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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창공원에 있는 이매창의 시 '이화우'.
매창공원에 있는 이매창의 시 '이화우'. ⓒ 오승준

이름 향금(香今)보다 매창(매槍)이라는 호로 널리 알려진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아전 이탕종의 딸로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계유년에 태어나 계랑이라고도 불렸다. 시문과 거문고에 뛰어나 당대의 문사인 유희경·허균·이귀 등과 사귀었다.

개성의 황진이와 쌍벽을 이루는 조선 명기로 알려지지만 관기는 아닌 것으로 전한다. 유희경과 주고받은 시가 <가곡원류>에 실려 있으며, 허균의 <성소부부고>에도 계랑과 주고받은 시문이 실려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창의 시 몇 수를 소개한다. 먼저 부안 성황산 기슭에 세워져 있는 이매창의 시비에 새겨진 '이화우'의 한 대목이다.

이화우 흩날리제 울여 잡고 이별한 이
추풍 낙엽에 제도 나를 생각하는가
천리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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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한(自恨)

하룻밤 봄비에 버들과 매화는
봄을 다투는데
술잔 놓고 이별을 아끼는
안타까움 참기 어려워라.

조선시대 여류시의 대표작의 하나로 꼽히는 '이화우' 전문이다.

내 정령(精靈)술에 섞여 님의 속에 흘러들어
구곡간장을 촌촌 찾아가며
나를 잊고 남에 향한 마음을
다스리려 하노라.

잘 새는 다 날아들고 남루(南樓)에 북 울리도록
십주계기(十州佳期)는 허랑타고 하리로다
두어라 눈 넓은 님이시니 새와 어이 하리요
기러기 산 채로 잡아 정들이고 길들여서
님의 집 가는 길을 역역히 가르쳐 두고
밤마다 님 생각이 날 때면 소식 전케 하리라.

언약이 늦어가니 뜰의 매화도 다 지겠는데
아침에 울던 까치 유신(有信)라 하랴마는
그러나 거울 속 아미(蛾眉)를 다스려나 보리라.

도화(桃花)는 어찌하여 흥장을 짓고서서
세우동풍(細雨東風)에 눈물은 무엇 때문일까
봄볕이 덧없는 줄을 못내 슬퍼하노라.

등잔불 그무러갈제 창틀 짚고 드는 님과
오경종(五更鍾) 내려올 때 다시 안고 눕는 님을
아무리 백골이 진토된 들 잊을 줄 있으랴.

내 가슴 슬어난 피로 님의 얼굴 그려내어
나 자는 방 안에 족자 삼아 걸어두고
살뜰이 님 생각 날 때면 족자나 볼까 하노라.

창 밖에 삼정세우(三更細雨)내릴 때 양인심사양인지(兩人心事兩人知)라
신정(新情)이 미흡하여 하늘이 장차 밝아오니
다시금 나삼을 부여잡고 다음 기약을 묻노라.

창오산 불상수절(崩湘水絶)이라야 이내 시름이 없을 것을
구의봉(九疑峰) 구름이 가지록 새로와라
밤중만 월출어동령(月出於東嶺)하니
님 뵈온 듯 하여라.

덧붙이는 글 | [붓의 향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붓의#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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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붓의 향연]

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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