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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의회.
대구시의회. ⓒ 조정훈

대구시의회가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조례안을 또다시 유보하기로 하자 인권단체들이 “반인권적 작태”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관련기사 : "가정환경 어려운 학생들 하는 것"... 청소년 노동 비하한 국힘 대구시의원)

대구인권단체연석회의는 18일 성명을 통해 “대구시의회가 8년 만에 다시 발의된 청소년 노동인권 조례를 끝내 유보했다”며 “청소년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최소한의 안전망 구축을 거부하고, 심지어 이들을 비하하는 망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지난 16일 경제환경위원회를 열고 김정옥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에 대해 심사했으나 '유보'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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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들은 조례를 유보하면서 혐오세력의 문자폭탄이 있었다거나 노동법에서 노동자의 권익 보호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일부 의원은 청소년들의 노동을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공부 취미가 없는 학생들이 하는 것’으로 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인권단체는 노동인권 조례를 심의하면서 일부 시의원들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조례 심사 과정에서 일부 시의원들이 ‘공부에 취미 없는 학생들’, ‘아이들이 잘못 풀리면 사회 악순환’ 등 반인권적 발언을 쏟아냈다며 “청소년 노동을 낙오자의 일로 취급하는 편견과 차별로 가득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신성한 가치이며 청소년의 노동 역시 성인의 노동만큼 절박하고 소중하다”면서 “시민의 대표라는 자들이 청소년을 향해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을 내뱉은 것은 대구시의회의 수준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밝혔다.

또 시의회가 ‘문자 폭탄’과 ‘우려의 목소리’를 이유로 조례 심사를 미룬 데 대해서도 “소수 혐오세력의 집단 민원이 두려워 전국 12개 광역지자체가 이미 시행 중인 상식적인 조례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시의회가 과연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동인권’이라는 단어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며 행정적 근거를 부정하는 것은 대구가 인권의 불모지임을 스스로 자인하는 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시의회가 ‘상위법이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조례안을 유보한 것에 대해 “대구·경북 지역 청년 노동자의 41%가 임금체불과 괴롭힘에 노출돼 있다는 실태조사는 시의회의 주장이 얼마나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인지를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는 “상위법이 있음에도 위반 사례가 속출하기에 지자체 차원의 실태조사와 교육, 상담 지원이 절실한 것”이라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대구시의회가 청소년들의 노동현장의 고통을 애써 방관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투표권이 없다고 인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 노동자는 시의원들이 멋대로 규정하는 ‘문제아’가 아니라 대구의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미래를 만들어갈 시민”이라며 “시의회는 청소년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유보된 조례안을 즉각 재심사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구시의회가 끝내 청소년의 노동 현실을 외면한다면 지역 시민사회와 연대해 반인권적 행태를 끝까지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청소년노동인권조례#대구시의회#조례유보#대구인권단체연석회의#노동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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