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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담은손편지 ⓒ 달리아
120여 장의 편지를 썼다. 지난해부터 가르쳤던 6학년 학생들 모두에게 며칠에 걸쳐 편지를 썼다. 한 명, 한 명의 이름과 특징들을 떠올리며 사랑을 담으려고 했다. 꾹꾹 눌러 쓴 손글씨에 엄지와 검지 사이 근육이 아파왔지만,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맑고 예쁜 아이들의 얼굴들과 함께했던 추억들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편지를 나눠주며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고 두 팔을 벌려 꼭 안아주었다. 때론 엄마처럼 곁에 두고 잔소리도 하며 더 챙겨주고 싶은 아이들도 있어 차마 마음이 떠나지 않았다. 편지를 받아들고서 수줍게 웃거나, 울음을 터트리며 안기던 아이들의 모습에 나도 웃고 또 울었다. 평생 간직한다며, 꼭 꿈을 이뤄 다시 만나자고 감사 편지를 써온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달리아샘에게 그려준 달리아 그림 ⓒ 달리아이정현
올해 책을 내고 열었던 북토크에서 14년 전 6학년이었던 제자가 찾아왔다. 제자의 지갑 속에는 내가 써주었던 쪽지가 코팅이 되어 들어있었다. 힘들 때면 늘 꺼내봤다고 했다. 나의 작은 말이나 행동이 이처럼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교사라는 직업이 그래서 참 어렵다. 나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여전히 성장 중인 사람이라, 혹여 실수라도 할까봐 무척 조심스럽다. 아이들은 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비추고, 흡수하기도 하기에, 교실 앞에 설 때면 긴장이 되기도, 떨리기도 한다.

▲칠판 가득 피어난 사랑 ⓒ 달리아이정현
그럼에도,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을 주고자 최선을 다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우리가 진정 배워야 것들이 무엇인지 함께 탐구하고 성장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소중하며 각자가 고유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 우리 모두가 한 몸의 부분처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돌아보면 내가 했던 모든 수업의 학습 목표는, 결국 사랑이었다. 사랑이 없는 지식과 삶은 의미와 방향을 잃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배움과 가르침은 나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가 전하고 싶었던 진심과 사랑이 아이들의 삶에 따스한 빛처럼 스며들기를 소망한다. 이 마음이 때론 험난하기도, 고난하기도 한 삶의 여정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마음으로, 내가 만난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서로 사랑하라.'
성탄을 하루 앞둔 날, 새 계명을 기억하며, 산타의 선물처럼, 세상 모든 아이들의 마음에 사랑의 빛과 온기가 널리 잘 전해지길 기도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SNS와 브런치스토리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