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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에서 해를 거듭할 수록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주식리딩방 등 불법취업사기가 늘어 있어 필리핀과 태국과 같이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현지 교민사회에서 일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해를 거듭할 수록 보이스피싱, 로맨스스캠, 주식리딩방 등 불법취업사기가 늘어 있어 필리핀과 태국과 같이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현지 교민사회에서 일고 있다. ⓒ AI 이미지

법무부의 출국금지 조회 서비스가 법의 허점 때문에 보이스피싱범(전기통신금융사기)의 도주를 돕는 데 악용되고 있다.(관련기사 : [단독] '보이스피싱범' 도주 도와준 법무부 출국금지 조회 서비스 https://omn.kr/2gcdu)

현장 수사관과 전문가들은 출입국관리법을 손보거나 출국금지 조회 서비스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1일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 장관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범죄 수사 등을 위해 출국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사람'에 대해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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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조치 이후에는 당사자에게 '즉시 그 사유와 기간 등을 밝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다만, 범죄 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장애가 생길 우려 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3개월 동안 통지를 유예할 수 있다.

출국금지 통지받은 대상자의 도주 등을 막으려는 조치다.

하지만 법무부가 구축한 출입국 민원 전자정부 사이트인 '하이코리아'(https://www.hikorea.go.kr)에서는 한국인 전용 '출국금지 여부 조회'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공동인증서 등 본인인증을 거치면 누구나 출국금지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법무부가 통지를 유예한 출국금지 정보를 법무부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범죄 수사 대상자들에게 유출하고 있는 꼴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측은 "출국금지 통지유예와 상관없이 그 대상자는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출입국관서를 방문하거나 하이코리아 웹사이트를 통해 본인 출국금지 여부 조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2019년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 개정 이후 온라인 조회 가능 "사실상 수사 정보 유출"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구축해 지난 2006년 8월 1차 서비스를 개시한 '하이코리아' 홈페이지. 빨간색으로 표시된 '한국인 전용 '출국금지 여부 조회'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공동인증서 등 본인인증을 거치면 출국금지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법무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구축해 지난 2006년 8월 1차 서비스를 개시한 '하이코리아' 홈페이지. 빨간색으로 표시된 '한국인 전용 '출국금지 여부 조회'를 통해 주민등록번호와 공동인증서 등 본인인증을 거치면 출국금지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 홈페이지 캡처

실제 지난 2019년 개정된 출입국관리법 시행규칙에는 '출국금지 사실 확인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새롭게 담겼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2020년 6월부터 '하이코리아'에서 출국금지 사실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하면서 보이스피싱범들의 도주에 악용되고 있다.

현장 수사관들은 사실상 수사 정보 유출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경찰 사이버수사전담반 한 수사관은 "피의자를 특정해 출국금지와 통지유예 요청을 하더라도 결국 본인이 알게 되는 시스템"이라며 "수사 정보를 유출하지 않기 위해 출국금지를 하지 않았는데 해외로 도주하면 나중에 비난은 경찰이 받게 된다. 출국금지 여부를 고민하는 딜레마를 안고 수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사관은 이어 "법무부에 이 같은 문제를 문의했는데, 출국금지 당사자가 확인하고자 하는데 알려주지 않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통지 유예된 사건만이라도 검색할 수 없도록 법이나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출국금지와 통지유예 요청을 하는 것"이라며 "적어도 수사기관이 통지 유예한 사건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할 수 없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제한적 예외 사유 포함한 법 개정 또는 시스템 개선 필요"

 광주경찰청이 카카오모빌리티 및 파트너사 GJT모빌리티와 손잡고 전국 카카오T택시 승객용 모니터로 송출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홍보 영상.
광주경찰청이 카카오모빌리티 및 파트너사 GJT모빌리티와 손잡고 전국 카카오T택시 승객용 모니터로 송출하는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 홍보 영상. ⓒ 광주경찰청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김정규 교수는 "인권 침해 방지 등을 위한 적극적인 행정으로 보이지만, 범죄자들은 수사기관의 수사기법보다 앞서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며 "출국금지도 일종의 수사기법인데 공개적으로 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수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시스템이나 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특히 보이스피싱, 취업 사기 등 조직적인 해외 범죄가 우려되면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출국금지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사기관의 무차별적인 출국금지 폐해를 막기 위해 제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문석 법무법인 동명파트너스 변호사는 "시스템상 구멍이 뚫려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출국금지 사실을 조회할 수 있게 하되, '출국금지 통지유예를 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필요해 보인다. 유예 기간 동안 시스템에 뜨지 않는 방식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도 "원칙은 본인이 확인할 수 있는 게 맞다. 예외 사유를 아주 제한적으로 만들 순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균택(더불어민주당·광주광산갑) 의원은 "(출국금지 조회 서비스가) 필요한 측면과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 검찰이 무차별적으로 출국금지를 남용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당사자 통지를 원칙으로 하는 것"이라며 "출국금지 남용을 막는 노력과 함께 수사 보안을 위해 통지를 유예하고 이를 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없도록 하는 개선책도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단독] '보이스피싱범' 도주 도와준 법무부 출국금지 조회 서비스 https://omn.kr/2gcdu

#법무부#보이스피싱#하이코리아#출국금지#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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