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둔형 '히키코모리' 청년의 모습Google Gemini로 생성한 이미지 ⓒ 김주현 기자
일본어 '히키코모리'는 사회적 접촉을 피하는 '은둔형 외톨이'를 가리킨다. 최근 이들 은둔형 청년의 정신·신체적 의료서비스 이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10월 25일, 국제학술지 'JMIR 공공보건 및 감시(Public Health and Surveillance)'에 게재된 논문 '사회적으로 소외된 청년(히키코모리)의 미충 의료 서비스 이용 실태: 단면 조사 연구'가 게재됐다. 이 연구는 이 연구는 2022년 한국 청년 생활실태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19세에서 34세 사이 청년 1만49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고립 상태의 청년은 397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259명(63.9%)은 신체·정신적 치료를 받고 싶다고 답해, 은둔형 청년 다수가 건강 서비스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정신 건강 관련 의료 서비스를 필요로 하면서도 실제로 이용하지 못한 비율은 22.1%에 달했다. 고립 청년의 정신 건강 문제 유병률은 10.3%로, 비고립 청년(2.6%)보다 약 네 배 가까이 높았다. 이는 의료 서비스 필요성이 높은 은둔형 청년이 실제로는 충분한 접근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논문의 저자인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장석용 교수는 "은둔형 청년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밖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보건 의료가 먼저 접근하고 개입하는 방식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3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사는 사회적 고립 청년은 전체 청년의 약 5% 수준인 54만 명으로 추정된다.
고립 청년의 어려움이 건강과 삶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공공 영역에서는 어떤 대응책이 마련되고 있을까.
지난 9월 22일, 경기도의회는 김재훈(국민의힘·안양4)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은둔형 청소년 지원 조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청소년을 넘어 2030 청년까지 정신 상담과 교육 등의 지원을 넓히겠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신청자들에게 치료 상담뿐 아니라 일 경험과 대인관계 형성 등 맞춤형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정책은 지자체 단위 시범 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국 은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중앙정부 차원의 보편적 의료·복지 프로그램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석용 교수는 은둔형 청년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동의 제약'을 꼽았다. 그는 "정책적으로 방문 건강 서비스(home-visit)를 활성화하고, 비대면 기반 상담과 건강관리 서비스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히키코모리 문제는 이제 더 이상 개인 차원의 문제로 방치할 수 없으며, 사회적 차원에서 보건 의료 체계가 이들을 지원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주현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에도 게재됩니다. (www.hallymmedia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