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끝까지 간다' 특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10일 오후 3시 6분]
'내란 종식'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던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습니다. 발단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위한 입법 과정에서의 이견이었지만, 양측 대변인단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여기에 혁신당이 민주당의 주요 쟁점 법안 처리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범여권의 공조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민주당 안, 삼권분립 위배 소지... 윤석열 석방 빌미 줄 수도"
포문은 조국혁신당이 먼저 열었습니다. 조국 대표는 6일 SNS를 통해 "위헌 제청과 피고인 석방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안 조문을 냉정하게 검토해 모든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이 입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혁신당은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전담재판부 구성 과정에서 위헌 시비로 윤석열이 석방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수정안을 제시했습니다. 혁신당은 재판부 추천위원회에서 법무부 장관 등의 추천권을 삭제하고 법관대표회의 등 법조계가 주도하거나 대법원 규칙에 위임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이런 기류 속에서 8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핵심은 역시 '위헌 가능성'입니다.
박 의원은 "현재 민주당 안에는 일부 위헌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했습니다. 민주당 안대로 외부 인사가 판사 추천에 관여하거나 특정 사건 전담 재판부를 별도로 구성하는 것은 "대법원장의 인사권과 사건 배당의 무작위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박 의원은 위헌 시비가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했습니다. 그는 "위헌심판이 제청되면 재판이 정지될 수 있다"며 "그 사이 피고인이 보석으로 석방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2중대 안 한다? 정보통신망법 반대하며 퇴장
혁신당의 '반기'는 내란전담재판부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필리버스터 요건 강화법'(국회법 개정안)과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에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특히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혁신당 이해민 의원이 허위정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 민주당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항의하며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 회의장에서 퇴장한 것입니다.
혁신당은 민주당 법안 대신 허위조작정보 규정을 명확히 하는 자체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했습니다. 서왕진 원내대표는 9일 의원총회에서 "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개혁진보 4당과 시민사회가 제기하는 우려와 대안을 제대로 숙의하고 수렴할 것을 민주당에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2중대'라는 꼬리표를 떼고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입니다.
166석 민주당의 딜레마... 12석 쥔 캐스팅보터
이런 혁신당의 행보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사법개혁 입법에 맞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강행하며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결하려면 재적의원(298명)의 5분의 3인 179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166석을 가진 민주당 단독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결국 12석을 가진 혁신당의 협조 없이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소수 정당인 혁신당이 정국의 '캐스팅보터'로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혁신당의 이런 행보를 다가올 지방선거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합니다. 지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혁신당 입장에서 내년 지방선거는 당의 뿌리를 내릴 독자 세력화의 시험대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과 차별화된 선명성을 부각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조국 대표님, 어디가 제대로 긁히셨는지 알려주세요"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 페이스북 갈무리
정책적 이견은 감정싸움으로도 비화했습니다. 혁신당은 민주당 대변인단이 유튜브 방송에서 조국 대표를 인신공격했다며 발끈했습니다.
9일 박찬규 혁신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등이 유튜브 방송에서 "사면 이후 존재감이 없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시도한다", "정의당의 길을 걷는다"는 등 조 대표를 비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부대변인은 "대선을 함께 치렀던 우당 대표에 대한 매우 무례한 말"이라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조국 대표님, 어디가 제대로 긁히셨는지 알려주시면 저도 사과 검토해보겠습니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글을 올려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인신공격도, 저급한 표현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방송에서 말씀드린 내용은 조국 대표의 위헌성 주장에 대해 법학자로서의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과 지지율이 답보된 상황에서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정치적 맥락을 분석한 것뿐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과거 정의당의 행보 등을 사례로 들며 정치적 전략을 설명했을 뿐, 개인을 향한 모욕이나 감정적 공격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혁신당을 향한 역공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가 어떤 표현으로 조국 대표를 저급하게 공격했는지 구체적 문장과 영상 시간대를 함께 제시해달라"며 "팩트에 기반한 문제 제기라면 언제든 답변하겠지만, 존재하지도 않은 발언을 만들어 비난하는 방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대변인은 "혁신당이 진정 정치적 품격을 말하고자 한다면, 우선 사실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해주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김 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은 10일 오후 삭제된 상태다.
국힘에는 '사과 상자' 보내며 묘한 줄타기

▲조국혁신당이 보낸 선물. 민주당에는 떡을, 국민의힘에는 사과를 보냈다. ⓒ 조국혁신당
냉랭한 기류 속에서도 혁신당은 국민의힘을 향해선 '사과 상자'를 보내며 묘한 줄타기를 이어갔습니다. 혁신당은 9일 국민의힘에 사과 상자를 보내며 "내란 사과, 극우 절연 용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조국 대표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했을 때 보여준 환대에 대한 답례라는 설명이지만, '내란을 사과하라'는 뼈 있는 메시지를 담아 진보 선명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민주당과는 각을 세우고, 국민의힘에는 '사과'를 보내며 압박하는 조국혁신당. 12석 소수 정당의 '광폭 행보'가 향후 정국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