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왼쪽)이 4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최악의 불수능' 논란에 대해 책임지고 사임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이 사퇴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다.
10일, 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오 원장은 올해 수능 출제와 관련해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라면서 사임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3년 8월 3일 원장에 선임된 오 원장은 2년 4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임 원장도 '수능 킬러문항'으로 사퇴해 뒤를 이은 것인데, 본인도 영어 불수능 문제로 사퇴한 것이다. 오 원장의 직전 직함은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이었다.
하루 전인 지난 9일, 교육대개혁국민운동본부는 성명에서 "정부가 작년부터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내지 않겠다고 했지만, 절대평가인 영어 과목에서 1등급이 3.11%로 이는 상대평가 시절보다도 낮은 수치"라면서 "고난이도의 문제들을 출제하여 평가의 교육적 가치와 타당성을 지켜내지 못한 교육과정평가원장은 수험생과 국민 앞에 사죄하고 물러나야 한다"라고 요구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영어 최악 '불수능'에 120개 교육단체 "교육과정평가원장 사퇴하라" https://omn.kr/2gbt3)
올해 수능 영어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 비율이다. 교육계에서는 1994년 수능 도입 뒤에 이런 낮은 비율이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5일, 보도참고자료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수능 출제와 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즉시 시행할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지난 8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라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에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