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공천 헌금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관련 문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당과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 7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쇄신안을 발표하며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너무 늦었을 뿐더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대해 말하지 않아 속 빈 강정이란 지적이다.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 장동혁 대표의 사과와 쇄신안에 대한 평가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시사평론가의 생각이 궁금해 지난 8일 김준일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씨와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김병기, 탈당 권고 정도의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국민의힘 곽규택 원내수석대변인과 원내부대표단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김병기·강선우 국회의원의 공천 뇌물 수수 의혹 사건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민주당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병기·강선우 의원이 연루된 공천 헌금 의혹이 뜨거운데, 현재까지 상황을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은 그동안 시스템 공천을 해왔다고 얘기했고, 도덕적으로 국민의힘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의혹이 사실이라면) 사실상 (국힘과) 다를 게 없는 정당이라고 보입니다."
- 공천 헌금 문제가 2022년 지방선거에만 해당될까요?
"알 수 없죠. 김경 서울시 의원 같은 경우 2018년 지방선거에 민주당 공천을 받아서 서울시 비례 의원이 됐습니다. 그리고 2022년에 강서구 지역으로 나오면서 1억 원을 줬다는 주장이 담긴 녹취가 나온 거죠. 그럼, 2018년에는 돈을 안 썼을까요? 알 수 없죠. 그러나 합리적인 의심은 가능하죠."
- 김경 시의원에게 출국금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해외(미국)로 나갔어요. 이거 어떻게 보세요?
"경찰의 수사가 굉장히 의문스럽죠. 일단 김경 서울시 의원 같은 경우 이미 다른 건으로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었어요. 물론 모든 혐의자를 다 출국 금지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강선우 의원과 김병기 의원의 녹취가 폭로된 지 이틀 만에 출국 한 거잖아요. 빠르게 경찰에서 조치 했었어야 되는데 전 사건에 대한 수사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이제서야 경찰이 수사한다는 겁니다. 뒷북 수사라는 비판을 안 받을 수가 없고, 경찰 수사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느냐란 문제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 특검 해야 할까요?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공천 헌금 특검 법안을 발의한다고 얘기했고요. 저는 특검도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지만 민주당에서 받지 않겠죠.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할 거라고 보고요. 여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이 정도 사안이 터졌으면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가 돼야 하는데 지금 윤어게인 외치는 국민의힘이 야당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여당을 비판하는) 야당의 주장에 눈길을 안 주고 있거든요. 야당 복을 타고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 민주당의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일단 김병기 의원과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보니까요. 그런데 (논란이 불거진) 다른 사람들 같은 경우 신속하게 처리됐잖아요. 엄정했던 정청래 대표의 칼이 김병기 의원에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죠. 너무나 많은 당내 비밀을 알고 있기에 폭로전으로 갈 것을 민주당이 두려워하는 것 아닌가 합니다."
- 녹음 파일이 나온 건 김병기 의원의 협박용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여러 가지 주장이 있더라고요. 말씀하신 것도 설이죠. 그런데 중요한 건 김병기 의원이 강선우 의원과 만나서 2022년 당시에 이걸 녹음했잖아요. 이게 전화 통화 녹음도 아니고 오프라인에서 녹음한 거예요. 그러면 이런 녹음이 강선우 것만 있을까요? 굉장히 많은 녹음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그 녹음이 있을 거라는 공포가 민주당에 확산되는 데 확실히 영향을 줬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 김병기 의원이 <뉴스토마토>와 최근 인터뷰했잖아요. 의도가 뭘까요?
"<뉴스토마토>와 급하게 인터뷰를 잡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보통 물의를 빚은 정치인은 인터뷰를 피하는데, 이건 본인이 꼭 해야 될 말이 있다는 거죠. '제명을 당하더라도 탈당하지 않겠다. 탈당하면 정치 하는 의미가 없다'란 얘기를 했잖아요. 민주당과 청와대에 들으라고 한 얘기라고 봐야 되겠죠. 그래서 사실상 협박한 거 아니냐는 해석도 굉장히 설득력 있게 들려요."
- 12일 민주당 윤리 심판원이 결정을 내린다는 거잖아요. 김병기 의원을 제명할 수 있을까요?
"김병기 의원이 12일에 열리는 윤리 심판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12일에 열릴 것인지 아니면 연기될 것인지도 불확실한 상황이고요. 만약 12일에 정상적으로 열리게 된다면 강한 징계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될 것 같아요. 본인이 받은 공천 헌금 탄원서 관련해서는 경찰 수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결론이 날 수도 있지만, 강선우 의원과의 녹취록 같은 경우 돈 받은 강선우 의원이 가장 문제이기는 하지만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도 더 엄정하게 처리해야 해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있거든요. 그래서 탈당 권고 정도의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혜훈, 안 되면 버리고 여론 나빠지지 않으면 써보겠단 스탠스 같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유성호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이혜훈 카드로 다른 이슈들을 덮는 데 활용하는 거 아닌가란 지적이 언론에서 나와요. 계속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나오니 김병기·강선우 공천 의혹 등을 희석시키는 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꽃놀이패 같아요. 민주당도 일단 '청문회에서 알아서 한번 살아남아 봐'라는 스탠스잖아요. 정 안 되면 버리고, 여론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으면 한번 써보는 스탠스가 아닌가 해요."
- 이혜훈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서로 '검증을 안 했다'고 하잖아요. 누구 책임이 클까요?
"솔직히 둘 다 문제죠. 국민의힘도 염치가 없죠. 장관과 의원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하지만 재산 증식 과정에서의 문제, 갑질 문제, 논문 문제 등 의혹의 상당수는 국회의원부터 문제될 만한 소지가 있는 것들이에요. 보수 인사를 써야 했으면, 사전에 인사 검증을 해서 부적격자의 경우 안 쓰는 게 맞다고 봐요. 최근에 이혜훈 후보자 관련 여론조사도 부정적으로 나와요.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이혜훈 후보자가 끝까지 갈 수 있을까요?
"저는 임명 가능성을 더 높게 보는 편이에요. 이 후보자의 의혹이 엄청나게 쏟아졌지만 청문회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어요. 그래서 막상 청문회를 할 때는 새로운 내용이 나오기 쉽지 않아 보여요. 그러면 결국 임명권자의 의지에 달린 거죠. 김 빠진 상황에서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을까 해요. 여론에 달렸죠. 청문회에서 난타 당해서 부담된다면 지명 철회할 가능성도 있죠. 자진 사퇴 가능성은 전 없다고 보고요."
"'윤석열 절연' 없는 장동혁 쇄신안... 드라마틱한 변화 없을 것"
- 국민의힘 이야기를 해 보죠. 장동혁 대표가 7일 기자회견 열어 계엄 등에 대해 사과했어요. 하지만 사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던데.
"일단 장동혁 대표 입장에서는 큰 변화죠. 왜냐하면 의회 폭거에 맞선 계엄이었다는 게 12월 3일 나온 당 대표 메시지잖아요. 하지만 이미 비상계엄에 대해 송언석 원내대표가 공식적으로 당 차원에서 잘못됐다고 사과했어요. 그러면 당 차원에서는 반복으로 볼 수가 있죠. 김용태 비대위 시절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윤석열과의 절연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장동혁 대표의 회견문에서는 윤석열과의 절연이 빠져 있어요. 그러니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묻는 거죠."
- 왜 그랬을까요?
"지지층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봐요. 7일 장동혁 대표의 기자회견 보고 강성 극우 지지층에서는 난리가 났거든요. 더 세게 하지 못하는 건 이해합니다만, 쇄신안을 발표했잖아요. (쇄신안으로) 당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고 사람들도 국민의힘을 신뢰할 수 있게 됐다고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죠. 지켜봐야겠지만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 원래 8일 발표한다고 알려졌는데 하루 당긴 거잖아요. 왜 옮겼을까요?
"압박이 상당했을 거라고 봐요. 지난해 말 윤한홍 의원 등이 굉장히 강하게 비판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당의 노선 변화를 주문했고, 최근에는 주호영 의원이 '이러다가는 장동혁 대표가 고립되어 혼자만 남는다'란 식으로 얘기 했어요. 때문에 더 시간을 지체할 필요가 없고, 좀 더 빨리 당겨야 되겠다는 생각한 것 같고요.
또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죠. '여러 정치 세력과 손 잡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한동훈 대표는 빼고'라는 메시지를 좀 더 명확하게 냈다고 보고요. 윤리위원회를 최고위원회에서 승인하고 이 징계도 빨리 마무리 짓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 한동훈 전 대표 징계 건은 어떻게 보세요?
"윤리 위원장을 임명했으면 징계하겠다는 거죠. 어차피 징계 안 할 것도 아니잖아요. 장동혁의 입장에서는 빨리빨리 하는 게 낫죠. 결론 낸 다음에 다음 단계로 나가고 당이 필요한 노선 투쟁을 한다든지 건설적인 얘기를 하는 게 좋아요. 언제까지 징계 두고 싸울 거냐는 생각이 듭니다."
- 극우 유튜버 고성국씨가 국민의힘에 입당했어요. 이게 국민의힘 진로에 영향이 있을까요?
"당장 중요한 당직을 맡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요. 고성국씨는 개인 자격으로 입당한 거니까 장동혁 대표가 입당시켜서 당직을 맡기려는 걸로 해석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봐요. 하지만 고성국씨는 장동혁 대표가 당선된 다음 '자유 우파 쪽에 30석 지방선거 공천권 달라'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잖아요. 그렇다고 보면 지방선거에서 일정 정도 역할을 하기 위해 들어왔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고요.
결국 공천과 돈 문제가 될 것 같아요. 지방선거의 경우, 유세차라든지 홍보물 같은 걸 어딘가에 맡겨야 되죠. 그런 주문들이 특정 정당과 관련된 기획사나 대행사에 들어가는 일이 많아요. 예를 들어 홍보 위원장 같은 직책 맡아서, 그런 걸 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추측합니다."
- 장동혁 대표는 당명 교체 등 쇄신안을 내놨는데.
"'청년 중심 정당 만들겠다', '전문가 중심으로 전문가들의 민생을 조금 하겠다' 그리고 '국민 연대 하겠다' 등의 내용이잖아요. 지금 국민의힘이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지지율이 안 나오는 게 청년들을 영입하지 않고, 전문가들을 제대로 기용 안 해서 그렇게 된 건가란 물음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내용이 없어요. 국민들이 제일 궁금해하는 게 '윤석열 세력과 절연할 수 있느냐', '당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느냐'예요. 이건 국영수 점수 안 나오는데 사회탐구, 과학탐구로 성적 올리겠다는 얘기와 비슷한 느낌이에요."
- 당명 교체도 말했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역대 정당들이 이름을 바꿔서 효과 본 적이 없진 않아요. 대표적인 게 새누리당이죠. 그러나 그때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당명, 당 색깔, 로고도 바꾸고 했지만, 제일 중요했던 건 중도 확장을 위해 진보적인 정책들을 상당히 수용했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이름만 바꾼다고 지지율이 올라가는 시대는 끝났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당명 자주 바꾸는 건 그 당이 문제가 있다는 걸 사실상 반증하는 거예요. 민주당 계열이 굉장히 오랫동안,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계속 당명을 바꿨잖아요. 당명을 바꾸어서 잘되는 꼴을 못 봤어요. 솔직히 당명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7일 장 대표가 기자회견에 주황색 넥타이를 매고 나와서 개혁신당과 연대 하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있던데, 어떻게 보세요?
"언론이 그렇게 읽어 달라고 주황색 넥타이 맨 거죠. 다만 그건 본인의 희망 사항이고 공식적으로 접촉하거나 얘기가 된 건 없어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단일화를 하고 싶은데 개혁신당 몸값은 많이 비쌀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평론가님이 장동혁 대표 당선됐을 때 '장 대표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전 대표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까지 보면 그게 맞다고 보세요?
"'우리가 황교안이다'까지 외쳤잖아요. 지난번에 황교안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강성 보수와 절연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죠. 장 대표의 경우도, 고성국씨까지 입당한 상황이라고 보면 결국 황교안 대표의 길 갈 거고 황교안 대표의 길을 간다는 건 장동혁 대표가 중도에 사퇴를 안 한다는 거예요. 어떻게 해서든 여러 면피를 통해 지방선거를 장동혁 체제로 치른 다음, 그 성과를 보고 국민의힘이 노선 변경할 거라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