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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개혁공동행동 회원들이 2022년 4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선거제 개혁을 위한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반대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안 합의 처리를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정치개혁공동행동 회원들이 2022년 4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선거제 개혁을 위한 기초의회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반대하며 공직선거법 개정안 합의 처리를 반대하는 국민의힘을 규탄했다. ⓒ 유성호

대구에서 지방선거 이야기를 꺼내면, 대화는 대개 이렇게 끝난다.

"어차피 국민의힘이 다 먹고, 더불어민주당이 조금 나눠 먹겠지."

그 말이 너무 자연스럽게 반복될수록, 대구의 지방자치라는 말은 점점 공허해진다. 정말 대구의 지방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정당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할까. 다른 정당이나 진짜 정치를 희망하는 일꾼들은 지방의회에서 일을 할 수 없을까?

'정치개혁 실험지'였던 수성구,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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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대구 수성구는 언론에서 '정치개혁 실험지'로 불렸다. 기초의원 선거에 중대선거구제(3~5인 선거구)가 시범 도입됐기 때문이다. 선거구를 키워 거대 양당 독점을 완화하고, 다양한 정치 세력이 지방의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뒤따랐다.

그러나 결과는 그 기대를 정면으로 배반했다. 수성구 마 선거구는 5인을 선출하는 선거구였다. 국민의힘은 이 선거구에 4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그 결과 4명 전원이 당선됐다. 남은 1석만 민주당이 차지했다. 수성구 바 선거구는 4인 선거구였다. 국민의힘은 3명의 후보를 공천했고, 이른바 '가·나·다' 기호 순서대로 3명 모두 당선됐다. 민주당이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5인·4인을 뽑는 '큰 선거구'였지만, 제3정당이나 무소속이 들어갈 틈은 없었다. 선거구는 커졌는데, 정치의 폭은 오히려 더 좁아진 셈이다.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거대 정당의 독점 강화 실험으로서는.

현행 공직선거법은 기초의원 선거구를 1인·2인·3인·4인 이상으로 나눌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정당의 후보 추천과 관련해서는, 선거구에서 선출할 의원 정수 범위 안에서 후보를 추천하는 걸 막지 않는다. 다시 말해 3인 선거구에서는 한 정당이 3명, 4인 선거구에서는 4명, 5인 선거구에서는 5명까지 후보를 내는 게 합법이다.

이 구조가 중대선거구제와 결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거대 정당은 선거구 정수에 맞춰 후보를 '풀 공천'한다. 유권자는 정당 기호에 익숙해서 '가·나·다'를 찍는다. 그 결과 한 정당이 다수 의석을 쓸어 담는다. 제도의 취지였던 '다양성'은 실종되고, 독점만 강화된다. 수성구 사례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 결과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과 같은 한 정당의 지지세가 절대적인 지역에서는 법의 구멍이 아니라 거의 고속도로 하이패스 수준이다.

이 구조는 대구 전체 지방의회 구성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 수성구의회(총 22명)
국민의힘 15명, 민주당 6명, 무소속 1명

- 대구광역시의회(총 32명)
국민의힘 31명, 민주당 1명

이 정도면 '우세'가 아니라 압도적 독점이다. 대구시의회는 사실상 단일 정당 의회에 가깝다. 이런 구조에서 견제와 토론, 다양한 정책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구시의회, 수성구의회 정당별 의석분포 대구시의회는 31명 중 30명이 국민의힘이다. 수성구의회는 23명 중 국민의힘이 15명, 민주당이 6명, 무소속이 1명이지만 무소속 1명도 민주당에서 탈당한 의원이니 실질적으로 양당이 나눠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견제와 토론, 다양한 정책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구시의회, 수성구의회 정당별 의석분포대구시의회는 31명 중 30명이 국민의힘이다. 수성구의회는 23명 중 국민의힘이 15명, 민주당이 6명, 무소속이 1명이지만 무소속 1명도 민주당에서 탈당한 의원이니 실질적으로 양당이 나눠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구조에서 견제와 토론, 다양한 정책 실험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 조명호

헌법이 말하는 '대표성'과의 충돌

헌법재판소는 선거제도와 관련해 일관된 메시지를 내놓아 왔다. 선거제도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왜곡 없이 반영되도록 설계돼야 하며, 형식적 평등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를 다루면서 '대표성의 실질적 보장'을 반복해서 강조해 왔다.

이 기준에 비춰 보면, 중대선거구에서 한 정당이 선거구 정수만큼 후보를 공천하고 다수 의석을 독식하는 구조는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형식적으로는 모두에게 출마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조직력과 인지도, 기호 효과를 가진 정당만 유리하다. 이 간극은 헌법이 경계해 온 바로 그 지점이다.

최근 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 같은 소수 정당이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의원 중대선거구로 가자"고 목소리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의회가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아니라, 생활정치의 공간이 되려면 문을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 취지는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단순한 중대선거구제 확대에서 한 발 더 나가야 한다. 문만 넓히면 안 된다. 문을 넓히면서 동시에, 거대 정당이 문 앞을 통째로 점거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중대선거구 확대 논의와 함께 '정당별 후보 2인 제한'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이다.

4~5인 선거구에서 한 정당이 최대 2명만 후보를 낼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거대 정당은 기호 줄세우기로 의석을 싹쓸이할 수 없고, 남는 의석은 자연스럽게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신인 후보에게 열린다. 그때부터 선거는 '정당 내부 경쟁'이 아니라 정당 간 경쟁이 된다. 중대선거구를 '독점 장치'에서 '경쟁 장치'로 바꾸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정당별 후보 제한은 단순히 다양성을 위한 장치가 아니다. 정치 부패의 구조적 유인을 차단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정 지역에서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구조가 굳어지면, 공천권은 막강한 권력이 된다. 지방의원이 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구 국회의원 눈치를 보고, 줄을 서고, 돈 이야기가 스멀스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이 구조 때문이다. 최근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공천헌금 논란 역시 개인의 일탈 이전에 제도의 문제다.

정당별 후보 수를 2명으로 제한하면, 공천 하나로 당선이 보장되는 구조는 깨진다. 공천권의 가치가 낮아지고, 돈과 줄이 끼어들 여지도 줄어든다. 정치개혁은 단순한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라 구조를 바꾸는 일이 돼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민주당이 기초의원 선거에서 2인 선거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이 방향은 명백히 퇴행적이다. 2인 선거구는 구조적으로 '1번 정당 1석, 2번 정당 1석'으로 귀결되기 쉽다. 겉보기엔 경쟁 같지만, 실제로는 양당 나눠먹기에 가깝다. 지방의회에서 다양성이 들어설 문은 더 좁아진다.

필요한 것은 2인 선거구의 확대가 아니라, 3~5인 중대선거구의 확대와 정당별 후보 2인 제한의 결합이다. 이것이야말로 중대선거구를 제대로 작동시키는 최소 조건이다.

대구의 지방자치를 진짜로 하려면

 조국혁신당은 8일 오전 대구시당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8일 오전 대구시당에서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당선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조정훈

이제 솔직하게 묻고 싶다. 대구의 지방의회는 정말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나. 중앙정치에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이 지속되는 것도 답답한데, 지방에서까지 그 구조를 그대로 복붙(복사+붙여넣기)해야 할 이유는 없다.

대구에서도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같은 정당 소속 지방의원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건 특정 정당을 응원하자는 말이 아니다. 지방의회가 조금 더 시민의 얼굴을 닮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다. 선거구만 키워서는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 정치를 바꾸려면, 운동장만 넓힐 게 아니라 한 팀이 몇 명까지 뛰어도 되는지부터 정해야 한다.

정당별 후보 2인 제한은 그 최소한의 룰이다.

#중대선거구제#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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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에 행복과 미소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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