주당, 전북 전주시을),이재관(민주당, 충남 천안시을), 박성민(국민의힘, 울산 중구), 김종민(무소속, 세종시갑) 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