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시대 궁궐을 재현한 그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찍은 사진.
ⓒ 김종성
고려조는 오랜 동안 칼이 붓을 지배하는 배역의 무인시대가 있었다. 무인 최충헌이 집권하여 전횡을 일삼던 어느 날 그의 집에서 당대의 문사들을 불러 시회(詩會)를 열었다. 참석자는 한림 이인로, 한림 김극기, 유완 이심기, 사직 함순, 선달 이규보 등이다. 집주인 최충헌이 운자(韻字)를 내면 객들이 지체 없이 시를 짓는 풍속이다. 최충헌은 짐승을 뜻하는 금(禽) 자를 출제했다.
이인로 – 비단 장막에 아침에 해를 가리고 금방울 소리는 새벽에 일어나는 새들의 노래하네.
이규보 – 강렬한 향기를 갠 날 나비를 끌어와 흩어진 불꽃은 밤에 새를 놀라게 하네.
이심기 – 살며시 날아드니 지쳐있는 나비가 어여쁘고, 함부로 짓밟기에 일 없는 새를 쫓아 다닌다.
함순 – 꽃봉오리 번성하니 열매맺기 어렵겠다. 가지가 가냘퍼서 새 앉아도 휘어지네.
이극기 – 바람부는 난간에서 손없는 향기를 맞고, 해 비치는 날 뜰에선 새들이 그림자를 희롱하네.(<보한집>)
권력자와 고위급 문사들이 시회를 열어 문자를 희롱할 때 백성들은 이별을 서러워하는 애끓는 노래를 불렀다.(두 곡 다 작자 미상)

▲가시리가시리 ⓒ 작자 미상

▲청산별곡청산별곡 ⓒ 작자 미상

▲청산별곡청산별곡 ⓒ 작자 미상
덧붙이는 글 | [붓의 향연]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