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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칠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병)은 지난 3일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칠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병)은 지난 3일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느린인뉴스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과 고용 지원을 논의하는 '청년 느린학습자 자립을 위한 화성시 시범사업 사례 토론회'가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권칠승 국회의원 주최, 사단법인 느린학습자시민회 주관, 화성특례시 후원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화성시청, 사회적경제기업, 경기도·화성시의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시범사업 성과와 정책 방향을 공유했다.

느린학습자라고도 불리는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 71~84 범위로 장애 등록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학습·의사소통·사회적응에서 어려움을 겪는 집단이다. 이날 토론회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의 고용지원을 위해 마련된 화성시의 시범사업 결과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지원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권칠승 의원은 환영사에서 "'우리도 일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은 누구에게나 평범하지만, 느린학습자와 부모에게는 간절한 한마디"라며 "청년들이 실제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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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숙 느린학습자시민회 이사장은 "청년·부모 상담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연결할 자원이 없다는 것"이라며 "화성시처럼 기초지자체에서 지원 기반이 만들어지면 청년에게 소개할 수 있는 통로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혜경 전국느린학습자부모연대 대표는 "경계선지능 청년의 필요에 가장 먼저 답해준 화성시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청년들이 집 밖으로 나와 모이고,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화성시가 올해 추진한 '경계선지능 청년 일역량 강화 및 일경험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근거 기반 분석과 현장 경험이 함께 제시됐다. 사회는 2020년 전국 최초로 '서울특별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 지원 조례'를 대표 발의했던 채유미 전 의원이 맡았다.

10명 중 7명, 고강도 고용서비스 필요...정서위험은 정신장애군보다 높아

 권칠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병)은 지난 3일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칠승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화성병)은 지난 3일 경계선지능 청년의 자립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느린인뉴스

이미지 대구교육대학교 특수통합교육과 교수는 '3개년 고용서비스 다양성 검사 결과로 본 경계선지능 청년이 직업적 역량과 지원 방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고용서비스 다양성 검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고용서비스 지원 수준을 정교하게 분류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검사로, ▲ 1차 고용기초능력(신체·인지) ▲ 2차 고용준비태도(자기관리·사회관계·정서) ▲ 3차 고용다양성환경(작업환경)으로 구성된다. 각 영역 점수가 높을수록 지원 필요도가 높음을 의미하며, 검사 결과에 따라 총 다섯 단계(생활·활동, 전반적, 제한적, 간헐적, 잠재적 대상자)로 서비스 대상자가 구분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과 이미지 교수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경계선지능 청년을 대상으로 1·2차 검사를 실시해 고용서비스 요구도와 직업 특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매년 경계선지능 청년의 70~80%가 매년 제한적, 전반적 지원이 필요한 '중·고강도 지원 대상'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교수는 "경계선지능 청년은 제도적 분류와는 다르게 실제 노동환경에서는 고강도 고용지원 서비스가 필요한 집단"이라며 "단기 직무교육이나 취업 알선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직업 탐색–훈련–근속 유지 전 과정에 걸친 구조화된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계선지능 청년은 장애 미등록 상태로 고용서비스 접근이 제한돼 있고, 일반 청년 대상으로 설계된 프로그램을 소화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3개년 검사 분석 결과, 경계선지능 청년은 신체·인지 등 기본 기능에서는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자기관리·사회관계·정서·고용준비태도 등 실제 취업과 고용 유지에 직결되는 영역에서는 지속적이고 고강도의 지원 요구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특히 정서 영역에서는 정신장애 등록 집단보다 더 높은 서비스 필요도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지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은 기능적 측면에서는 발달장애 수준에 가깝고, 정서·심리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위험을 보이는 이중·삼중 위험집단"이라며 "이는 특수교육·복지·고용 서비스의 제도적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 교수는 복합 취약군인 경계선지능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중지원 모델 구축, 연속적 지원체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이미지 교수는 복합 취약군인 경계선지능인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중지원 모델 구축, 연속적 지원체계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 느린인뉴스

이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을 정책적으로 독립된 지원대상으로 인정하고, 체계적인 개입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 기초인지·직업기초능력 강화 ▲ 정서심리안정지원 ▲ 고용준비태도 향상의 세 축을 통합한 다중지원 모델을 제안했다. 이어 경계선지능인은 서비스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조기발견부터 상담, 직업지도, 일경험, 지역사회 지원까지 이어지는 연속적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이후가 관건, 고용 유지 핵심은 정서·관계 지원

 변민수 선임연구위원이 올해 서울, 대전, 경기 화성, 울산에서 실시한 지역별 경계선지능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변민수 선임연구위원이 올해 서울, 대전, 경기 화성, 울산에서 실시한 지역별 경계선지능 청년 일경험 시범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 느린인뉴스

변민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화성시가 실시한 '경계선지능 청년 일역량 강화 및 일 경험 시범사업(내일을 향한 스텝업)'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 1단계 진로컨설팅 ▲ 2단계 직업교육 및 훈련 ▲ 3단계 일경험과 심리정서지원으로 구성됐다. 기초지자체 단위에서 경계선지능 청년의 일경험 과정을 직접 운영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변 연구위원은 "경계선지능 청년은 '일하고 싶다'는 의지는 매우 높았지만, 현실 수용감과 진로계획성은 전반적으로 낮았다"며 "이상적인 삶과 실제 역량·환경 사이의 간극이 커서 초기 직업 경험에서 좌절을 겪는 경우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정서적 어려움이 두드러졌고, 대인관계 불안과 감정 조절의 어려움이 일터 적응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이미지 교수의 발제와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또한 시범사업 참여 청년들은 사회적 연결망이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가정 내에서도 정서적 고립을 해소하기 어려워 일경험 과정에서 형성되는 또래·직장 관계가 핵심 자원으로 작동했다. 변 연구위원은 "일경험이 끝나는 시점에 다시 '동굴'로 돌아가는 청년이 생길 수 있다"며 "상시적 상담·정서지원·고용연계가 결합된 후속 단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사업의 성과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경계선지능 청년은 단순히 직무기술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일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기능·정서·관계·고용 준비도 등을 함께 다루는 맞춤형 분반 운영과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반고용 시장에서 적용 가능한 직무 개발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봤다.

"사업이 끊기면 청년은 다시 고립… 연속성과 고용 연결이 핵심"

 왼쪽에서부터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서인숙 직무지도원, 정연철 컴윈 대표,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 잇다 대표.
왼쪽에서부터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서인숙 직무지도원, 정연철 컴윈 대표,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 잇다 대표. ⓒ 느린인뉴스

지정토론에는 운영 기관과 직무지도원, 일경험 참여기업 등이 자리해 이번 시범사업의 의미와 한계를 공유했다.

문조성 화성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은 올해 시범사업 참여 청년·보호자·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의 효과성과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문 센터장은 "사업이 단절되면 청년의 은둔·고립 위험이 다시 커질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연속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청년·보호자·기업과의 신뢰가 쌓이면서 청년이 실제 업무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사회적경제 영역에서의 실험이 고용 기반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인숙 직무지도원(안양 경계선지능인 부모커뮤니티 아올다 대표)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경제활동을 경험하면서 청년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자기효능감이 높아졌다"며 시범사업의 긍정적 변화를 강조했다. 다만 청년들이 일터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감정 조절과 대인관계 문제를 지적하며, 직무기술뿐 아니라 정서·사회성 발달을 포함한 개별 맞춤 지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년마다 인지·정서 수준의 차이가 커 단일 프로그램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며 보조강사 배치와 세밀한 교육 계획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가정 내에서의 과도한 보호나 통제로 청년의 자기결정권이 제한되는 사례도 일부 있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가정·지역사회 차원의 인식 개선과 연속적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연철 컴윈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의 현실적 한계를 짚었다. 정 대표는 "청년들의 근로 의지는 매우 강했지만, 업무 규칙 습득이나 동료와의 소통에는 꾸준한 지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경계선지능 청년을 지속적으로 고용하려면 직무지도 인력 지원, 인건비 보조 등 행정·재정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공공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희라 사회적협동조합 마음을 잇다 대표는 지역사회 안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터에서 요구되는 기본적 사회규범과 직장문화는 자연스럽게 습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직 내 인식 교육과 단계별 직무지도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적경제 일터에서 경험을 쌓으며 '일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우고, 이런 경험이 일반고용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화성시는 올해 '스텝업' 시범사업 외에도 화성시의 대표 노인 일자리 사업인 노노카페와 연계해 경계선지능 청년 인턴십을 진행했다. 화성시청 청소년청년과 담당자는 "노노카페에서 청년 인턴십을 운영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일경험 단계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권칠승 의원은 지난해 8월 '경계선지능인 지원법'을 발의한 이후 올해 2월 '느린학습자 사회적 인식 제고 토크콘서트', 3월 화성시 '경계선지능 청년 취업·고용지원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며 관련 의제를 꾸준히 공론화해 왔다. 또한 지난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김동연 지사에게 경계선지능 청년의 웩슬러 지능검사비 지원을 약속받는 등 정책적 기반 마련에도 힘을 실었다.

권 의원은 "화성시의 현장 모델을 발판으로 대한민국의 표준을 만들고, 더 많은 느린학습자 청년이 더 넓은 세상으로 진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인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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