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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찬 광복회장 나의 항일 답사 때마다 노잣돈을 후원해 주시다. 후일 '광복회 고문' 위촉장을 주시다.
이종찬 광복회장나의 항일 답사 때마다 노잣돈을 후원해 주시다. 후일 '광복회 고문' 위촉장을 주시다. ⓒ 광복회 / 임소희

나는 지난 12일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일주일 째 집안에서 칩거 요양 중이다. 그런데 오늘 오후 3시, 강원지방 우정청 우표 발행 실무자 두 분이 내 집을 찾아오셨다. 최근에 이루어진 약속이 아니고 이미 예약된 약속이라 내방을 허락했다.

두 분 가운데 강원 우정청 장연옥 주무관은 여러 번 만나 낯익은 분이지만, 다른 낯 선 한 분은 새로 부임한 박나영 주무관이란다. 즉 지난번에 동행한 이시은 주무관은 그새 세종특별자치시 우정청 본부로 영전하시고, 그 후임으로 오신 분이라고 했다.

그 두 분이 내 집을 찾은 주 목적이다. 지난 '6월 보훈의 달'에 나의 자료 제공으로 발행한 6.25전쟁 기념 우표시트 후속 작으로 2026년 3월 3.1절 특집 '독립운동사 및 관련 사진 이미지'로 우표제작을 기획하고 있는 바, 나에게 자료 요청 도움을 청하고자 왔단다.

우정청  우표발행 장연옥(좌), 박나영(우) 주무관이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우정청 우표발행 장연옥(좌), 박나영(우) 주무관이 관련 자료를 살피고 있다. ⓒ 박도

내 감히 청할 수 없는 일이지만, 뜻밖에 반가운 소식이라 이전에 흔쾌히 방문을 허락했다. 나의 조그마한 수고로 얻은 자료들이 대한민국 우정청에서 우표로 발행된다는 것은 이 또한 가문의 영광이 아닌가. 장연옥 주무관은 지난번에 발행한 6.25기념 우표시트가 인기리에 발행, 판매도 매우 순조롭게 끝났다고 하면서 내년 3.1 절 기념 우표 시트 발행에도 적극 도와 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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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 천년을 앞둔 1999년부터 이후 약 20년 간 항일유적답사로 국외 중국 대륙을 4차례나 누볐고, 겸하여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발자취를 더듬고자 그분의 마지막 160일 간 발자취도 곧이곧대로 뒤따른 바 있었다.

그리고 국내의 항일유적지도 숱하게 누빈 바, 특히 호남 의병 유적지는 2007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 전라남북도 전역을 8차례나 답사했다. 그리하여 '호남 벌에 휘날리는 창의의 깃발 -누가 이 나라를 지켰을까'라는 단행본과 함께 답사 기간 내도록 <오마이뉴스>에 그 답사기를 인기리 연재하였다.

6.25전쟁 기념 우표시트
6.25전쟁기념 우표시트 ⓒ 박도

하늘이 허락하고, 땅이 돕고, 사람이 도와야

이러한 나의 행적을 훑어본 우정청에서는 아마도 적임자로 여기고, 그 자료 제공을 요청했나 보다. 그새 세월이 흘러 80세에 이른 지금의 나라면 도저히 그런 일을 엄두 낼 수도 없는 대장정이었다.

당시 드넓은 중국 대륙은 비행기로, 열차로 종횡무진 베이징 -> 상하이 -> 중국 동북 삼성의 항일유적지를 두루 탐방했다. 현지 젊은 안내 인조차도 빡빡한 일정에 헉헉 대며 주저앉는 데도 나는 홀로 산 정상에 올라 그 유적지를 카메라에 담았고, 그날 저녁에는 숙소에서 단 잠도 미룬 채 무딘 붓을 휘둘러 이른 새벽 송고했다.

아마도 그런 거칠고 고된 답사였기에 스멀스멀 소리 소문 없이 널리 알려져 80 고령의 강원 산골 문사에게 뒤늦은 귀한 청탁의 기회가 주어지나 보다. 두 분은 나의 노트북에 잠자고 있는 각종 사진 자료들을 살펴본 뒤 상의한 결과다. 우선 이달 말까지 내가 그 시안을 작성하여 우정청으로 보낸 다음, 내부 심사에서 통과되면 2월 중 발행을 시작하여 곧장 시판키로 잠정 합의했다. 그런 뒤 내부 심사 자료로 나의 저서 몇 권을 참고자료로 가져갔다.

사실 요즘은 출판이나 우표 시트 제작 같은 일은 매우 귀하고 성사되기 어려운 세태다. 지난 20 여 년, 청산리 봉오동 항일전적지 일대를, 호남의 산하를 주름잡아도 무탈했던 내 다리에 감사한다. 내가 요즘 뒤늦게 깨우친 바는 어떤 일이 성사되려면 하늘이 허락하고, 땅이 돕고, 사람이 도와야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호남의병 안내자 고 고영준(좌) 선생과 홍영기(우) 순천대 교수
호남의병 안내자고 고영준(좌) 선생과 홍영기(우) 순천대 교수 ⓒ 박도

나에게 그런 일을 하도록 허락해 준 하늘과 땅의 신에게, 그리고 직접 답사를 지도해 주시고 길 안내를 자청하며 앞장 서 주신 이항증, 김중생, 조세현, 고영준, 오용진, 김갑제 선생, 그리고 이 거룩한 일에 알뜰히 지도해 주시고 자문해 주신 순천대 홍영기 교수님, 전 동북아재단 장세윤 수석연구위원님, 그리고 이종찬 현 광복회장님, 이영기 변호사님, 황영구 치과원장님 등 여러분이 성원해 주시고 몰래 노잣돈을 내 주머니에 넣어주신 그 정성으로 큰일을 할 수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뒤늦게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여러 어르신 지도와 성원으로 역사 현장을 두루 탐방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에 계신 선열께서 느꺼워 귀하의 등을 두드려 주실 겁니다.

독자 여러분! 다가오는 3.1절 기념 우표 시트 발행을 기대해 주시고 시판하게 되면 기념으로 많이 구매해 주십시오.

청산리 전적지 목비 청산리 항일 전적기념 목비로 이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목비 대신 이후 돌 비석이 새로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청산리 전적지 목비청산리 항일 전적기념 목비로 이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이 목비 대신 이후 돌 비석이 새로이 세워졌기 때문이다. ⓒ 박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박도 페북에도 실립니다.


#31절#우표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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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 (parkdo45) 내방

교사 은퇴 후 강원 산골에서 지내고 있다. 저서; 소설<허형식 장군><전쟁과 사랑> <용서>. 산문 <항일유적답사기><영웅 안중근>, <대한민국 대통령> 사진집<지울 수 없는 이미지><한국전쟁 Ⅱ><일제강점기><개화기와 대한제국><미군정3년사>, 어린이도서 <대한민국의 시작은 임시정부입니다><김구, 독립운동의 끝은 통일><청년 안중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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