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도민모임, 16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 '마을교육공동체 예산 복원 촉구' 집회. ⓒ 윤성효
국민의힘이 절대다수인 경상남도의회가 인구감소·지역소멸 대응을 위해 필요한 마을교육공동체 관련한 미래교육지구 예산을 전액 삭감해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미래교육지구 성과에도 '논의 없는' 전액 삭감"이라고, 포럼사람과교육(대표 송영기)은 "규탄한다", 전교조 경남지부(지부장 김지성)는 "참담하다"라고 밝혔다.
경남도의회는 16일 제428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를 열어, 미래교육지구 관련 예산안을 삭감해 경남도교육청 예산을 통과시켰다. 경남교육청이 편성했던 미래교육지구 예산안은 26억 3626만 원이었다. 이 예산안은 경남도의회 교육위에서는 통과되었으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삭감되었다.
교육청 "교육격차 해소, 인구감소 위기 극복할 교육 기회 날려"
경상남도교육청은 경남도의회에서 의결된 '인구감소 위기 대응 미래교육지구 운영' 예산 삭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경남교육청은 "인구감소 및 지역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는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교육청·지자체·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모델이다"라며 "이는 지방분권 시대에 부합하는 미래지향적 정책으로, 교육 기반이 부족한 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교육 지원을 통해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인구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타 시·도에서는 관련 조례를 제정해 인구 위기 극복에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이재명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지역 맞춤형 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2026년 교육부 추진 과제로 확정하였으며, 지역 소멸 등 시대적 과제를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을 통해 지역 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정책을 펼치려 하고 있다"라며 "미래교육지구 예산 삭감은 정부의 정책 기조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남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지역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확충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마을의 다양한 공간과 시설을 활용해 지역 주민과 함께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생태계 확장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라며 "그간의 활동을 보면, '교육의 다양성 확대 및 교육 기회 제공을 통한 학생들의 미래역량 함양', '지역 특색을 반영한 현장탐방프로그램 제공 및 학교-마을 연계를 통한 교육과정의 질 제고', '지역 교육력 향상으로 인한 학교와 마을의 발전', '학교와 지역교육의 공공성 확대 등 지역교육 발전'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경남교육청은 "공식 질의나 정책적 토론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전액 삭감한 것은 단순한 예산 삭감의 문제를 넘어 정책 성과에 대한 검증과 숙의라는 의회의 기본 기능이 충분히 작동했는지에 대한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종훈 교육감은 "미래교육지구 사업은 특정 사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경남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방향이며,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 또한 90% 이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었다고 판단한다"라며 "미래 교육은 마을의 선한 자원을 바탕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학교에서 지역으로 배움을 확장해야 하며, 경남교육청은 학교·지역과 함께 아이 한 명 한 명의 성장을 책임지는 정책은 계속 추진되어야 할 교육정책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포럼사람과교육 "예산 삭감을 강력히 규탄한다"
포럼사람과교육은 성명을 통해 "도의회의 마을교육공동체 예산 삭감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도의회 본회의는 예결특위가 전액 삭감한 마을교육공동체 예산을 끝내 복원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공교육의 책임을 포기하고 경남 아이들의 교육 공공성을 외면한 명백한 정치적 선택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의회는 이미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폐지, 본예산 삭감, 추경 거부에 이어 예결산특별위원회 전액 삭감까지 반복해 왔다"라며 "오늘 본회의에서마저 예산 복원을 거부했다. 이는 일회성 판단이 아닌,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 예산 거부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왜 아이들이 정치적 판단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가. 왜 경남의 미래가 도의회의 정쟁 속에서 외면받아야 하는가"라며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은 방과 후 돌봄조차 받기 어려운 농산어촌 아이들, 또래와 어울릴 공간이 부족한 교육 소외 지역 아이들을 위한 공교육의 최소한의 안전망이었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아이 한 명 한 명의 삶을 책임지겠다는 경남교육의 약속이었다. 그러나 도의회는 그 약속을 저버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를 삭감했다. 조례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했다. 정치적 계산을 선택하고, 아이들의 배움을 외면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도의회의 오늘 결정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누가 아이들의 교육을 외면했는지, 누가 공교육의 책임을 방기했는지, 누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경남의 미래를 포기했는지 우리는 기록할 것이다. 그리고 도민과 함께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지성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예결위에서 질의나 논의 조차 하지 않고, 마을교육예산이 전액 삭감되었고 역시 본회의에서도 복구되지 않은 것을 보며 참담함을 느낀다"라며 "정치적 결정이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주민들 스스로 마을교육을 다시 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경남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도민모임은 이날 오후 도의회 앞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예산 복원"을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도민모임은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경남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도민모임, 16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 '마을교육공동체 예산 복원 촉구' 집회. ⓒ 윤성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