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충원 탐방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한중 청년 역사탐방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한중 청년들 ⓒ 고창남
지난 3일 오후 사단법인 한중글로벌협회(회장 우수근 중국 화동사범대학교 특별초빙교수)가 주최한 '한중 청년 역사탐방 프로젝트'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추모나 견학을 넘어, 일제침략이라는 공동의 역사적 시련 속에서 형성된 한중 양국의 연대 경험을 청년 세대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미래지향적 우호 관계로 연결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현재 진행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일정에 앞서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과 청년 차원에서 한중 우호의 역사적 토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충탑에서 시작된 공동의 성찰
행사는 한중 양국 청년 50여 명의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참배와 분향으로 시작됐다. 이어 참가자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임시정부 요인 묘역을 차례로 방문하며 대한민국 국가 형성과 민주주의 발전의 흐름을 따라갔다. 현충원 곳곳에 남아 있는 묘역과 기념시설은 단절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국가의 존엄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요구됐던 선택과 책임의 의미를 공유했다.

▲묵념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하는 참가자들 ⓒ 고창남
국립서울현충원은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이들이 잠든 국가적 추모 공간이다. 동시에 이곳은 나라를 잃은 시기에도 국가의 법통과 존엄,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던 결단이 집약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현충원에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법통을 지켜낸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인들이 함께 안장돼 있어,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과 의지가 동시에 교차하는 장소로 평가된다.
한국의 독립운동은 중국의 항일 투쟁과 교차하며 전개됐다. 이는 한중 양국의 역사가 분리된 궤적이 아니라, 같은 시대적 고통 속에서 나란히 흘러온 경험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현충원 탐방은 이러한 사실을 청년 세대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측 청년 참가자들은 "교과서로만 접했던 한국의 근현대사를 실제 공간에서 체감할 수 있었다"며 "항일 독립운동이라는 공통의 경험이 오늘날 한중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청년들 역시 "감정적 갈등을 넘어 역사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웃 국가와 대화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우수근인사말을 하는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중국 화동사범대학교 특별초빙교수) ⓒ 고창남
"한중 우호는 선언이 아니라 역사적 경험"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은 "현충원은 전쟁의 기억만을 간직한 장소가 아니라, 국가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존엄과 미래를 포기하지 않았던 선택의 기록이 남아 있는 공간"이라며 "임시정부 요인들이 중국 대륙에서 활동했던 역사는 한중 우호가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반복해 확인된 경험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방중을 앞둔 시점에서 청년들이 먼저 과거의 연대를 현재로 불러온 것은 앞으로의 한중 관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전 일정을 함께하며 한중 청년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송 대표는 "한중 관계는 현실 정치 속에서 갈등과 오해를 겪어 왔지만, 그보다 더 깊은 층위에는 공동의 항일 경험과 상호 보호의 기억이 존재한다"며 "총을 들었던 세대가 아니라 이해와 대화를 선택하는 청년 세대가 먼저 움직이는 것이 한중 관계 회복의 가장 현실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송영길인사말을 하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 고창남
한중글로벌협회는 이번 역사탐방을 단순한 참배 행사가 아니라, 과거의 역사를 토대로 미래 세대가 새로운 신뢰와 협력의 질서를 쌓아가는 첫걸음으로 평가했다.
협회 측은 "정상 외교와 맞물려 민간과 청년 교류가 한중 우호의 지속성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역사·문화·청년 교류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이번 행사가 동아시아 평화로 이어지는 장기적 협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