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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의 <전국 언론 자랑> 출판기념 북토크가 지난 13일 창원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윤유경 기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의 <전국 언론 자랑> 출판기념 북토크가 지난 13일 창원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윤유경 기자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 남해시대

언론 불신이 일상이 된 시대에도, 현장에는 여전히 자랑할 만한 지역언론이 존재한다. 지난 13일 경남 창원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의 책 <전국 언론 자랑> 출판을 기념하는 첫 번째 북토크가 그 증거였다. 이 자리는 윤유경 기자가 작가로 데뷔하고 공식적으로 저자들과 만난 시간이었다.

'지역'은 지방이 아니다

윤 기자는 강연 첫 문장으로 '지역'과 '지방'을 구분했다. 지방은 중앙의 하위 개념이지만, 지역은 독립된 삶의 공간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지역 언론 관련 기사는 '관언유착'이나 '경영난'에 갇혀 있었고, 성실한 기록은 조명받지 못했다. <전국 언론 자랑>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윤유경 기자가 2022년 7월부터 2년 3개월 동안 전국 19곳 지역언론을 밀착 취재한 결과물이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가 <전국 언론 자랑> 첫 북토크에서 지역언론 취재 과정과 책 집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북토크는 윤 기자의 작가 데뷔 후 첫 공식 독자 만남이었다.
윤유경 미디어오늘 기자가 <전국 언론 자랑> 첫 북토크에서 지역언론 취재 과정과 책 집필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북토크는 윤 기자의 작가 데뷔 후 첫 공식 독자 만남이었다. ⓒ 남해시대

먼저, <경남신문>의 '심부름 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인구 감소를 통계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로 풀어낸 기획이다. 기자들은 경남 의령군 작은 마을을 반복해 찾아가 주민들의 심부름을 돕고, 그 과정에서 삶의 언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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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자는 "공정성은 양쪽 말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들리지 않았던 목소리 곁에 서는 것, 그것이 지역 언론이 실천하는 공정성이라는 설명이다.

<주간함양>의 '인턴 기자로 한 달 살기'는 외지 청년을 체험객이 아닌 기자이자 주민으로 지역에 참여시켰다. <거제신문>은 사라지는 지역사를 책으로 남겼고, 사투리를 기사 언어로 복원했다. 충북 괴산의 송면초등학교의 어린이신문 <어쩌다 특종>은 아이들이 취재·편집·배달을 직접 맡으며 자신들의 언어로 일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소멸'이라는 말이 지운 것들

윤 기자는 '지역 소멸'이라는 표현 자체를 문제 삼았다. 인구 감소를 곧바로 소멸로 규정하는 언어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현재를 지워버린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서 의도적으로 '소멸' 대신 '인구 감소', '지역 위기'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소멸 담론은 결국 "더 이상 투자할 필요 없는 곳"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문제의 본질은 지역이 아니라 서울 중심주의와 실패한 분권 구조라는 지적이다.

 도영진(오른쪽) 동아일보 기자가 <전국 언론 자랑> 북토크에서 사회자 겸 대담자로 참여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경남신문 재직 시절 '심부름 센터'를 기획한 당사자다.
도영진(오른쪽) 동아일보 기자가 <전국 언론 자랑> 북토크에서 사회자 겸 대담자로 참여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경남신문 재직 시절 '심부름 센터'를 기획한 당사자다. ⓒ 남해시대

이날 북토크 진행자이자 대담자로 참여한 도영진 동아일보 기자는 경남신문 재직 시절 '심부름 센터'를 기획한 당사자다. 그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기자의 본령임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었다고 말하면서도, 수익성과 조직 논리 앞에서 좌절했던 경험을 함께 털어놨다.

도 기자는 사회자로서도 빛을 발했다. 현직 기자다운 예리함으로 질문의 맥을 짚으면서도, 위트와 솔직함으로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냈다. 핵심은 놓치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이끄는 진행 방식이 북토크 몰입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전국 언론 자랑』 북토크를 마친 뒤 윤유경 기자가 독자에게 책에 사인을 하고 있다.
『전국 언론 자랑』 북토크를 마친 뒤 윤유경 기자가 독자에게 책에 사인을 하고 있다. ⓒ 남해시대

지역언론, 우리네 삶을 담다

이날 북토크는 당초 50명 신청이었지만 현장 접수까지 총 70명이 넘는 시민이 몰렸고,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도 손을 들었다. 왜 기자가 됐는지, 좋은 기자란 무엇인지, AI 시대 언론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등 지역언론의 현실과 기자 개인의 윤리, 중앙과 지역의 관계까지 질문의 결이 다양했다. 예상보다 많은 질문에 두 기자가 잠시 진땀을 빼는 장면도 나왔다.

윤유경 기자는 "중앙 언론이 소멸을 말할 때, 지역언론은 삶을 담고 있었다"면서 "각자가 살아가는 곳의 지역언론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봐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윤유경#전국언론자랑#윤유경#기자#지역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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