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징이 울릴 때마다 학교급식 노동자 200여 명이 일제히 오체투지(두 팔꿈치·두 무릎·이마 등 5개의 신체를 땅에 대고 하는 절)를 벌인다. 이들의 등엔 “학교급식법 즉각 개정!”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전국 초중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 200여 명이 국회를 향해 108배를 벌이는 것이다. ⓒ 윤근혁
"학교급식 노동자 폐암 속출! 국회는 급식노동자 안전과 건강을 위해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1배."
"친환경 무상급식이 무너진다.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2배."
"골병에 폐암에 급식노동자 다 떠난다! 노동강도 완화하라! 3배."
폐암 산업재해 승인 급식노동자 178명...산재율 평균보다 5배 높아
8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징이 울릴 때마다 학교급식 노동자 200여 명이 일제히 오체투지(두 팔꿈치·두 무릎·이마 등 5개의 신체를 땅에 대고 하는 절)를 벌인다. 이들의 등엔 "학교급식법 즉각 개정!"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전국 초중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 200여 명이 국회를 향해 108배를 벌이는 것이다.
이날은 국회 교육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학교급식법 개정안을 심의하는 날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아래 학비연대회의)가 지난 11월 10일부터 국회 앞 노숙농성을 시작한 뒤 29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대표자 3명이 지난 5일부터 단식에 들어간 지 4일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학비연대회의에 따르면 폐암으로 산업재해를 승인받은 학교급식 노동자는 178명, 사망자는 15명이다. 현재 학교급식실 산업재해율은 3.7%다. 전체 산업 평균 0.67%보다 5배가량 높은 수치다.
▲정혜경 의원 "급식노동자의 죽음… 교육의 부속품으로 전락한 결과”
유성호
이날 오전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전체 산업 평균보다 5배 높은 산재율은 산재 후진국 대한민국 사업장 중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학교'가 가장 후진 사업장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정혜경 의원 "학교급식법 개정, 국가 책임-역할 분명히 해야" https://omn.kr/2gbc3)
사정이 이런데도 현행법에는 학교급식 노동자에 대한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에 대한 근거 법령이 없다.
국회 교육위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11월 27일 대표 발의한 학교급식법 개정안 제안 이유에서 "지난 2021년 처음으로 학교급식 관련 교육공무직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이후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개선이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특히 학교급식 시설의 인력 부족으로 기존 인력이 장시간 근무를 해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건강과 안전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도록 하며 교육부장관이 적정한 업무량의 기준을 마련하도록 함으로써 학교급식 관련 교육공무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108배에 나선 학교급식 노동자 가운데엔 절 시작과 함께 식은땀을 흘리는 이도 있다. 이 노동자는 절뚝대면서도 온 힘을 다해 절을 이어 나갔다.
"(방학 때) 임금도 안 주고 겸직도 허락 안 하고 어쩌라는 말이냐! 12배."
"학기 중 저임금! 방중 무임금! 너희가 이 돈으로 살아봐라! 49배."
"30만 국민의 요구다!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66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안전한 노동 행복한 급식 100만 청원운동본부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앞서 '안전한 노동, 행복한 급식 100만 청원운동본부'와 학비연대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연 학교급식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지난 10월부터 서명운동을 벌여 30만 명 이상의 국민이 학교급식법 개정 서명운동에 참여했다"라면서 "국민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인력 기준 법제화', '학교급식 외주 위탁 중단', '급식위원회 설치와 민주적 운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 지키기'를 요구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기자회견에서 공공운수노조의 정인용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국민의힘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반대해야 하느냐"라면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특정 집단만의 노동 문제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급식의 안정성을 위한 책무이며, 학교급식 노동자, 즉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정치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급식법 개정안은 정부·교육 당국의 학교 안전 책임에 대한 최소한의 규정이다. 이조차 반대하는 국민의힘의 행위는 도대체 정치냐, 폭력이냐"라고 따졌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무너진다,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8일 오후 12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징이 울릴 때마다 학교급식 노동자 200여 명이 일제히 오체투지(두 팔꿈치·두 무릎·이마 등 5개의 신체를 땅에 대고 하는 절)를 벌인다. 이들의 등엔 “학교급식법 즉각 개정!”이란 글자가 적혀 있다. 전국 초중고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 200여 명이 국회를 향해 108배를 벌이는 것이다. ⓒ 윤근혁
이날 108배가 계속되자,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얼굴엔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오체투지에서 이탈하는 노동자는 없었다.
"친환경 무상급식이 무너진다.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107배."
"친환경 무상급식을 만들어온 우리 국민들의 명령이다! 국회는 학교급식법 개정하라! 108배."
이날 108배 행사를 진행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의 성석주 정책국장은 108가 끝난 뒤 다음처럼 말했다.
"우리는 일하다가 죽고 싶지 않습니다. 골병과 폐암으로 결원이 생기기 시작한 학교급식실의 현실을 바꾸고 우리나라의 자랑인 친환경 무상급식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함께 학교급식을 지키겠습니다. 교육 당국이 방치하여 무너지고 있는 학교급식을 국회가 학교급식법 개정으로 지켜주시기를 절박하게 호소드립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안전한 노동 행복한 급식 100만 청원운동본부 관계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급식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