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노동페스타에 참석해 축사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 기고자 본인 촬영
'공공'을 내세운 배달앱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민간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불공정거래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플랫폼임에도, 경기도를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여전히 이 플랫폼과 협약을 맺고 세금과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 공공배달앱 '땡겨요' 이야기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린 국제노동페스타 현장에서 나는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고용노동부, 경기도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는 '청년, 지방정부, 그리고 일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더 나은 노동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국제 행사였다. 그러나 바로 그 주최 지역인 경기도가 노동 현장과의 충돌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플랫폼과 협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노동 현장에서 본 '공공배달앱'의 실제 모습

▲필자가 국제노동페스타 현장에서 경기도의 땡겨요 공공배달앱 운영사 선정 및 협약에 대해 공개 비판하고 있다. ⓒ 기고자 본인
플랫폼 배달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시선에서 볼 때, '땡겨요'는 공공을 표방하지만 운영 방식은 민간 플랫폼과 구조적으로 다르지 않다. 낮은 운임을 전제로 한 과로 유도, 배달 시간을 압박하는 방식, 알고리즘 뒤에 숨어 안전과 책임을 개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구조가 현장에서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앱'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는 2024년 '땡겨요'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올해 1월에는 공공배달앱 운영사로 선정하며 행정적·재정적 지원에 나섰다. 이후 수원시를 비롯해 서울의 여러 자치구와 다른 지자체까지 이 플랫폼과 잇따라 협약을 맺고 있다. '공공배달앱 활성화'라는 정책 목표 아래, 특정 플랫폼과의 협력 구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투입되는 재원이 '세금'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와 일부 지자체는 예산을 투입해 '땡겨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상품권을 1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할인분은 지자체 예산으로 보전되는 구조다. 특정 플랫폼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공공 재원으로 지원하는 방식이 과연 공공성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이 플랫폼이 현재 공정위의 공식 조사 대상이라는 점이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본력과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한 불공정거래 의혹을 비롯해 다른 공공배달앱의 핵심 기술 문서와 지자체 협력 구조를 부당하게 취득했다는 주장, 가맹점에 특정 금융상품 이용을 강제했다는 문제 제기 등이 이어지며 공정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공공을 표방한 플랫폼이 공정성과 상생을 훼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 법적 판단이나 제재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자체들이 협약을 유지하며 지원을 이어가는 것은 단순한 행정 선택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 공공 정책이 특정 플랫폼의 사업 확장과 시장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배달앱이라는 이름 아래 노동 조건은 민간 플랫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반면, 플랫폼은 공공의 신뢰를 발판 삼아 성장하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조가 만드는 위험, 반복되는 산재

▲국제노동페스타 공식 자료에 올라온 '청년·노동·미래' 슬로건 ⓒ 경기도, ILO, 고용노동부
플랫폼 배달노동은 이미 수년 전부터 한국 사회에서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영역으로 지적돼 왔다. 이는 개별 노동자의 부주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 압박과 책임 회피를 전제로 설계된 플랫폼 구조의 문제다. 공공을 표방하는 정책이라면 최소한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방치하지 않겠다는 기준과 조건이 제시돼야 한다.
불공정거래 의혹과 노동 조건에 대한 문제 제기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공 재원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선택인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착취적 구조에 대한 우려와 각종 의혹이 정리되지 않은 플랫폼과의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공공'이라는 이름은 오히려 노동 현실을 가리는 가면이 될 수 있다. 공공이라면 기준은 분명해야 한다. 경기도와 지자체는 지금이라도 협약 구조와 지원 방식을 재점검하고, 공공의 이름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