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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1.02 11:19최종 업데이트 26.01.03 10:05

새해 첫날, 남편의 첫 마디 "떡국 주세요"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여수 돌산 작금 오메가 새해 첫일출 지인이 만성리에서 보내준 오메가 일출, 정말 오메가 모양이다
여수 돌산 작금 오메가 새해 첫일출지인이 만성리에서 보내준 오메가 일출, 정말 오메가 모양이다 ⓒ 박근세

새해 아침, 휴대전화가 까똑까똑거린다.
사방에서 날아든 일출 사진들. 새해 인사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 타고 만사형통하세요!"
"말의 해! 희망찬 새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런데 집 안에서 들려온
새해 첫 목소리는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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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주세요!"

자고 일어난 남편의 첫 마디였다.
그렇게도 나이가 먹고 싶을까 싶기도 하고,
뭔가 이게 아닌데 싶기도 하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는 나와 가장 오래 산 사람이다.
친정 식구들보다도
친한 친구보다도
자식보다도 가장 오래 나와 시간을 나눈 사람.

"어디다 놔도 흠잡을 데 없는 내 아들이다."
돌아가신 아버님의 말씀이 떠오를 때면
나는 남편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짓곤 한다 .

그런 남편이 새해 첫 인사가
"떡국 주세요!"라니.

그도 멋쩍었는지
"뽀뽀 해줄 테니 얼른 떡국 줘!" 하며
냉큼 다가와 뽀뽀를 한다.
그 모습이 우스워 나는 얼른 냄비를 올렸다.

떡국은 한 해가 술술 풀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후루룩, 후루룩 한 살을 먹는 음식이다.
그렇게 한 그릇을 비우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
아, 정말 예순이 되었구나.

예순이 되었다고 삶이
갑자기 달라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아침밥을 차리고 남편을 부른다.

물론 나도 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떡국 한 그릇 앞에서 남편을 부르는 일, 그것이 행복이며 새해의 시작이라는 것을...

떡국 사위가 끓였다는데 참 정갈하게 보인다 맛도 있었다고 한다.
떡국사위가 끓였다는데 참 정갈하게 보인다 맛도 있었다고 한다. ⓒ 김용자

딸아이와 사위에게서
새해 인사와 함께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사위가 끓였다는 떡국.
참 정갈해 보였다.
맛도 있었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참, 우리 때와 다르긴 다르다.

남편도 사위가 떡국을 끓여줬다는 딸의 말에
무척 좋아하며 웃는다.

내년 첫 인사를 기대해 봐도 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새해#일출#떡국#병오년#말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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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자 (jkyj0925) 내방

여수 바다를 품고 살다가 먼바다로 새롭게 항해하고자 합니다 고래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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