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15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예산홍성 지역의 산업단지 예정지에서 조사한 생태 조사(환경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이재환
시민들이 직접 지역의 법정보호종 서식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등 지역 환경영향조사에 나서 눈길을 끈다.
산업단지나 고속도로 등의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그에 앞서 지역 동식물의 서식지와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 등을 조사하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간혹 환경영향평가가 사업시행업체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거나, 문헌 조사에 치중해 동식물의 실제 서식 현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지역 시민사회에서 직접 생태조사(환경영향조사)에 나섰다. 충남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은 15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홍성 지역의 산업단지 예정지에서 조사한 생태 조사(환경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무분별한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의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나왔다.
단체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예산홍성 일대에 위치한 예산2일반산업단지 예정지, 홍성제2일반산업단지 예정지, 최근 취소된 예산 조곡산업단지 부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산업단지 예정지에서는 법정 보호종인 맹꽁이와 삵(둘다 멸종위기야생생물2급), 붉은배 새매(천연기념물), 솔개((멸종위기야생생물2급)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김미선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이번 환경영향조사는 농촌을 농촌답게 지키는 숨은 보석 찾기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농촌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은 지역에 숨어 있는 보물과도 같다는 의미이다.
김 활동가는 "환경영향평가는 현장조사보다는 문헌조사가 많다. 조사를 통해 법정호보종이 발견되더라도 사업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자가 환경영향평가 업체를 지정하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그렇다보니 제3자가 환경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발의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새의 경우에는 법정보호종이 발견되어도 서식지 보호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경숙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 센터장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수리부엉이나 참매 등 법적 보호종이 발견되어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문헌 조사 외에도 사계절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정 보호종 새의 경우에도 번식지가 발견되지 않을 경우, 새는 날개가 달려서 공사지역을 피해 살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다른 식물이나 동물의 경우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조류는 번식지가 발견되지 않는 한 (서식지 보호) 대책을 세우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법정 보호종 새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무분별한 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생태계가 훼손되면 인간의 삶에도 이롭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산업단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증가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 왔다"면서 "정주여건 개선없는 산업단지 유치는 산업단지 가동 후 발생하는 환경문제로 인한 인구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소수라는 이유로 농촌의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예산제2일반산업단지 예정지에서는 미꾸리, 모래무지 등의 민물고기 6종을 비롯해 거미와 달팽이류, 물자라 등이 발견됐다. 앞서 지난 11월 5일 사업자의 포기로 종결된 예산군 신암면 조곡산업단지의 경우, 사업 예정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와 삵, 물고사리의 서식이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