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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목도나루학교 학생들이 지난 7월, 괴산군수 관사를 방문해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있다.
충북 목도나루학교 학생들이 지난 7월, 괴산군수 관사를 방문해 프로젝트 학습을 하고 있다. ⓒ 목도나루학교

충북 지역 고1 학생들의 나루터 노릇을 해온 '고교 전환기' 공립형 목도나루학교의 수료생(고교생)들과 학부모들이 윤건영 충북교육감에게 "선생님을 빼앗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2026학년도에 '교과 담당교사 8명 가운데 1/4인 2명을 줄이겠다'는 교원 가배정 공문을 받은 뒤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다양한 교육 위해 선생님 더 필요한데, 줄이다니..."

23일, 충북교육청 '교육감에게 바란다' 게시판을 살펴봤더니, 목도나루학교 교사 감축을 비판하는 글 17개가 올라와 있다. 이 학교 수료생과 학부모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게시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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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도나루학교는 고교 1학년 학생들이 입시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삶을 1년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공립기숙형 대안학교다.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와 비슷한 학교다. 2023년에 문을 연 이 학교는 현재 3기 19명의 학생을 8명의 교과교사가 가르쳐 왔다.

하지만 충북교육청이 이들 교사 가운데 1/4을 감축하는 계획을 내놓자, 학교가 초비상이 걸렸다. 비슷한 취지의 전환형 공립 대안학교(비기숙형)인 서울 오디세이학교의 경우 교사 수를 2022년에 오히려 1명 늘려 현재 18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숫자를 유지하기로 한 것과 대조된다.

목도나루학교 한 학부모는 '교육감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쓴 글에서 "선생님 두 분을 감축한다고 들었다. 진정한 배움을 위해 애쓰시는 선생님들을 빼앗지 말아 달라"라면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의 특성상 선생님들이 더 필요한 상황인데, 인원 감축이라니. 다름을 포용하는 충북교육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이 학교 2기 수료생인 한 학생(현재 일반고교 2학년 생)도 "저는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목도나루학교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와 스스로를 돌아보는 힘 등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라면서 "선생님들께서 이른 시간부터 늦은 시간까지 있으시며 저희를 세심하게 지도해 주셨다. 이런 교육환경을 가진 학교에서 교사 인원을 감축하는 것은 목도나루학교의 교육적 역할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학교 2기 수료생인 또 다른 학생(현재 일반고교 2학년 생)도 "길잡이 교사 분들의 따뜻한 관심이 목도나루학교를 나온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힘이 된다"라면서 "목도나루학교 같은 학교를 늘렸으면 늘렸지 교사 수를 감축하는 것은 정말 시대착오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목도나루학교 학부모회는 최근 충북교육청에 접수한 의견서에서 "최근 학교 초대 설립 정신에 어긋나는 충북교육청의 방침에 학부모들이 의견을 제시한다"라면서 "예산 삭감을 중단하고 선생님들의 인원을 유지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충북교육청 "전체적인 교사 감축 상황, 목도나루학교만 줄이려는 것 아냐"

이에 대해,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전체적인 교사 감축 기조에 따라 전체 학교의 교사를 줄이다 보니 목도나루학교의 교사도 줄어든 것이지, 이 학교의 교사 수만 줄이려고 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동안 이 학교에 교사 지원이 많았고, 고교 2학급 기준 교사 정원은 5명이란 점도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하지만 지금 가배정 상태이기 때문에 이 학교와 소통하면서 이 학교의 특수한 교육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목도나루학교 교원들은 <오마이뉴스>에 "기숙형 목도나루학교는 길잡이 교사제를 통해 학생 탐구형(프로젝트) 학습을 교사 여럿이 함께 지도하는 대안학교인데, 일반학교와의 형평성만을 내세워 교사를 1/4이나 줄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는 교육청이 목도나루학교의 특수성도 그동안의 성과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도나루학교#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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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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