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일하다 숨진 자신의 여동생 사례를 들며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이 너무 짠 거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와 그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에게 과거 여동생이 새벽에 일하다가 화장실에서 사망했는데 산재 처리를 안 해줘서 자신이 직접 소송을 했다 패했던 얘기를 들고 "당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참 가혹한 일이잖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사고에 의한 산재는 96% 인정을 해주고 있지만, 직업성 암 특히 근골격계가 최근에 굉장히 많이 늘고 있는데 이게 개인 기질에 의한 것인지 판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질병은 그럴 수 있지만, 재정을 아끼기 위해서 너무 가혹하게 판정한다"며 "법원의 판결 경향이나 학계의 연구 결과를 봐서 일반적으로 해주는 거라고 하면 빨리 태도를 바꿔주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일 하다가 직장에서 누군가가 죽거나 심하게 다치면 그 집안은 망하는 것"이라며 "다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험한 환경에서 일하다 그러는 경우가 많은데 각별히 보호를 잘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포괄임금제가 노동 착취의 수단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포괄임금제가 노동 착취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포괄임금제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수당을 기본급에 미리 포함하여 일괄 지급하는 제도이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 이를 악용해 잘 모르는 청년들은 노동 착취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추궁했다.
이에 대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포괄임금제가) 오남용되지 않도록 하고, 출퇴근 기록을 의무화하고, 정 (시간 산정이) 어려운 곳에 대해서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지 않게 하는 방안들을 지도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포괄임금제가 법이 아니라 대법원의 판례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는 김 장관의 설명에 "법원 판례가 유연하게 만들어져서 법률의 취지에 위반될 것 같으면 그렇게 못하게 법을 세세하게 정하고, 만약 법으로 개정하는 게 어려우면 노동부 지침을 만들 수도 있잖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맨날 기업인들에게 '이런 식으로 임금 착취해 가지고 무슨 국제 경쟁을 하겠냐'고 한다"며 "임금을 쥐어짜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면 사양산업 아니냐"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스
"다른 나라 정상들이 '너네 나라는 때린다면서?' 묻는다"
이 대통령은 이어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대해 "이건 원래 헌법적인 권리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러자 김 장관은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정착된 것은 산별 교섭이 기업별 교섭보다는 직무에 맞는 임금 수준을 정한다"며 "우리는 기업별 노조 체계이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노동부에서 먼저 직무 분석을 해서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를 분석하고 임금분포 공시를 통해 소기업 교시를 촉진해서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의 토대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는 매우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너무 말이 안되는 게 많다"며 "당연히 똑같은 일을 하고 똑같은 성과를 내고 똑같은 시간을 일하면 보수가 똑같아야 하는데 비정규직은 덜 줘서 억울하게 만들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 벌이진다"고 개탄했다. 그리고 "그걸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좀 부당하게 좋은 혜택을 받는 자리를 몇 개 만들어놓고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 다음에 내가 시험 잘 봤으니까 그 자리를 차지하고 그때부터는 덜 기여하면서도 더 많이 혜택을 받는다"며 "그 경쟁에서 이겨서 부당한 지위를 누리는 게 능력에 따른 공정한 결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그런 경향이 있고 만연돼 있다"며 "그런 능력주의는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동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가가 가장 큰 사용자인데 가장 모범적인 사용자가 돼야 한다"며 "그 부분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데가 노동부니까, 노동부가 타 부처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 문제에 각별히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 순방을 다니면서 가끔씩 (다른 나라 정상들로부터) '당신네 나라는 (우리 근로자들을) 때린다면서?', '월급을 떼어먹는다며?' 그런 얘기를 들으면 정말 수치스럽다"며 "정말 국격이 떨어진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침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교육을 잘 해달"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