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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치며 두 아이를 키우는 교사입니다. 2026 교육부 업무계획을 보고 느낀 '학부모로서의 반가움'과 '교사로서의 현실적 고민', 그 두 가지 시선을 담았습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은옥 교육부 차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2025.12.12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은옥 교육부 차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2025.12.12 ⓒ 연합뉴스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눈으로 본 '늘봄학교'와 'AI 튜터'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선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교단에 서는 교사의 눈으로 다시 본 계획안은 화려한 포장지 속에 감춰진 '무거운 숙제'들로 다가왔다. 학부모로서는 설레지만 교사로서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의 이면을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12일 교육부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6년 2026년 교육부 업무계획 보고'를 발표했다. '국가가 책임지는 기본교육, 국민이 체감하는 교육강국'이라는 비전 아래 AI 보편교육, 지방대학 육성 등 중점 추진과제 15개가 선정됐다.

매년 이맘때면 나오는 계획이지만, 올해 발표된 자료는 유독 눈에 띄는 단어들이 많았다. 'AI(인공지능) 디지털 교육 전면화', '확 달라지는 돌봄', '국가 책임 강화'. 학부모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아이들의 학습을 AI가 맞춤형으로 챙겨주고, 저녁 늦게까지 학교가 아이를 돌봐준다니 이보다 든든할 수 없다. 하지만 이 화려한 청사진을 받아 든 학교 현장의 공기는 사뭇 다르다. 단순한 입장 차이를 넘어선다. 화려한 정책이 '교실 문턱'을 넘는 순간 발생하는 예견된 충돌, 그리고 현장을 채우지 못한 '디테일의 공백'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AI 디지털 교육: '기기'는 완비됐지만, '관리'는 누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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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2026년부터 AI 선도학교 1,900교를 운영하고, 1인 1기기와 초고속 무선망(10G급)을 완비하겠다고 밝혔다. 'K-교육 AI'라는 이름 아래, 학생들은 AI 튜터와 함께 공부하고 교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업하게 된다.

방향성은 옳아 보인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디지털 기기 관리의 늪'을 우려한다. 이미 태블릿 PC가 보급된 학교에서는 아침마다 충전함을 열고, 고장 난 기기를 AS 맡기고, 네트워크 접속 불량을 해결하느라 수업 준비 시간을 뺏기는 일이 다반사다.

'초등 정보교육 시수 2배 확대(68시간)'와 '질문하는 학교'의 방향성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가르칠 교사의 디지털 역량 강화 연수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테크 매니저(디지털 튜터)' 인력 배치가 필수적이다. 수업 시간에 AI가 멈췄을 때, 교사가 수리기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K-교육 AI'는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

국가책임 돌봄: 공간 없는 '온동네 초등돌봄'

'국가 책임 교육·돌봄' 섹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유보(영유아교육·보육)통합에 따른 만 4~5세 무상교육과 초3까지 확대된 늘봄학교 혜택이다. 학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문제는 '공간'이다. 학교는 이미 포화 상태다. 늘봄 교실을 만들기 위해 정규 수업 교실을 겸용으로 쓰거나, 특별실을 없애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교육부는 "지역 학교 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문화·체육 복합시설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는 외부인의 학교 출입이 잦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학생 안전 관리와 외부인 통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없이 '학교 문을 열라'는 요구는 현장의 불안감을 키운다. 학교는 '교육 공간'인가, 아니면 지역사회의 '다목적 센터'인가. 교사들은 지금 학교의 본질을 묻고 있다.

교권 보호: '악성 민원', 기관 대응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교사들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단연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다. 교육부는 ▲악성 민원 기관(교육지원청) 대응 체계 정착 ▲학교 대표번호 일원화 ▲학부모 과태료 부과 기준 강화 ▲피해 교원 마음돌봄휴가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현장의 갈증은 여전하다. '기관 대응'의 실효성 때문이다. 현재도 민원 대응팀이 있지만, 결국 민원의 내용 확인과 1차 소명은 담임교사의 몫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창구를 일원화하는 것을 넘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한 '즉각적인 법률 대리인 지원'과 '무고성 신고에 대한 처벌 강화'가 빠져 있다.

특히 "중대한 교권 침해 사항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 검토"는 양날의 검이다. 예방 효과보다는, 생기부 기재를 막기 위한 학부모의 법적 소송이 남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교사들이 진정 원하는 건 사후 처벌보다,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둔갑하지 않도록 하는 '아동복지법 개정'과 같은 근본적인 면책권이다. 교권 침해 시 교사를 즉시 분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물리적·제도적 장치가 더 촘촘해야 한다.

행정 업무 폭탄: 태양광 관리에 지역 소멸까지

이번 계획에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School RE100(태양광 설치)', 지역 소멸 대응을 위한 '교육발전특구' 등 거창한 과제들이 학교로 들어왔다. 취지는 훌륭하나, 교사들은 묻는다. '이 행정 업무는 누가 하나요?' 태양광 발전 시설 관리, 지역 주민 개방 시설 관리, 늘봄학교 강사 채용 관리 등. 교육 본연의 활동 외에 쏟아지는 행정 업무를 덜어낼 '교무 행정 전담 인력'의 획기적 확충 없이는, 교사는 수업 연구 대신 공문 처리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맺음말: 정책이 '문서'가 아닌 '교실'에 닿으려면

2026년 교육부 업무보고는 '국가가 책임지는 교육'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AI 디지털 환경, 기후 변화, 지역 소멸 등 시대적 과제를 교육으로 풀어보겠다는 야심도 읽힌다.

하지만 디테일은 현장에 있다. 화려한 AI 기기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활용할 교사의 여유가 확보돼야 하고, 촘촘한 돌봄 정책보다 선행되어야 할 건 안전한 공간 확보이며, 강력한 교권 보호 대책보다 시급한 건 교사가 가르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이번 계획이 공허한 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교육부는 발표 이후 실행 단계에서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더욱 치열하게 경청해야 한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가, 2026년 학교에서는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송민규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s://blog.naver.com/about_a_we_some/224108554429)에도 함께 실립니다. 교육부 보도자료 파일과 더 자세한 원문 분석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교육부#AI디지털교육#2026업무계획#현직교사#교육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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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child left behind. 교육의 희망과 미래를 믿습니다. 교육소식을 기록하고 교육정책을 연구하는 과학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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