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 경영안정대책비 예산 원상 회복과 김영록 전남지사 사과를 촉구하는 농민단체 기자회견에서 박형대(진보당, 장흥1) 전남도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5. 12. 10 ⓒ 박형대의원제공
전남도와 전남도의회가 예산 심사 과정에서 벼 경영안정대책비 예산을 50% 삭감한 데 대한 농민단체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벼 경영안정대책비는 병충해·쌀값 하락 등으로 농가 수입이 급감하지 않도록 재배 면적에 따라 연 30~60만 원씩 11만 농가에 지급하는 사업이다.
농민단체들은 예산 삭감은 형식적으로는 도의회 고유 권한이지만, 농어민 공익수당 예산을 농가당 연 6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늘리라는 도의회 요구를 수용한 전남도가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벼 경영안정대책비 감액을 물밑에서 요청했다고 보고 비판의 화살을 전남도와 김영록 지사에게 돌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10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는 벼 경영안정대책비를 원상 회복하고, 도지사는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엔 진보당 박형대·오미화, 정의당 김미경 전남도의원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벼 경영안정대책비는 농도 전남을 대표하는 농업정책으로 쌀 농민들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그런데도 (전남도는) 농민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전남도 예산 114억 원을 감액해 반토막을 만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전남도가 지난 9일 내놓은 '전남도 벼 경영안정대책비 조정, 전국 최대 지원 유지'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두고도 "벼 경영안정대책비 전국 최대 지원이라는 말부터 거짓"이라며 "도비 규모를 114억 원으로 감액해놓고 벼 생산면적은 우리보다 적지만 120억 원을 지원하는 전라북도에 선두를 빼앗겼다는 사실은 숨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도는 농어민 공익수당을 89억 원으로 증액하기 위해 114억 원을 감액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전형적인 조삼모사"라며 "농민을 바보로 알고 도민을 우습게 아느냐"고 규탄했다.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전남도 농정 규탄"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을 비롯한 농민단체 회원 등 300여 명이 9일 전남도청을 찾아 벼 경영안정대책비 50% 삭감 결정을 규탄하며 김영록 전남지사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농민들은 내년도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 농어민 공익수당을 농가당 연 6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도의회의 예산 증액 요구를 전남도가 받아들이면서 부족해진 재원 마련을 위해 전남도가 벼 경영안정대책비 삭감을 도의회에 물밑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25. 12. 9 ⓒ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농어민 공익수당 확대, 매칭 사업에 따른 시·군 재정부담 가중, 농어촌기본소득 도입 등 변화된 농정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전남도의 해명을 두고도 "김영록 지사의 빈곤한 철학이 드러났다"며 "지역소멸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지역예산 돌려막기가 아니라 중앙정부의 전폭적 지원 확보"라고 강조했다.
김문수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장과 류기준 예결위원장은 벼 경영안정대책비 삭감과 농어민 공익수당 증액, 내년 추경에서 삭감분을 반영하는 방안까지 집행부와 협의된 사안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전남도에 돌렸다. 김 위원장의 경우 "내년이 선거인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합의를 저희가 했겠느냐"고도 했다.
"추경에 반영 합의" 놓고 엇갈린 입장... 농수산위, 입장 내야
반면 전남도 관계자는 추경을 통한 원상 회복 요구에 대해 "시·군 재정부담, 농어촌기본소득 도입 등으로 예산 여건이 녹록지 않다"며 "현재로선 추경 편성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사업비 삭감과 증액에 대해선 상호 협의가 됐으나 삭감된 벼 경영안정대책비 추경 편성의 경우 해석이 서로 다른 것 같다. 의회와의 관계를 고려해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벼 경영안정대책비 삭감분의 내년도 추경 반영 합의 여부를 놓고, 도의회와 집행부 입장이 엇갈리자 소관 상임위인 농수산위가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는 의견도 의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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