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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 등의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건진법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전달 등의 의혹을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 7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통일교와 국민의힘의 유착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막바지로 향하는 재판 중 이재명 대통령(당시 후보) 쪽과의 접촉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 측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의지가 윤석열이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제시하자 "위법 수집 증거"라는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의 7차 공판을 열고 윤 전 본부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윤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이날 신문 과정에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 통일교가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도 접촉했다고 집중적으로 주장했다. 변호인이 2022년 2월 11~13일 통일교가 주최한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에 대해 묻자, 윤 전 본부장은 "대선 후보를 참석시키기 위해 양쪽(윤석열·이재명 당시 후보)에 어프로치(접촉)를 했다.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어프로치했다"고 답했다.

해당 행사는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참석해 윤석열(당시 후보)과 회동한 행사로, 특검팀은 통일교가 대선 당시 윤석열을 밀어주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보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한학자 통일교 총재,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세 사람 모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한학자 통일교 총재,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세 사람 모두 김건희 특검팀(민중기 특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 이정민, 유성호, 이희훈

윤영호 "양쪽 접촉" 반복 강조, 특검 "녹취록과 오늘 답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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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본부장은 "양쪽 어프로치"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이 대통령) 쪽에서 서프라이즈로 (참석하겠다) 제안이 왔다"며 "(이 대통령은) 제주도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했고 국민의힘 쪽(윤석열)은 만났던 것으로 저는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더해 펜스 전 부통령 쪽도 "양쪽 모두를 만나고 싶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해당 행사에 영상 연설을 보낸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 이름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민주당 어프로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한때) 국민의힘보다 민주당 쪽하고 가까웠다"며 "현 정부의 장관급 인사들이 천정궁을 방문하기까지 했다"고도 주장했다.

윤영호 : 2022년 한반도 평화 서밋의 모든 지자체장들이 영상 스피치를 했습니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있고 강기정 광주시장도 있고 충남 양승조 도지사는 굉장히 가깝게 지냈습니다. 결국 저희들이 내건 슬로건이 소위 이재명 지금 대통령 후보 캠프나 윤석열 대통령 후보 이쪽에 어프로치 되는지를 확인했어야 됩니다. 이걸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정세균 총리도 당시에 저희 스피치 했었습니다. (중략) 제가 김건희 여사 공판에 가서도 (얘기했는데) 저하고 민주당 의원들하고 주고받은 게 굉장히 많습니다. (중략) 그 당시 제가 했던 내용 중에 하나가 지금 현 정부 장관급 이상 4명 정도. 그 중에 2명은 천정궁(통일교 근거지)에 왔다 갔습니다.

변호인의 질문엔 적극 답한 윤 전 본부장은 이어진 특검팀 측 신문에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대부분 질문에 "최후 변론에서 얘기를 하겠다", "위법 수집 증거다"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간 윤 전 본부장은 "(서울)남부지검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압수한 증거물을 별건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증거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위법 수집 증거"를 주장해온 바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한반도 평화 서밋 행사 전후 통일교 관계자들과 나눈 대화를 근거로 그를 압박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의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한학자 총재의 지시에 따라 통일교가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밀었고, 그에 따라 펜스 전 부통령과 윤석열의 만남을 주선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은 이재명 쪽에서도 다이렉트로 어머니(한학자) 뵈려고 전화가 왔어요. 그런데 어머니의 의도야 (윤석열 쪽으로) 클리어한데. 그걸 다시 우리가 브릿지(연결)하고 이럴 수는 없는 거고. 그렇다면 우리가 공개적으로 지지 선언할 수는 없는 입장이잖아요. 결국 내부자들 지도자들 통해서 그냥 식구들이 움직이는 형태로 가야 하고. 경상도나 이런 데는 큰 무리가 없고. 다만 이제 전라도는 평화 대사까지는 안 가고. (중략) 제 생각에 그래서 그때 펜스하고 윤(석열)을 브릿지 해 준 거예요." - 특검이 제시한 2022년 2월 28일 윤영호→A씨(통일교 관계자) 통화 녹취록

이를 제시한 특검팀은 "(녹취록에서는) '어머니 의도가 명백하기 때문에 펜스와 윤을 브릿지해준 거다'라고 피고인(윤 전 본부장)이 ○○○(A씨)에 명확하게 얘기하는데 (이는) 오늘 답변 내용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본부장은 "이 부분은 진술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특검팀은 이어 2022년 2월 2일 윤 전 본부장이 다른 통일교 관계자 B씨와 나눈 문자메시지 대화도 제시했다. 당시 윤 전 본부장은 B씨에게 "우리 서밋의 목적은 한국 대선의 폭발력을 갖는 것이다. 그 핵심은 펜스, 폼페이오(전 미국 국무장관)다"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특검팀은 "양측 후보를 모두 만난다면 (통일교는) 대선에서 폭발력을 가질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의도가 아닌 펜스의 의도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즉답을 피했다.

특검 : 해당 문자 메세지는 어떤 의미인가요?
윤영호 : 이것도 직접적인 공소사실이 아니니까요. 다음 다른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 : 만약 펜스, 폼페이오 등 미국 유력 정치인이 일방의 대통령 후보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양측 대통령 후보를 모두 만난다고 하면 대선에서 폭발력을 가질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윤영호 : 기본적으로 이 진술에 대해서는 거부를 하는데요. 굳이 한 말씀 드린다면 이건(양쪽에 접촉한다는 건) 우리의 이야기지 펜스는 본인이 생각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펜스라는 거물급 정치인이 이렇게 생각한다고 (통일교를) 따라온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양쪽 다 만나는 거지.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에 "질문의 취지는 (펜스의 입장이 아닌) 피고인 쪽(통일교)의 입장을 묻는 것이다"라고 말했으나, 윤 전 본부장은 "이는 내부적인 우리 안에 문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건 펜스의 의중이고 펜스가 그런 생각(양쪽을 만나고 싶다)을 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검 압수수색 김건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 7월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사진 맨 위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맨아래 건물은 천원궁.
특검 압수수색김건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 7월 18일 오전 경기도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사진 맨 위 건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맨아래 건물은 천원궁. ⓒ 권우성

반복된 공방에 재판장 "공소사실과 상관 없다, 그만"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재판장은 "양쪽에 어프로치 했건 말았건 그건 이 사건과 공소사실과 크게 상관이 없다. 그만하라"고 제지하기도 했다. 윤 전 본부장 측의 질의응답으로 시작된 공방이 그가 권성동 의원에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다투는 것과 연관이 없다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윤 전 본부장은 ▲ 2022년 1월 5일 권 의원에 정치자금 1억원을 공여하고(정치자금법 위반) ▲ 같은 해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에 샤넬백과 그라프 목걸이 등을 건네며 두 사람에 통일교 현안을 청탁한(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지난 8월 18일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오는 10일에 윤 전 본부장 재판의 변론을 종결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날이 변론 종결일이었으나 윤 전 본부장 측의 재판 기록 송부 문제로 기일이 한 차례 연기됐다. 다음 공판에는 양측의 최후진술과 특검팀의 구형이 있을 예정이다. 선고는 그 다음 공판에 진행된다.

#윤영호#통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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