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기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 KTV 유튜브 갈무리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무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자리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는 이 사장을 향해 수차례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중에 떠도는 외화 밀반출 수법을 언급하며 "100달러짜리 지폐를 책갈피에 끼워서 수만 달러를 가져나가면 안 걸린다는 주장이 있는데 실제로 그러냐"고 공항 검색 시스템의 허점을 물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 돈이 도박이나 범죄에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보안 검색의 실효성을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라며 "업무 소관은 다르지만, 저희가 그런 것을 이번에도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답했습니다. 핵심을 피하는 답변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본 것을 얘기하라"며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이 사장이 "세관하고 같이한다.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이라며 변명을 이어가려 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 "100달러짜리 한 묶음을 책갈피로 끼워 돈을 갖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이라고 취지를 다시 설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사장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참 말이 기십니다"라며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자꾸 옆으로 샌다"고 폭발했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던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서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에 대한 체크가 가능한지만 얘기하면 된다"고 거들었지만, 이 사장은 "그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해 답답함을 더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계속된 추궁에 이 사장은 그제야 "완벽하게 가능하진 않은 것 같다"고 시인했습니다.
"저보다도 아는 게 없네요"... 업무 파악 못 한 사장
업무 파악 능력 부족은 해외 사업 질의에서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 대통령이 자료집에 있는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의 진척 정도를 묻자, 이 사장은 엉뚱한 '수도 공항' 이야기를 꺼내거나 "협의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놓았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이 대통령이 실무자를 찾았지만 배석자조차 없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라며 "(자료에) 쓰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네요. 됐습니다"라고 기가 막혀 하며 다음 화제로 넘어갔습니다. 이 사장이 2023년 6월 취임해 임기 3년 중 절반을 넘긴 점을 꼬집으며 "3년씩이나 됐는데 파악을 못 하고 계신 것 같다"고 혀를 차기도 했습니다.
이날 해프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사장은 발언권을 신청해 "제가 대통령님 말씀을 잘못 이해하고 답변을 제대로 못 했다"라며 앞서 질문받았던 책갈피 현금 밀반출 사례에 대해 "현재의 기술로는 발견이 좀 어렵다"고 뒤늦게 실토했습니다. 국정감사장을 방불케 한 이 사장의 태도에 '역대급 무능'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초일류 공항·스마트 보안" 호언장담하더니...

▲국토교통부 기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 KTV 유튜브 갈무리
이학재 사장의 이러한 모습은 취임 당시의 당당했던 포부와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했던 자신감과는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지난 2023년 6월 취임식에서 이 사장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초일류 공항으로 도약시키겠다"라며 야심 찬 비전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특히 이 사장은 취임 이후 각종 언론 인터뷰와 디지털 전환 선포식 등 주요 행사에서 "현장에 답이 있다"라며 '스마트 보안'과 '디지털 대전환'을 줄기차게 강조해 왔습니다. 그는 공항 운영의 첨단화를 핵심 과제로 꼽으며 혁신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사장이 호언장담했던 '스마트 보안'은 책갈피에 숨긴 뭉칫돈조차 감지하지 못하는 수준임이 드러났고, '글로벌 초일류'를 외쳤던 해외 공항 개발 사업은 대통령보다도 내용을 모르는 '깜깜이' 상태임이 확인됐습니다. 화려했던 말 잔치 뒤에 남은 것은 처참한 업무 파악 능력이었습니다.
한편, 이학재 사장은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자유한국당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3년 6월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됐습니다. 이 사장은 정권 교체 후에도 임기 완주 의지를 피력해 왔는데,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내년 지방선거 인천시장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실제로 그는 현재 야권 내 유력한 인천시장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인 출신 사장이 임기 3년 차가 되도록 핵심 업무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임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빚은 예고된 참사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