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이 나올 때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에 선을 그었다. 경찰 수사가 먼저라는 것이다. 하지만 21일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특검법에 합의하자 22일 민주당도 수용 의사를 밝혔다.
통일교 특검에 대한 각 당의 셈법은 무엇일까? 이와 함께 국민의힘 내부 문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들어보고자 지난 25일 조대원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조 전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충격인 통일교 의혹... 국힘-민주, 상호 폭로전이 낫다 생각한 듯"

▲조대원 전 개혁신당 최고위원 ⓒ 조대원 제공
- 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어떻게 보세요?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유명 정치인들이 통일교와 연루됐다는 사실 자체가 큰 충격이었어요. 사교집단의 행사에 정치인들이 줄줄이 참석해서 사진 찍고 축사하고 심지어 금품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 나라 정치인 집단이 얼마나 국민 상식과 괴리가 있는 집단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요."
- 통일교 교인도 우리 국민이고, 만나는 건 문제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도 통일교 신자인 친구와 만나지만 그 친구가 통일교의 숙원 사업이나 특정 목적을 위해서 제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진 않거든요. 그 친구가 요청한다고 해서 제가 통일교 집회 같은데 참석하지도 않고요. 그런데 통일교가 분명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접근했는데도 거기에 줄줄이 엮여 행사장에 가고 축사를 보냈다는 게 어찌 정상이라 하겠어요? 한학자 총재라는 교주에게 쫓아가서 머리 숙이고 수천만 원 돈까지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는데,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냐는 거죠."
-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을 요구하자 민주당이 예상보다 일찍 받았어요. 통일교 특검에 대한 각 당의 셈법이 다를 것 같은데.
"일단 민주당 같은 경우는 통일교 특검에 대한 국민 여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오는데서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력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던 전재수 장관이 사실상 이번 건으로 불투명해졌잖아요. 이럴 것 같으면 차라리 다 까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을 거예요. 왜냐하면 국민의힘도 이미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어 4년 구형까지 받은 상태 아닙니까? 게다가 이번 통일교 리스트를 보면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상당수 포함됐음에도 전재수 전 장관의 인지도 때문에 민주당만 계속 부각되는 게 억울하단 생각을 했을 거예요. 차라리 국민의힘과 상호 폭로전을 통해 이전투구를 하는 게 훨씬 더 유리하겠다는 정치적 계산도 있었던 것 같고요."
- 개혁신당은요?
"개혁신당은 곧 '이준석당'인데, 이준석 대표의 존재감이 지난 대선에서의 저조한 성적으로 급전직하한 상태에서 예상치 못한 대형 호재를 만난 거죠.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은 고사하고 후보조차 제대로 못 낼 절박한 상황에서 이번 통일교 게이트로 거대 양당을 동시에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은 거니까요."
- 개혁신당에 호재일까요?
"호재가 맞긴 한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개혁신당의 명운을 뒤바꿀 결정적 한방이 되진 못 할 거예요. 국회의원 숫자가 3명에 불과한 미약한 당세도 문제지만, 국민들이 '이준석당'에 대해 이젠 기대 자체가 크지 않은 게 더 큰 문제예요. 의석 수가 작아도 높은 선명성과 도덕성을 통해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다면 결코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개혁신당은 더 이상 그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당이 아니거든요.
2년 전 창당할 때는 각 당에서 바른 소리하다 쫓겨나 올곧은 이미지의 정치인들이 많이 들어갔잖아요. 근데 지금은 대부분 떠났고, 남아 있는 몇몇 전직 국회의원들도 방송 같은데 나와서 개혁신당이라는 걸 잘 밝히질 않아요. 이런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의 원맨쇼로 통일교 특검 이슈 하나를 갖고 정국을 주도하기에는 역부족이죠. 따라서 통일교 이슈로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획기적으로 오르거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들이 개혁신당 후보에게 표를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고 여겨지고요. 다만 향후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는 이번 건이 중요한 초석이 되어줄 거란 생각은 드네요."
- 지금 특검 추천권 가지고 논의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될까요?
"국민들이 봤을 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통일교 게이트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정당이기에 추천권을 가져선 안 된다고 봐요. 그렇다고 개혁신당이 추천권을 독식하겠다는 것도 국민들 눈에는 말 안 되는 소리죠. 왜냐하면 개혁신당도 국민들이 믿고 일을 맡길 집단과는 거리가 있거든요. 당장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을 그렇게 비판해 놓고, 그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지 않음에도, 그들과 손잡고 함께 하는 모습에서 어찌 진정성을 느낄 수가 있겠습니까. 국민의힘과 손잡고 어떻게든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이득 보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여요.
조국혁신당이나 기본소득당이 더불어민주당의 2중대라고 그간 보수진영에서 많이 비판하고 조롱했는데, 지금 '이준석당'이 딱 보수진영의 '조국당' '용혜인당'인 거죠. 이준석 대표의 최근 행보를 보며 국민들은 '아 또 선거철이 다가오는구나'란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럴 거면 제3당인 조국혁신당과 4당인 진보당이 개혁신당보다 더 큰 지분을 갖는 게 상식적이잖아요. 국민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건 정치적 상황과 계산에 따라 오락가락해 온 정치인과 정치집단이 아니라, 이번 건을 정말 사심 없이 1부터 100까지 다 밝혀 공정하고 정의롭게 처리해줄 그런 사람이나 단체인 거예요."
-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에 '통일교 종교법인 허가 취소'를 언급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그게 가능하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국민의힘은 통일교를 정상적인 종교단체로 보는 건지 아니면 이단종교로 보는 건지 자신들의 분명한 견해를 밝히는 게 우선이란 생각이 들어요. 헌법에 있는 '종교의 자유' 조항이 사회 상규에 반하고, 조직적 반복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며 우리 공동체의 안정을 해쳐온 사교집단에 적용되는 건 아니지 않나요? 따라서 통일교에 대해 '종교의 자유' 운운한다면 국민의힘은 사교집단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정당이라고 봐야겠지요."
"24시간 필리버스터 장동혁, 짠하기만... 이 체제가 얼마나 더 버틸까"
-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겠다면서 필리버스터를 했어요. 특히 장동혁 대표는 혼자 24시간을 했죠. 어떻게 보셨나요.
"인간적으로는 참 짠했어요. 24시간 동안 서서 계속 얘기를 한다는 게 정말 초인적인 집중력과 수고가 있어야 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100석 넘는 거대 야당의 대표가 고작 그것밖에 할 게 없다는 게 장 대표의 정치력 부재 및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를 또 한 번 입증한 거예요. 국민들은 장동혁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 한 것에 대해 관심 자체가 없고, 소식을 접한 몇몇 국민들 역시 그 모습에서 무슨 감동을 느낀 사람은 없거든요.
지금의 수세적 정국을 반전시킨 것도 아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는 단초를 놓은 것도 아니잖아요. 결국 내부에서 자기들끼리 짠해하고 자기들끼리 자화자찬하는 수준에 그친 거잖아요. 때문에 저는 장동혁 체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까란 생각을 갖게 됐어요."
- 국민의힘 비대위 설이 나오잖아요. 장동혁 대표 체제로 지방선거를 못 치를 거란 주장이 많은데.
"비대위로 간다고 국민의힘이 다음 지방선거를 이길 것 같지는 않아요. 누가 비대위원장이 되든 다음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압승할 거예요. 다만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장동혁 체제가 내려오고,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인물들로 국민의힘의 얼굴과 메시지가 바뀌어야 해요. 예를 들어 그간 당내에서 바른 말 하다가 박해받아온 유승민이라든가, 적어도 김종혁 양향자 조경태 안철수 한동훈 이런 사람들로 비대위를 꾸리면 국민들이 바라봤을 때 '이젠 저 당이 정말로 바뀌려고 몸부림을 치는구나' 그렇게 여기기 시작할 거예요.
사람 쉽게 안 변한다고 하잖아요. 사람이 안 바뀌는 데 조직 문화가 하루아침에 변할 리 만무하고요. 다시 광주 가서 무릎 꿇는 거, 혹은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저희 반성합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이런 현수막을 걸어 놓고 단체로 고개 숙이는 정도일 건데, 그런 것에 마음이 움직여 표를 주기에는 그간 국민들이 너무 많이 속았잖아요."
- 민주당은 논란이 많은 내란전담재판부법과 정보통신망법을 통과시켰는데.
"결국은 본인들이 원하는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본인들이 권력 잡았을 때 하고 싶은 대로 다 한번 해보겠다는 거라고 생각해요. 향후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이 재개되었을 때 그걸로 대통령을 보호하겠다는 의도도 읽히고요. 저 같은 사람 눈에는 그런 모든 게 억지고 오만이고 꼼수로 밖에 안 보여요. 지금 당장은 국민의힘이 워낙 지리멸렬한 상태니 선거 결과를 바꿀 정도로 파괴력이 있진 않지만, 결국 이런 게 계속 쌓이다 보면 국민의 마음이 또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거거든요. 지금은 고작 가랑비에 지나지 않지만 '가랑비에도 옷은 젖는다'는 말을 민주당이 기억했으면 싶네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청래 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 유성호
-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관련 의혹이 계속 나오는데.
"이 정도면 빨리 물러나는 게 정상 아닌가요? 본인은 다소 억울한 면이 있겠지만, 이 정도로도 이미 집권 여당의 원내 사령탑으로는 부적격이에요. 그럼에도 계속 버티며 당의 공적인 스피커를 사용하여 자신의 의혹과 추문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국민 눈에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에요. 지금 국민들이 더불어민주당에 조금이라도 더 큰 지지를 보내주는 이유는 '그래도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는 좀 더 염치가 있는 정당'이라고 여기기 때문인데, 이런 게 계속 쌓이면 그런 국민의 마음이 변할 수도 있겠죠."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50% 초반대로 하락한 건 어떻게 보세요?
"아직까지는 선방하고 있는 거예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국민들 눈에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윤석열 정부가 했다면 과연 이거보다 잘 했을까'란 생각을 많이 갖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런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현재의 지지율에 녹아있는 거고요."
(*24일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51.9%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22일~23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무선전화 가상번호 데이터베이스에서 추출한 표본을 대상으로 자동응답(ARS)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포인트. 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 충남 통합 이슈를 던졌는데.
"대전 충남 통합은 국민의힘이 더 관심을 갖고 주장했던 내용이거든요. 근데 이걸 이재명 대통령이 치고 나가버려 국민의힘이 많이 당황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국민들은 누가 먼저 시작했느냐보다는 누가 그걸 마무리했느냐에 더 큰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거든요. 상 차리는 사람보다 나중에 숟가락 올렸다 쳐도 그걸 국민 입에 떠먹여주는 사람을 더 기억하고 고마워해요. 민심이란 게 그만큼 변화무쌍하고 얻기가 어려운 거예요."
- 이게 실현되면 수도권 집중 완화에도 도움이 될까요?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왜냐하면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산-경남 다 통합하면 메가시티들이 나올 거 아니에요. 대구 경북 같은 경우에는 인구 5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나와요. 유럽의 여러 선진국들 중에도 저 정도 사이즈의 국가들이 많잖아요. 행정 중복 등 낭비 요소가 없어지면서 자금력과 경쟁력이 향상될 거고, 이를 통해 중앙정부로부터 더 큰 권한을 위임받아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 분명 수도권 집중은 완화될 거라고 여겨집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의소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